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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브라질월드컵을 통해 한국 축구 ‘차세대 골리’로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은 김승규(울산)가 K리그 재개부터 그라운드를 달굴까. 김승규는 6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4’ 13라운드이자 후반기 개막전 성남과 원정 경기에서 골키퍼 장갑을 낄 예정이다. 월드컵 전과 후의 김승규를 거론할 정도로 그의 가치는 크게 상승했다. 지난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최소실점률(0.84점)을 기록한 그는 올 시즌에도 전반기 12경기에서 0.67실점을 기록 중이다. 월드컵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인 벨기에전에서 ‘붙박이 주전’ 정성룡(수원)을 밀어내고 깜짝 선발로 나선 그는 한 골을 내줬지만 대담한 선방으로 박수를 받았다. 56일 만에 재개되는 리그에서 더욱 확신에 찬 방어를 펼치겠다는 각오다.
울산 유스 시절(현대고)부터 김승규를 지도한 박창주 울산 골키퍼 코치는 제자가 월드컵의 경험을 바탕으로 더욱 자신감을 느끼고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펼치리라고 확신했다. 그는 “울산이 유스부터 길러낸 골키퍼가 월드컵에 나간 것 자체가 매우 보람 있는 일”이라며 “월드컵 데뷔전이 조별리그에서 가장 중요했던 벨기에전이어서 걱정을 했는데 정말 잘했다. TV 화면에 승규가 등장했을 때 가슴이 벅찼다. 슛도 잘 막았지만 큰 경기에서 초반부터 공중볼을 처리하는데 실수가 전혀 없었다. 위치 선정도 좋았고 대담했다”고 평가했다. 또 “실점 장면에서 수비에 맞고 굴절되지 않았다면 더 쉽게 쳐낼 수 있었을 텐데 아쉬운 게 사실이다. 그러나 실점하고도 금방 안정을 되찾고 에당 아자르 등 교체 요원의 결정적인 슛을 선방한 것도 승규의 강한 심장이 빛났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운동 벌레’라는 애칭이 붙는 김승규는 월드컵을 준비하면서도 공식 훈련 외에 개인 훈련을 하루도 빼먹지 않았다. 오전에도 별도로 러닝으로 땀을 흘리며 몸을 가볍게 했다. 박 코치는 “(정)성룡이가 주전으로 낙점을 받았지만 예상한 대로 승규는 현지에서도 착실하게 준비를 했다. ‘기회는 올 것이니 잘 대비하라’고 카톡 메시지를 보냈는데 승규에게서 ‘항상 컨디션은 최고’라는 답변이 왔다. 뿌듯했다. 사실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골키퍼를 바꾸는 건 쉽지 않은 일인데 승규가 나오게 돼 기뻤다”고 웃었다. 평소 사제지간이라기 보다 형, 동생처럼 서로를 챙기는 두 사람이다. 벨기에전이 끝난 뒤 ‘잘했다. 다친 곳은 없느냐’는 스승의 메시지에 ‘괜찮다. 한국에 가서 더 많이 지도해달라’는 답변을 보냈다고 한다.
박 코치는 제자에게 운동에 관해서 만큼은 별다른 조언이 필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승규가 울산에서도 후보 생활을 하다가 지난해부터 주전으로 도약해 크게 성장했다. 월드컵을 통해 더 높은 곳에 올라선 만큼 자만하지 않고 초심으로 돌아갈 것을 끊임없이 얘기하고 있다. 이번에도 ‘잘 나갈 때 네가 어려웠을 때를 돌이키면서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함께 노력하자’고 당부했다”고 소개했다.
김용일기자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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