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새 사령탑 선임과 관련해 미국 출장 중인 롯데 성민규 신임 단장은 출국 전 ‘구단 리모델링’ 화두를 두고 2군 환경 개선을 구체화했다. 이른바 ‘상동 구장 개혁’으로 미래 자원이 대거 몰린 2군 환경부터 확실하게 바꾸겠다는 것이다.
성 단장은 출국 전 본지와 통화에서 “2군에 큰 규모로 투자하기로 했다. 한마디로 개혁이다. 구단이 선수에 연습하라고 하기 전에 선수가 자율적으로 연습하고 싶어지도록 만들어야 한다”며 “그런 면에서 상동 구장은 너무 낙후됐다. 내가 선수여도 현재 분위기에서는 연습하고 싶지 않을 것 같다. 시설부터 조명, 심지어 내부 음악까지 사기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히 트랙맨과 랩소드 장비를 첨단화하려고 한다. 흔히 메이저리그에서는 스크린 골프처럼 선수가 자신의 타격을 세밀하게 확인할 수 있다. 그날 코치에게 배운 것을 저녁에 이 장비를 통해 활용해 살펴보는 것”이라고 했다. 단순히 시설 리모델링에 그치지 않고 2군 선수 동기부여 강화를 통해 의식 구조를 리모델링하겠다는 뜻을 품고 있다. 그는 “2군에 있지만 ‘정말 구단이 나를 1군에 보내려고 노력하는구나’라고 느껴야 한다. 선수를 경기에 뛰게 하는 것만이 육성이 아니다. 식사, 잠자리 등 최선의 환경이 우선돼야 한다. 퓨처스리그에서 뛰어도 롯데 유니폼을 입고 있다는 것을 자랑스럽다는 말이 선수 입에서 나오도록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롯데 한 관계자는 “성 단장 말씀대로 상동 구장 리모델링과 관련해 구체적인 밑그림은 확정이 됐다. 주 경기장 내 랩소드 등 훈련 시설 확충은 물론, 선수단 숙소인 ‘거인관’도 기존 2인 1실에서 1인 1실로 탈바꿈할 것이다. 이밖에 트레이닝 룸 역시 획기적으로 바꾸려고 한다”고 말했다.
다만 롯데는 기존 예산 규모에 추가 예산을 논의 중이다. 성 단장이 2군 개혁을 비롯해 3군 운영 가능성까지 타진했기 때문이다. 롯데는 지난 2014년까지 약 3년간 3군을 운영했지만, 현재는 잔류군만 운영하고 있다. 유망주 육성과 자체 선수 수급 과정에서 3군 운영에 대한 목소리를 꾸준히 나오고 있으나 최근 롯데를 비롯해 대부분 구단이 유명무실해졌다. 달라진 선수 규모 탓이다. 과거 두산이나 LG를 중심으로 신고선수를 15~20명 가까이 뽑으면서 선수 전체 엔트리가 85~90명 수준에 다다른 적도 있다. 하지만 최근엔 3분의 2에 못 미친다. 또 경기에 뛸 만한 수준의 선수가 얼마나 되는지도 중요한 기준이 된다. 인원이 많다고 육성이 잘 되거나 좋은 선수가 나오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대부분 구단이 투자 대비 효율성을 고려해 3군을 없애고 잔류군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성 단장은 “육성파트 담당자를 통해서 어떤 식으로 잔류군을 꾸릴 것이며 3군 계획이 있는지 등을 함께 논의했다. 메이저리그는 싱글A, 루키 등 하위리그가 많다. 심지어 요즘 루키 팀을 두 개로 운영하는 팀도 있다. 연습생을 최대한 늘리고 경기를 통해서 선수 기량을 쌓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국내 사정은 다르다. 경기 뛸 기량을 지닌 선수가 많은지 더 확인해야 한다. 인프라가 많지 않은데 퀄리티 있는 선수가 많이 나오는 것을 바라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과거 KIA에서 2군, 3군을 오간 적이 있는데 장기적으로 체계를 잡으려면 고민해야 할 게 많다. 3군 운영 시스템이 가능하다고 보면 2군과 분산 투자를 할 계획도 있다”고 강조했다.
kyi0486@sportsseoul.com
기사추천
1
![[포토] 성민규 롯데 단장 \'긴장 되네\'](https://file.sportsseoul.com/news/legacy/2019/09/24/news/201909240100169080012298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