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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 제공 | 씨제스엔터테인먼트

‘리듬 앤 블루스(R&B)의 여왕’ 거미가 이전과 닮은 듯 다른 음악을 들고 4년 만에 돌아왔다.

이달초 낸 미니 앨범 ‘사랑했으니...됐어’에서는 ‘거미표 이별 노래’의 미세한 변화가 눈에 띈다.

최근 만난 거미는 “나는 이별 노래가 많다. 예전에는 이별한 뒤 울고 불고, 붙잡고 싶어 어쩔 줄 몰라하는 감정을 담으려 했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이제는 그렇게 해봤자 소용없다는 걸 안다.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이게 되는데, 그런 느낌을 새 노래에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친구라도 될 걸 그랬지’, ‘그대 돌아오면’, ‘기억 상실’ 등 사랑 때문에 실의에 빠진 여자의 마음을 대변하는 노래들로 팬들의 공감을 얻어온 거미의 두드러진 변화다. ‘사랑했으니...됐어’는 절친인 휘성이 작사했다. 거미는 “휘성에게 담담한 느낌의 이별에 대한 노래였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이별 노래를 부를 때 특정 대상을 머릿속에 그리며 부르는지를 묻는 질문에 거미는 “이별 노래를 부를 때 특정 대상을 떠올리지 않은지 오래됐다. 만약 지금 만나는 사람이 있는데, 이별 노래를 부를 때 다른 사람을 떠올리면 미안해지더라. 지금 행복한데 다른 대상을 떠올려 슬퍼지는 게 찔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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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 제공 |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이어 거미는 “예전에는 누가 결혼에 대해 물으면 ‘나는 이별 노래를 조금 더 할게요’라고 말했었다. 결혼 생활이 행복한데 슬픈 노래를 부르면 팬들이 감정 이입을 못할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여러 동료에게 물어보니 별로 상관없다고 하더라. 나만 괜히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다. 이제는 연애 뿐 아니라 결혼도 생각이 있다. 결혼 하지 않을 것 같았던 박선주, 백지영 언니가 결혼을 할 때 특히 기분이 이상했다”고 말했다.

거미는 이상형으로 ‘긍정적인 남자’를 꼽았다. “예전에는 어둡고, 아픔 있어 보여서 내가 뭔가 해줄 게 있을 것 같은 남자가 좋았다. 바뀌었다.지금은 긍정적 사람이 좋다. 감성이 통하고, 나를 밝은 쪽으로 이끌어줄 사람을 만나고 싶다. 내가 활동하는 이 분야를 잘 아는 것도 중요하다.”

거미는 앞으로 새 앨범 방송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오는 7월 19일에는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소규모 밴드와 함께 어쿠스틱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콘서트를 갖는다.
이지석기자 monami153@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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