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사업 핵심’ 구속 최악 상황 모면…분식회계 논란 증폭에 검찰 구속 의지 여전
삼성바이오로직스 전경
인천 송도에 위치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본사 전경. 제공| 삼성바이오로직스.

[스포츠서울 이정수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대표 구속’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벗어났다. 그러나 기업 부정행위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데다, 대표 구속에 대한 검찰 의지가 상당해 경영 안정화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26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24일 오전부터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연 뒤 25일 오전 1시 30분에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김 대표는 최근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증거인멸 교사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김 대표가 증거인멸을 지시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할 내부 임직원 진술을 확보해 구속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증거인멸교사 공동정범 성립 여부에 다툴 여지가 있고, 주거·가족관계 등을 종합하면 구속 사유와 필요성 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로써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대표 구속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모면했다. 김 대표는 2011년 회사 설립부터 현재까지 기업 성장을 주도해온 인물이다.

사업적으로 볼 때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성기를 앞두고 있다. 2015년 912억원에서 지난해 5358억원으로 매출액이 급성장했고, 2017년 말에는 18만ℓ 급 3공장을 준공해 기존 1·2공장과 합쳐 총 36만ℓ 규모에 이르는 생산시설을 갖췄다. 회사에 따르면 이는 세계 최대다.

김 대표는 지금의 성장세를 더욱 확대해 삼성바이오로직스를 2021년까지 연 매출 2조원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실제로 분식회계와 증거인멸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2회에 이어 지난 17일에도 단일판매·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사업을 지속하고 있다.

그러나 김태한 호(號)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여전히 위기국면이다. 김 대표에 대한 구속은 기각됐지만 분식회계와 증거인멸 논란은 더 거세지고 있다. 일부 임직원이 구속됐, 압수수색 등으로 증거가 추가되고 있다.

김 대표 조차 최근 진행된 소환조사에서 “회사 직원이 알아서 한 일”이라며 은폐·조작 사실에 대해선 부인하지 않았다. 김 대표는 내달 미국에서 개최되는 바이오행사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USA)’에도 불참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검찰은 이번 법원 판단과 관련해 “김 대표에 대한 기각 사유를 분석해 영장 재청구 여부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히며 구속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만일 이러한 흐름 끝에 김 대표가 구속될 경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신뢰가 전제돼야하는 B2B 특성 상 사업 확대는 어려워질 수 있다. 인천시와 논의 중인 송도 바이오밸리 공장 건설 등 경영행보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지난해 11월 김 대표 해임을 권고했던 것도 변수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이에 불복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한 후 현재는 증선위가 항고한 상태다. 앞서 서울고등법원은 삼성바이오 손을 들어준 바 있으나, 이번 사태 흐름에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이정수 기자 leejs@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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