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이지석기자]투표 조작 혐의를 받는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엑스(X) 101’(이하 ‘프듀X’) 제작진인 김용범(45) CP와 안준영(40) PD가 5일 구속됨에 따라 경찰 수사가 막바지 단계로 향하고 있다.
오는 11일 예정된 경찰 브리핑에서 ‘프듀X’ 투표 조작의 사실 여부가 확인될지, 투표 원본 데이터가 공개될지, 투표조작이 사실이라면 이뤄진 배경이나 동기가 무엇인지가 밝혀질지 여부 등이 쟁점으로 부각된다.
앞서 경찰과 검찰은 ‘프듀X’ 제작진에 대해 사기와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배임수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청구했고, 이날 밤 김CP와 안PD가 결국 구속됐다.
재판부는 “범죄 혐의가 상당 부분 소명되고, 사안이 중대하다”며 “피의자의 역할 및 현재까지 수사 경과 등을 비춰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함께 구속영장이 신청된 또다른 제작진과 연예기획사 관계자 등 2명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CP와 안PD 등은 프듀X 순위 조작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 7월 일부 팬들의 의혹 제기로 프듀X 투표조작 사건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당시 팬들은 프듀X 내 1~20위 연습생들의 최종 득표 수 사이에 일정한 패턴이 반복된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프듀X 제작사인 CJ ENM 사무실과 문자투표 데이터 보관업체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온라인·문자 투표의 원데이터 등 문제가 된 투표의 원문자료(raw data)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CJENM의 추가 압수수색,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데뷔한 그룹 엑스원(X1) 멤버들 기획사에 대한 압수수색도 최근 진행됐다.
실제로 프듀X 투표가 조작됐는지 여부는 경찰이 확보했다는 투표의 원문자료 분석을 통해 밝혀질 전망이다. 11일 예정된 브리핑에서 경찰이 이 부분에 대해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가 주목되는 이유다.
투표조작이 사실이라면 이뤄진 배경이나 동기가 무엇인지도 중요한 사안이다. 일각에서는 제작진과 일부 연예기획사의 유착관계에 대해 의혹의 시선으로 보고 있다. SBS ‘8뉴스’는 5일 “안 PD가 연예기획사 관계자들에게 강남 유흥업소에서 수백만원 접대 받은 정황을 확인했다”는 접대 의혹을 공론화했다.
그러나 투표 조작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제작진 일부의 일탈, 제작진과 일부 연예기획사의 유착관계로만 접근할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달 MBC ‘PD수첩’은 ‘CJ와 가짜오디션’ 편을 통해 ‘프듀’시리즈 뿐 아니라 ‘아이돌학교’ 등 엠넷의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도 결과가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CJENM은 ‘프듀’, ‘아이돌학교’ 뿐 아니라 이전 ‘슈퍼스타K’ 시리즈 등을 통해 새로운 스타을 발굴하는 동시에 스톤뮤직, MMO, 젤리피쉬, 아메바컬쳐 등 매니지먼트사를 산하 레이블로 갖고 있고,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빅히트와 합작법인인 레이블 빌리프를 런칭하는 등 음악산업 전반에 걸쳐 수직계열화를 구축하고 있다. 음반 기획부터 프로그램 제작, 공연 등의 사업에서 사실상 독점적 지위에 올라있는 상황. 이번 투표조작논란은 그런 측면에서 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편 지난 5일 엠넷 측은 “프듀X와 관련해 물의를 일으킨 점 깊이 사과드린다”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반드시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monami153@sportsseoul.com
기사추천
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