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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대한축구협회

[루블린=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경기에 뛰는 사람도 있고 못 뛰는 사람도 나온다. 못 뛴다고 뒤에서 표현하지 말고 다 같이 한 팀으로 응원하고 잘해줬으면 좋겠다.”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 이규혁(20·제주)은 4일(한국시간) 폴란드 루블린 훈련장에서 일본전 대비 훈련을 마친 후 자진해서 말을 꺼냈다. 이규혁은 “경기에 뛰는 사람도 있고 못 뛰는 사람도 나온다. 못 뛴다고 뒤에서 표현하지 말고 다 같이 한 팀으로 응원하고 잘해줬으면 좋겠다”라는 의미심장한 한마디를 던졌다. 이 말을 들은 선수들은 미소를 지으며 이규혁을 격려했다.

이규혁은 이번 대회에 아직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 김주성과 함께 피치를 밟지 못한 ‘유이한’ 선수다. 왼발잡이 사이드백인 그는 최준과의 포지션 경쟁에서 밀려 주전은 물론이고 교체로도 나서지 못했다. 이번 대회 네 경기 출전 시간이 ‘0분’에 불구하다. 축구선수라면 누구나 경기에 나서고 싶어 한다. 월드컵처럼 큰 무대라면 더욱 그렇다. 자신의 가치를 보여주고 팀 승리에 힘을 보태고 싶어 하는 게 당연한 이치다. 골키퍼의 경우 한 대회에서 바뀌는 경우가 거의 없지만, 필드 플레이어는 다르다.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고, 마음이 쓰릴 수도 있다.

그러나 이규혁은 일본과의 16강전을 앞두고 선수들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어른스러운 발언을 했다. 이 한 마디가 선수들에게 미친 영향은 크다.

5일 루블린 스타디움에서 열린 16강전서 1-0으로 승리한 후 만난 오세훈은 “규혁이의 그 말을 듣고 정말 고마웠다. 아까도 경기 나오기 전에 따로 고맙다고 했다. 잘 준비해달라고 부탁했다”라면서 “많은 팀을 거쳤지만 팀워크가 제일 좋은 것 같다. 그런 느낌이 든다. 한 마음으로 하고 있다. 끈끈한 팀이 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막내인 이강인 생각도 다르지 않았다. 이강인은 “형들에게 정말 고맙다. 규혁이 형이 그런 말을 해줘서 정말 고마웠다. 만약에 제가 그렇게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면 선수로서 화가 날 것이다. 분명 형도 뛰고 싶을 것이다. 그 마음을 아는데 그런 말을 해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라며 이규혁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토너먼트에서 중요한 것은 경기력뿐이 아니다. 정신력과 자신감, 팀워크까지 모두 영향을 미친다. 정정용호는 끈끈한 팀워크로 뭉친 팀이다. 경기 전 베스트11뿐 아니라 후보선수들, 코칭스태프까지 모두 모여 구호를 외치며 경기를 시작한다. 말 그대로 ‘원팀’으로 싸우고 있다. 어려운 상대들을 넘고 넘어 8강까지 오른 원동력이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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