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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게은기자]“시청자들의 성원, 정말 감사했습니다. 겨울방학 끝나고 다시 돌아올게요.”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이 약 8개월간의 장정을 마치고 잠시 쉼표를 찍었다. 휴지기를 보낸 후 내년 따뜻한 봄날 다시 돌아오는 것.
‘유퀴즈’ 이번 시즌은 ‘큰 자기’ 유재석과 ‘아기자기’ 조세호의 안정적인 케미가 여전히 근간이 된 가운데, 시즌1보다 훨씬 긴 호흡을 이끌어가며 봄부터 늦가을까지 시청자를 만나왔다. 지난 시즌에 비해 퀴즈 비중이 줄면서 시민들 이야기에 집중하게 한 구성으로 웃음과 감동이 더욱 풍부하게 전해졌다는 평이다. 삶의 정겨움, 낯선 듯 낯설지 않은 서울 곳곳의 풍경을 느낄 수 있는 것도 ‘유퀴즈’만의 별미였다.
연출을 맡은 김민석PD는 “다시 돌아오기로 한건데도 불구하고 기분이 싱숭생숭하다. 매주 촬영을 하고 다양한 시민을 만나며 저희 나름대로 정말 심혈을 기울여 제작했다. 허전하다”라며 지난 시간을 떠올렸다. 이어 지난 3일 이번 시즌 마지막으로 방송된 제주도 편을 시청한 후 뭉클했다고 밝혔다. 김PD는 “그동안의 방송 장면이 흘러갔는데, 어떤 이야기들이었는지 하나하나 생생하게 떠올랐다. 많은 분들과 추억이 있었던 거구나 싶었다”라고 말했다.
‘유퀴즈’는 시즌2에서도 ‘힐링 예능’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김PD는 “저희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시민들의 삶 이야기를 최대한 보여드리는 게 전부였는데, 힐링을 받았다고 하시니 감사할 따름이다. 빨리 다음 시즌으로 돌아오고 싶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청률이 평균 2%대(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로 호평에 비해 낮았던 부분에 대해서는 “시청률은 제 마음대로 되는 부분이 아니더라”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많은 분들이 두루 봐주시는 것도 좋긴 한데 깊이 애정해주시는 분들도 점점 소중해졌다. 그래서 시청후기나 댓글을 꼼꼼하게 챙겨보는 편이다”라고 털어놨다.
‘유퀴즈’는 시즌2에서도 유재석, 조세호 두 자기가 중심을 이뤘다. 어떤 시민을 만나도 남다른 친화력으로 그들이 인생사나 고민 등을 털어놓게 하고, 유머로 편안한 분위기도 이끄는 등 소통의 비범함은 이번에도 빛났다. 김PD는 “두분의 호흡이 너무 좋아서 저로써는 감사할 따름이다. 케미가 불안했다면 프로그램 역시 흔들릴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면서 “두 분이 시민들과 이야기하는 걸, 저는 멀리서 지켜봐도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해주셨다. 제작진은 유재석, 조세호 씨가 시민들과 이야기한 장면들을 한 회 분으로 잘 편집하면 되는 거다. 두 자기는 촬영 때마다 무려 10시간 동안 시민들과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진정으로 토크를 사랑하는 분들이다”라며 고마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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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보니 구성에서 다소 염려되는 부분도 있었다. 김PD는 “이를테면 만약 같은 직업인 시민들이 겹쳐 출연한다면, 매번 다른 이야기가 나오길 원하는 시청자들에게는 매 회가 비슷하게 보여지는 건 아닐지 우려됐다. 우연한 만남으로 이뤄지는 거다보니 이런 부분은 조금 신경쓰였다”라고 털어놨다.
유퀴즈는 서울 관악구부터 영등포구, 경기도 수원시 등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수많은 시민을 만났다. 방문지 기준은 무엇이었는지 묻자 “특별한 건 없었다. 다만 사람이 너무 없다거나, 유동인구가 너무 많아 촬영에 지장이 있을 것 같다고 판단되는 곳은 제외했다. 좀 더 다양한 분들을 만날 수 있는 환경적인 요소를 염두하긴 했지만, 열린 구성이다 보니 지역 선정은 크게 신경 쓸 게 없었다’라고 답했다.
돌아보면 시즌1과 시즌2 구성은 큰 차이는 없었지만 작은 것에 변화가 있었다. 시즌1에서는 다섯 개의 퀴즈를 맞혀야 100만 원을 획득할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한 문제만 맞춰도 100만원을 타갈 수 있게 된 것. 김PD는 “시즌2로 오면서 크게 바꿀 수 있는 건 없었다. 그렇게 하려면 프로그램 자체가 바뀌어야 했다. 소소하게 신경을 쓰다 보면 모아놓고 봤을 때 좋은 변화를 이끌 수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어느 정도 이룬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에는 다섯 문제는 풀어야 100만 원을 받을 자격, 혹은 제3자 입장에서 납득이 갈 수 있는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한 문제를 맞춰야 하는 구성이라도 시청자들이 시민 이야기에 공감하거나 위안을 받을 수 있다면, 이 부분이 더 소중한 거라고 여겨졌다. 퀴즈 비중을 줄여 시민들의 이야기가 깊이 있게 전달될 수 있었다”라고 자평했다. 또 “실제 시청자들이 시민의 말에 공감하면 자신이 받는 100만 원이 아닌데도 시민이 100만 원을 획득하기를 응원하시더라. 놀라웠다”라고 떠올렸다. 이 외에도 유재석과 조세호의 얼굴이 담긴 쿠션, 생선 슬리퍼부터 무선 청소기 등 다양한 상품도 언급하며 “호불호가 갈리긴 하지만 얄궂은 상품부터 다소 값이 나가는 상품까지 드리면서 재미도 가미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김PD는 “다시 돌아왔을 때 더욱 반가운 마음이 드실 수 있도록 신선한 부분도 가미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고민을 많이 해봐야 될 것 같다. 이번 시즌도 사랑해주신 시청자 여러분들께 감사드린다. 다음 시즌도 기대 부틱드린다”라며 따뜻한 봄날을 기약했다.
eun5468@sportsseoul.com
사진 |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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