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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우리동네 예체능’.제공|KBS


2014 브라질 월드컵, 지상파 3사의 손익계산서는?

브라질 월드컵 조별예선경기가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월드컵 중계와 예능프로그램으로 ‘승부수’를 띄운 지상파 3사의 손익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은 오는 27일 새벽(한국시간)16강 진출에 실낱같은 희망이 걸린 H조 예선경기 3차전인 벨기에전을 남겨뒀다. 새벽 시간대에 한국경기가 열린데다 한국대표팀이 18일 러시아전, 23일 알제리전에서 1무1패로 저조한 성적을 거둬 ‘월드컵 효과’는 예전만 못하다.

[SS포토]'족집게' 이영표 해설위원 만난 노홍철
2014브라질 월드컵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17일 오전(한국시간) 러시아와의 첫 경기를 하루 앞두고 브라질 쿠이아바의 아레나 판타날에서 공식 훈련을 하기에 앞서 현장을 찾은 MBC무한도전의 노홍철(왼쪽)이 KBS 해설위원인 이영표(오른쪽)과 조우종 아나운서를 만나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스포츠서울DB


◇한국전 광고 완판에도 적자. 월드컵 중계 시청률은 KBS

이번 월드컵 한국전 3경기에서 지상파 방송3사의 광고는 모두 판매됐다. 하지만 이외 경기는 심야 방송시간대 때문에 광고판매가 저조한데다 경기침체와 세월호 참사의 여파로 월드컵 광고매출이 하락해 방송사들이 적자를 피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에 따르면 방송 3사는 한국 경기 광고가 완판됐다. SBS가 국제축구연맹(FIFA)에게 약 7500만달러(약 763억원)에 중계권을 확보해 KBS와 MBC에 되팔아 KBS MBC SBS가 각각 4:3:3의 비율로 중계권료를 지불했다. 그러나 이번 월드컵 방송광고의 총 판매액은 SBS가 단독 중계했던 2010년 남아공월드컵때의 733억원보다 떨어져 월드컵 중계권료도 못건지게 됐다. 게다가 각사가 현지 중계팀을 대거 구성한데다 특집 방송 준비 등에 인력과 장비를 투자한 걸 고려하면 엄청난 적자를 피하기 힘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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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예지력으로 월스트리트 저널에 보도된 이영표 KBS 해설위원


지금까지 두 차례의 한국 경기에서 시청률은 KBS가 연속 1위였다.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KBS2TV가 러시아전에서 전국 시청률 22.7%(전후반 평균), 알제리전은 14%였다. 그동안 주요 경기에서 1위였던 MBC는 18.2%와 9.2%, ‘월드컵 방송’을 표방한 SBS는 11.6%와 5.1%를 각각 기록했다.

KBS가 월드컵 중계에서 시청률 1위로 선전한 건 이영표 해설위원의 조리있는 해설과 ‘작두’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정확한 경기 결과 예측 덕분이었다. 이영표 위원은 스페인- 네덜란드전과 코트디부아르- 일본전의 경기 결과를 맞춘 건 물론 한국- 러시아전을 앞두고 이근호의 활약을, 알제리전에선 손흥민의 선전을 예상했고 이들은 약속이라도 한듯 골을 터뜨렸다. 해외 유수의 언론인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영표 위원의 놀라운 예지력을 보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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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힐링캠프 IN 브라질’의 MC 이경규.제공|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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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힐링캠프 IN 브라질’.제공|SBS


이형관 MBC 스포츠국장은 “이번 월드컵은 굉장히 치열하게 경쟁해야 해 경쟁에 이기기 위해 ‘세대교체’를 화두에 두고 준비를 했고 성공한 것 같다”며 “김성주-안정환-송종국 세사람을 통해 세대교체와 재미를 강조했다. 기존의 틀을 벗어난 예능적인 콘셉트의 재미있는 해설을 해보려 했고 성공적이라고 자평한다”고 밝혔다.

이어 “초반 이영표 KBS 해설위원도 준비를 많이 했고, 특히 스코어 맞추기는 타임상으로 적절하게 맞아떨어졌고, 이영표 해설위원의 예상이 적중하면서 시청자들이 관심을 갖게된 것 같다. 맞추느냐, 못맞추느냐 이 스코어는 KBS가 앞섰던 것 같다”면서도 “전반적인 월드컵 시청률 분석은 젊은층인 2040에서는 MBC가 선전했다고 본다. 숫자로 따지면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MBC에선 세대교체와 시청자들의 눈높이를 맞춘 재미, 3인 체제에 이들이 예능까지 함께 한 새로운 시도는 성공적이라고 자체 평가한다”고 만족해했다.

[SS포토]무한도전 팀과 함께 응원하는 손예진
지난 23일(한국시간) 2014 브라질 월드컵 H조 조별 예선 2차전 한국과 알제리의 경기에서 경기장을 찾은 배우 손예진과 무한도전 팀이 응원을 하고 있다. 포르투 알레그레(브라질)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우리동네 예체능’- ‘무한도전’-‘힐링캠프’, 월드컵 예능 3사 “만족”
한국의 16강 진출이 위태로워 월드컵 예능프로그램이 과거에 비하면 힘을 못받고 있는 실정이다. MBC는 ‘무한도전’이 기존 멤버와 화려한 게스트들이 거리응원과 브라질 현지 응원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한국- 러시아전에 거리응원에 이어 브라질에 도착한 정형돈과 정준하의 활약상이 담긴 21일 방송은 시청률 12.7%를 기록해 14일 방송(11.4%)보다 1.3% 상승했다.

‘우리 동네 예체능’의 월드컵특집은 시청률면에선 ‘월드컵 특수’를 크게 누리지는 못했다. 국가대표 선수들과 만난 이영표 해설위원의 모습이 그려진 지난 17일 방송은 시청률 5.9%로 같은 시간대 1위로10일 방송(5.4%)보다 상승세를 보였지만 24일 방송에선 4.3%로 하락했다.

런던올림픽, 소치동계올림픽때 현지에서 스포츠스타들의 생생한 소식을 전했던 SBS ‘힐링캠프,기쁘지 아니한가’는 브라질 현지 경기장에서 태극전사들을 응원하며 축구와 인생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 94년 미국월드컵부터 월드컵에 6회 연속 참가한 ‘월드컵의 사나이’ 이경규를 비롯한 김제동 성유리 등 MC와 특별 출연한 배우 강부자 김민종 김수로 축구스타 이운재까지 7인의 ‘힐링전사’들이 나이와 분야를 떠나 월드컵으로 하나가 돼 대표팀을 응원하는 모습으로 감동을 안겼다. 그러나 22일 방송된 ‘힐링캠프 IN 브라질’편은 시청률 3.6%에 그쳐 아쉬움을 남겼지만 태권브이 헬맷을 쓴 김제동과 성유리 등 멤버들이 현지 방송화면에 잡혀 ‘홍보효과’는 톡톡히 누렸다. 오는 30일 방송에 벨기에전을 비롯해 그동안 브라질 현지에서 활약한 멤버들의 뜨거운 응원모습 등을 내보낸다.

박태호 KBS 예능국장은 “이번 월드컵을 위해 KBS 차원에서 TF팀까지 꾸리며 차분히 했고, 충분히 성과가 있었다고 본다. 이영표 해설위원과는 교양국과 예능국에서 청춘토크라는 토크쇼도 개최하면서 이영표 위원의 인간적인 면도 보여주며 다가갔다. 예언 적중은 그냥 나온 건 아니고 개인적으로 부단히 노력한 것일 것이다. 확실한 건 이영표가 말솜씨가 좋다는 점이다. 같이 한 제작진마다 호평한다”며 “‘우리동네 예체능’은 브라질 월드컵과 연결돼 확실히 더 많은 시선을 끌 수 있었다. 소치올림픽 때도 ‘예체능’은 좋은 효과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당시 동계 종목보다 훨씬 국민적인 관심과 인기가 높은 축구와 월드컵이라는 점에서 효과가 컸다. 보는 사람도, 방송을 하는 사람도 축구에 대한 이해가 훨씬 높은 덕분이다. 전반적으로 KBS예능국의 월드컵 효과에 대한 내부적인 반응은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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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한국-러시아전 이후 만나 다정하게 포즈를 취한 차두리 SBS 해설위원과 이영표 KBS 해설위원.출처|차두리트위터


하승보 SBS 예능국장도 “‘힐링캠프’는 한국의 마지막 예선경기인 27일 벨기에전까지 끝까지 응원하고 온다. 그동안 올림픽과 월드컵에 항상 갔지만 예능 프로그램은 국민들을 응원하고 현지에서 한국선수들의 힘을 북돋워주는 게 의미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방송사는 버라이어티가, 우리는 토크 프로그램이 현지에 가지 않았나. MC 김제동과 성유리 등이 계속 해외 방송사 화면에 잡혀 그것만 해도 성과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만족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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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예원 SBS아나운서.출처|장예원아나운서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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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예원 SBS아나운서.SBS 화면캡처


◇월드컵 장외스타는 누구?
브라질 월드컵기간 중 성유리와 장예원 SBS 아나운서, 현대자동차의 ‘수박송’ 등이 장외스타로 급부상했다. 성유리는 지난 17일 프로골퍼 안성현과 6개월전부터 교제하고 있다는 걸 인정한 데 이어 결혼설이 불거져 화제를 모았다. SBS월드컵 중계팀에서 홍일점인 장예원 아나운서는 지난 19일 스페인-칠레전에서 스페인 대표팀의 유니폼을 입고 관중석에 앉아 환하게 웃는 모습이 중계 카메라에 잡히는 등 ‘브라질의 여신’으로 눈길을 끌었다.

월드컵마다 쏟아지는 월드컵 응원송과 월드컵 캠페인 광고를 제친 현대자동차의 ‘수박송’ 캠페인은 단순하면서 중독성이 강하다.‘월드컵은 우리를 통(通)하게 한다’는 카피와 ‘대한민국은 한 통(通)’이라는 슬로건으로 세 편의 광고 가운데 특히 ‘응원 메시지’편은 태극전사들에게 온 국민의 응원 메시지를 전한다. ‘수박수박수박수~’하고 따라하다보면 어느새 응원의 ‘박수’가 돼 자신도 모르게 남녀노소 따라하게 된다.
조현정기자 hjch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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