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는 2002> 두번째 스토리는 16강전 빗장수비 이탈리아를 집으로 돌려보낸 태극전사의 이야기입니다. 많은 축구팬들이 최고의 2002년 월드컵 최고의 경기로 손꼽는 경기입니다. 지난 10일 치러진 2014브라질월드컵 최종평가전인 한국-가나전에서 0-4로 패한 태극전사에 축구팬들의 실망이 큽니다. 이 한편의 스토리가 위안이되기를 바라며......카메라톡스와 함께 추억의 2002한일월드컵 속으로 빠져보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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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별예선 첫승에 이어 16강이 겨루는 토너먼트에 오른 대~한민국. 한번 쓰기 시작한 대~한민국 축구전설은 거칠줄 모르는 태극전사의 엔진에 가속도를 붙이기 시작했습니다. 조별 예선 마지막경기 포르투갈전 1-0승리라는 기쁨을 또 한번 안기며 이제는 수비의 달인, ‘빗장수비’ 이탈리아를 16강에서 만나게 되었습니다. 아무도 대~한민국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강적을 만났습니다.

지금도 FIFA의 100대 명장면으로 꼽히는 안정환의 골든골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과 이탈리아의 16강전은 호사가들의 입에 많이 오르내립니다. 영국 텔레그라프지가 대한민국의 전설을 폄하하는 기획기사를 실어 축구팬들의 빈축을 샀던 적이 있습니다. 동영상도 함께 배포되고 있어 봤더니 아주 교묘한 편집의 묘미(?)를 살린 편파적인 그림들이더군요. 90분간 진행되는 경기에서 수많은 반칙과 교묘한 시뮬레이션이 반복되는 게 축구입니다. 심판이 그걸 다 잡아내고 칼로 잰 듯이 객관적으로 공평해진다는 건 불가능한 일일 것입니다. 그런데 유튜브에 진작부터 나돌았던 그 동영상은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파울을 당하는 장면만 교묘히 끌어다 놓았더군요. 반대로 우리나라가 당하는 장면만 가져다 놓으면 또 그들이 어떤소리를 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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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정규시간 후반전 막판에 동점골을 성공시킨 설기현이 울부짖는 장면입니다. 이를 덮친 동료들의 모습에서 마치 전우애가 느껴지는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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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가가 울려펴지면 태극전사, 붉은악마의 상징인 대한민국의 태형 태극기가 관중석을 가득 메우며 또 한번의 전설이 이루어지기를 기원하는듯 합니다. 당시 붉은 악마들이 저 대형태극기를 만드는데 무진장 공을 들였다고 하더군요. 태극전사의 신화만큼 전 세계를 놀라게 했던 심볼이 바로 저 대형 태극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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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게인 1966!!!!

요즘 같은 분위기에선 의아해 하겠지만 당시만해도 남북한의 화해무드가 절정이었죠. DJ정부의 포용정책으로 남북한이 해빙무드에 있던 시기였습니다. 1966은 북한이 조별리그에서 이탈리아를 1-0으로 물리치고 8강전에 당당히 올랐던 잉글랜드 월드컵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어게인 1966은 이탈리아를 1-0으로 누른 북한의 전설을 오늘 다시 한번 이루어 달라는 의미가 담긴 카드섹션이 되는거죠.

결과적으로 ‘Again 1966’은 정확히 결과를 예측한 예언이 되었습니다.

북한은 8강전에서 포르투갈을 상대로 먼저 세 골을 뽑아내며 4강 신화에 가까이 갔었으나, 포르투갈의 전설 에우제비우라는 선수에게 연거푸 골을 내주며 3-5로 역전패하는 아쉬움을 맛봤습니다. 어쨌든 대~한민국보다 먼저 월드컵 도전사에 한 획을 그었던 북한이었습다. 시간이 많이 흐른 지금 남북한의 전력이 그때와는 역전된 상황이지만 과연 대~한민국도 한 민족으로 또 하나의 신화를 썼다는 점에서 함께 뿌듯해야할 일인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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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팅 코리아이탈리아전에 임하는 붉은전사들이 경기시작전 승리의 결의를 하고있다.강영조기자

숨죽이고 태극전사의 다짐을 지켜보는 붉은 악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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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과 말디니의 공중전입니다. 더 높은 곳을 향하여 양팀을 치열한 전쟁을 벌입니다.

지난번 포스팅(악동 이천수의 희생양)의 주인공이었고 이탈리아 AC밀란에서 25년간 붙박이 수비수로 활약한 파울로 말디니이지만 2002년 월드컵은 그의 마지막 월드컵 도전사였습니다. 지난 독일월드컵에 말디니가 대표로 뽑혔다면 그의 마지막 꿈, 월드컵 우승도 맛볼수 있었을텐데 그런 기회를 잡지는 못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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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킥 상황에서 빗장수비를 절묘하게 속이며 땅볼로 깔아 찬 볼이 섭섭하게도 잔루이지 부폰(Gianluigi Buffon) 골키퍼 정면으로 가는군요. 이런 장면들이 히딩크가 만들어준 태극전사의 또 다른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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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피 차두리도 이탈리아의 역습을 적극적으로 저지하고 있습니다. 차두리는 부친 차붐과 해설가로 이번 브라질월드컵에 참가했습니다.


아래 장면은 다들 잘아시죠.
악동 이천수의 말디니 잔혹사입니다. 왜 이천수가 악동(?)인지 제대로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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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 된 볼을 다투는 파울로 말디니와 이천수
…내다리도 만만치 않게 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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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이 이천수 뒷쪽으로 떨어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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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준하는 이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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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황하지 않고 말디니 뒤통수를 딱~~~~~~~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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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공격을 이어가는 설기현.......

스포츠서울 해설위원 이천수 선수 보고 계신가요?

당시 경기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우리팀 뿐아니라 이탈리아의 교묘한 반칙성 플레이도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이탈리아전이 끝나고 편파판정이라며 이탈리아 언론은 대한민국의 8강행을 폄하하는데 여념이 없었습니다. 축생축사 이탈리아의 입장에선 도저히 인정하기 싫었겠지만 끝난 승부를 가지고 계속해서 왈가왈부하는 모습은 신사답지 못했습니다.

치열한 공방을 주고 받던중 김태영이 헤비급복서출신 비에리에게 악수를 청합니다.

비에리의 표정을 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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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수를 받아줄까요?

아니었습니다. 빤히 얼굴을 쳐다보고는 그냥 지나치더군요.사실 경기를 보면서 이런 장면이 한두번이 아니었습니다. 16강에도 한번 오르지 못한 축구변방 아시아의 작은나라 ’대~한민국‘의 존재를 그들은 인정하지 않은 것이었죠.

큰 코 다칠라고~~~말입니다.

이러한 모습들이 분명 태극전사들의 투지를 발휘하는 기폭제가 되지 않았나 유추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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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 헤딩 선제골을 넣은 비에리가 홈 관중, 붉은악마를 자극하는 ’쉿‘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습니다.
태극전사들과 붉은악마를 자극하기에 충분한 비에리의 도발처럼 느껴집니다. 월드컵 개최국이자 홈팀에게 보여줄 세리머니는 아니라고 생각하면 너무 속 좁은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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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에 혈압 오른 히딩크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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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을 독려하는 이탈리아 트라파토니감독......

하지만 결정적인 사건은 이탈리아의 공격의 핵 토티가 벌이고 말았습니다. ’한골이면 충분하다‘라고 판단한 이탈리아는 비에리의 선제골 후 특유의 빗장수비를 펼치며 한국팀을 괴롭힙니다. 하지만 설기현의 동점골이 후반 43분에 터지고, 토티가 오른쪽 골포스트를 향하다 송종국의 마크가 붙고 페널티박스로 들어서자 마자 교묘히 시뮬레이션 액션을 펼칩니다.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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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에게 딱 걸려버린거죠.
아니라고 우겨도 한번 결정난 판정을 되돌릴수는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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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옐로우카드를 받은 토티, 심하게 항의도 하지 않습니다. 인정한 것일까요? 입닫고 그라운드를 빠져나가는 프란체스코 토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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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밖으로 나가는 문을 가르쳐주는 대기심.........

자 그럼 16강전 주인공 두분을 만나 보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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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점골 주인공 설바우두(누가 지었는지 참 느낌이 비슷..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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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우~~~ㅅ?
수비수의 길게 쭉 벋은 다리를 피해 왼발 슛을 날리고 있는 설기현.빗장수비에 막혀 88분을 허송세월하고 경기종료 2분을 남긴 상황입니다.극적으로 찬스를 잡은 설기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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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바우두의 질주는 시작됩니다.......
설기현의 축구 도전사에서 그 어떤 골도 이보다 좋을수가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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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앞을 가리는 설기현......어떤 느낌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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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을 멈추고 이영표와 기쁨을 만끽하고 있는 동점골 주인공, 설기현

다음은 월드컵 역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 테리우스 안정환의 골든골입니다.

이 비극의 희생양도 다름아닌 이탈리아의 전설 말디니였군요.......
마지막 경기에서 참 운도 없었던것 같습니다.
이영표의 크로스를 헤딩 잘 안하기로 유명했던 테리우스 안정환이 머리로 결정지워 버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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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지켜보는 네 분들의 표정을 한번 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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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두 분은 확실히 ’아! 끝났구나!‘ 하는 말을 표정으로 해주고 있지 않습니까?

골을 확인한 안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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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날 안정환은 이탈리아전에서 크나큰 짐을 지고 있었습니다. 경기초반 얻어낸 페널티킥을 미국전 이을용에 이어 안정환도 실축하고 만것이죠. 게다가 곧장 비에리에게 선제골을 먹고난 후 질기기로 유명한 빗장수비를 펼치는 이탈리아를 상대해야 했던 안정환이었습니다. 그 심정은 아마 아무도 모를것입니다. 자신의 실수를 만회하려고 죽으라고 뛰는 그의 모습이 경기내내 안쓰럽기까지 했습니다.안정환에게 이 골든골의 의미는 그래서 월드컵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과는 다른 느낌이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잊지않고 자신의 아내를 위해 반지에 키스하기 세리머니를 먼저 펼치는 안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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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리머니도중 기쁨이 절정에 이르자 두팔을 쫙 벌리고 코너쪽으로 달려오는 안정환. 바로 옆에 동점골 주인공 설바우두도 같이 비행기를 탑니다.

오늘의 주인공이 다 모였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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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리머니의 완결은...이렇게......사실 이거 나름 특종이었는데......아무도 안 알아주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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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이탈리아는 마치 악몽을 꾸는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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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이를 빠져나오는 이운재의 심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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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환도 흐르는 감격, 회한의 눈물을 감출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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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때리는 안정환.

코너쪽에 바짝 붙어있던 카메라톡스의 바로 앞에서 벌어진 장면이라......살짝 포커스가 맞지 않고 있습니다. 너무 가까운 거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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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을 함께 만끽하는 이날의 주인공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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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 뿐아니라 경기내내 동점골을 넣을 수 있도로 분위기를 만들어준 붉은악마 한명 한명 모두가 이날의 주인공이었습니다. 대~한민국의 축구와 태극전사들은 이탈리아를 골든골로 무너트리며 월드컵신화 2장을 화려하게 써내려갔습니다. 절대로 열릴 것 같지 않았던 이탈리아의 골문을 내리 무너트리는 설기현과 안정환에게도 잊을 수 없는 기억이겠지만 이경기를 현장에서 혹은 집에서 아니면 거리에서 지켜본 온 국민 과, 카메라를 들고 현장에서 지켜본 카메라톡스에게도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추억을 선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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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다는 말을 꼭 해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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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영웅들의 큰절도 받으시고......


이상 사진으로 되돌아 본 2002년 한일월드컵 이탈리아와의 16강전이었습니다.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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