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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글·사진 이주상기자] “형이 거기서 왜 나와?” 조성빈(26)을 보자 요즘 유행하는 말이 떠올랐다. 귀공자 같은 뽀얀 피부의 얼굴, 작고 가름한데다 예쁘기(?)까지 했다. 말은 건네면 쑥스런 표정에 눈도 흘기고,여심을 녹여내는 얼굴이었다. 외국 여성 팬들이 조성빈이 출전하는 곳마다 따라가겠다며 메시지를 보내는 등, 애를 쓰는 이유를 알 것 같다.
하지만 반전이 있다. 조성빈이 옷을 벗자 온 몸이 근육으로 빛났다. 완벽한 비율의 고대 그리스 조각이다. 뚜렷한 식스팩은 기본이고 팔과 다리, 허벅지 등 모든 신체가 초고강도 합성섬유로 만들어 진 것처럼 탄탄하다.
조성빈은 3월 UFC와 정식으로 입단계약을 맺으며 세계 최고의 단체로 진출했다. 한국 단체 TFC와 일본 단체 워독과 ACF의 챔피언을 지냈다. 조성빈의 경기력을 살펴보면 왜 UFC가 눈독을 들였는지 단번에 알 수 있다. 9전 9승이다. 게다가 5번 KO승과 4번 서브미션 승이다. 판정승은 그의 이력에 끼일 수가 없는 미미한 기록이다.
조성빈은 다음달 2일(한국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에릭슨 글로브에서 열리는 UFC 파이트 나이트 153에서 다니엘 테이머(스웨덴)를 상대로 UFC 데뷔전을 갖는다. 체급은 페더급. ‘코리언 좀비’ 정찬성을 미롯해서 최두호, 최승우가 현역으로 뛰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최근 성적은 부진하다. 연패다. 어깨가 무겁지만 그는 자신을 믿고 팀을 믿는다. “반드시 1승을 따오겠다. 국민들에게 기분 좋은 소식을 꼭 선사하겠다” 조성빈의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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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격투기에 입문한 계기는
13살 때 ‘더 파이팅’이라는 복싱 애니메이션을 봤다. 만화 주인공 ‘일보’가 꿈을 이루기 위해, 챔피언이 되기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에 반했다. 마침 집 근처에 격투기 도장이 있어 바로 등록했다.(웃음)
- 만화속의 롤 모델이 일보라면, 실사 속에서는 누가 롤 모델인지UFC에서 두 체급을 석권한 캐나다 태생 조르주 생 피에르다. 타격 주짓수 그라운드 등 모든 분야에서 탁월한 선수다. 격투기 선수는 모든 부문에서 잘 해야 한다. 피에르가 그렇다. “나는 한 분야에서 최고인 선수와 붙어서 ‘깨지고’ 오는 것이 자랑스럽다”라는 말을 했다. 그 말은 각 분야의 일급 선수와 훈련해서 최고의 기술을 습득한다는 말이다. 그런 생각과 정신이 좋다.
- 곧 UFC 데뷔전을 치른다. 소감은?
꿈꿔 왔던 무대에 선다고 하니까 긴장되고 설렌다. 가슴이 매일 쿵쾅쿵쾅 뛴다.(웃음) 하지만 확실하게 준비하고 있다. UFC 뿐 아니라 팬들에게 ‘코리언 팔콘’ 조성빈의 모습을 확실하게 인식시켜 주는 경기를 하겠다.
- 닉네임 ‘코리언 팔콘’의 유래는9번의 승리를 모두 피니시로 끝냈다. 기회가 생기면 매(팔콘)처럼 낚아챈다고 해서 얻게 됐다. 내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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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니엘 테이머에 대한 분석은?
테이머의 파워가 좋다. 로킥에 능해 대비를 많이 했다. 파워가 있기 때문에 펀치나 킥 등 한방만 조심하면 될 것 같다. 꼭 승리를 따내겠다.
- 라이벌인 최승우가 지난 4월 러시아에서 열린 데뷔전에서 패했다. 패인은?최승우가 져서 아쉬움이 컸다. UFC 레벨이 높다는 것을 인식하게 됐다. 상대 모브사르 에블로예프가 강했다. 갑자기 오퍼를 받아 준비기간이 짧았던 것 같다. 하지만 나름 잘했다고 생각한다. 워낙 열심히 하는 선수이기 때문에 다음 경기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믿는다.
- TFC에서 활동할 당시 최승우에 도전장을 내민 적이 있어 팬들은 라이벌이라고 생각한다함께 UFC에 진출했기 때문에 각자 열심히 해야 한다. 같은 나라 선수끼리 맞대결을 시키는 경우는 드물다. 서로 열심히 해서 정상에서 만났으면 좋겠다.
- 지금껏 해본 경기 중 기억이 남는 것은?TFC 마지막 홍준영과의 경기다. 그 경기를 통해 많이 성장했다. 그전까지 부상을 몰랐다. 경기를 하면서 부상을 많이 입었다. 정신력으로 버티면서 이겨냈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겼다. 그전과는 다른 승리의 과정을 겪었기 때문에 많은 공부가 된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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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FC에서 최근 한국선수들의 성적이 좋지 않다
대한민국 선수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이번 경기를 통해 ‘한국인의 무서움’을 알리겠다.
- 타깃으로 삼는 선수가 있다면한명씩 물리친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 마지막 목표는 챔피언이다.
- 페더급 선수로서 키가 크다. 신체적 장점은키는 180㎝다. 리치는 184㎝로 길다. 거리를 두고 싸우는 스타일이어서 다른 선수들에 비해 유리하다. 또 상대 공격을 이끌어 낸 후 카운터 펀치로 공격하는 것도 좋다. 페더급에서 나와 비슷한 신체조건을 가진 선수는 챔피언 맥스 할로웨이와 최승우 정도다.
- 9승 중 5승이 KO승이고, 4승이 서브미션 승이다. 타격과 그래플링에 모두 장점이 있는데한 가지만 고집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상황에 맞춰 공격하고 수비를 해야 하기 때문에 타격 레슬링 주짓수 등 다양하게 훈련했다. 상대 선수에 맞게 다양한 옵션으로 싸울 수 있다.
- 올해 초 태국에서 3개월 동안 무에타이를 집중 훈련했다. 성과는?기술적인 것 뿐 아니라 감각을 익히기 위해서 전지훈련을 갔다. 전 세계에서 온 많은 선수들과 스파링을 했다. 저마다 장점이 많아 큰 도움이 됐다.
- 1년 중 며칠을 훈련하나?
일주일에 하루, 일요일만 쉰다. 300일 넘게 훈련한다.(웃음)
- 나에게 격투기란?나의 인생에서 없어서는 안 될 석자가 ‘격투기’다. 내 인생의 일부분이자 모든 것이다. 격투기가 있어서 하루하루 시간이 간다. 격투기는 나의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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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inbow@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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