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부산=스포츠서울 최진실기자]‘거장’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과 박찬욱 감독이 부산에서 만났다.

6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는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과 박찬욱 감독의 오픈토크가 진행됐다. 그리스의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은 올해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아이콘 섹션에 신작 ‘어른의 부재’가 초청됐으며, 박찬욱 감독은 ‘올드보이’가 특별 기획 프로그램에 초청됐다.

오픈토크는 오전 11시 시작 예정이었지만 이날 열린 ‘2019 부산바다마라톤’으로 인해 교통이 정체돼 박찬욱 감독이 늦게 됐다. 예정보다 약 25분 늦게 도착한 박찬욱 감독은 “차 안에서도 마음은 달리고 있었다”며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두 거장은 뜨거운 포옹과 함께 만남을 알렸다.

박찬욱 감독의 도착과 함께 본격적인 오픈토크가 시작됐다.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은 “한국 영화를 너무 사랑한다”며 “여러 나라에 많은 감독이 있는데 미국권의 영향을 받은 영화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한국은 개성적이고 한국적인 감수성과 역사적 요소들이 많이 배어있다”고 칭찬했다.

가브라스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 사진 | BIFF 제공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은 박찬욱 감독에 대한 칭찬을 이어갔다. “유럽에는 박찬욱 감독 같은 감성을 지닌 감독이 없다”고 말한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은 “‘올드보이’는 주제가 폭력이지만 단순히 그게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내재된 폭력과 무의식 속에 있는 폭력까지 생각하게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찬욱 감독을 포함한 젊은 감독들에게 많이 배운다”면서 “나이가 들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바뀐다. 열정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고, 주위 환경을 비판적으로 보면서도 사랑의 눈으로 봐야한다”고 덧붙였다.

박찬욱 감독 또한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에 대해 “20대 감독이 만든 영화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깜짝 놀랐다”며 “예술가들이 나이가 들면 현인이 된 것처럼 모든 것을 용서하고 이해하는 방향으로 간다 생각할 수 있는데 감독님의 작품은 아직도 뜨거운 분노가 있다”고 존경심을 드러냈다.

이와 함께 박찬욱 감독은 ‘엑스’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평생의 프로젝트로 ‘엑스’라는 작품을 만들려 한다. 코스타 가브리스 감독님이 프랑스어로 이 영화를 만들었는데, 감독님과 아내이자 프로듀서인 미셸 가브라스 프로듀서가 판권을 갖고 있다. 아직 만들지는 않았지만, 언젠가는 꼭 만들려고 다짐한 작품이다. 대표작으로 만들고 싶은 작품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2일까지 부산 일대에서 진행되며 85개국 303편의 영화가 소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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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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