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우

[스포츠서울 김선우기자]배우 정일우는 최근 종영한 SBS ‘해치’에서 젊은 영조의 일대기를 그렸다. 드라마 속에서 연잉군 이금으로 재창조 됐지만 올바른 성군의 모습을 그려내며 호평을 받았다.

특히 ‘해치’는 정일우의 군 제대 후 첫 복귀작으로도 주목 받았다. 그는 “사극이라 부담되지 않았냐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런데 그런건 없었다. 그동안 젊은 영조를 다룬 작품이 없었기에 끌렸고, 김이영 작가님 작품이라 더 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주연으로 극을 이끌어야 하는 정일우에게는 아픔 조차 사치였다. 한번에 20페이지에 이르는 대사를 소화해야할 정도의 존재감이었다. 그는 “비를 7번 정도 맞았다. 한파주의보 때 촬영을 하기도 하고 감정신도 많았다. 체력적, 심리적으로 모두 부담이 컸는데 영조의 성장통을 그리는 드라마라 당연히 감내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라며 “비타민, 홍삼, 한약을 다 챙겨먹고 버텼다. 힘들었지만 매일 전쟁터에 나간 사람이라 생각하고 굴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참아냈다”라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정일우에게도 극복하기 힘든 위기의 순간이 찾아왔다. 상대역 고아라의 부상과 갑작스럽게 곁을 떠난 반려견의 부재. 정일우는 “아라가 다쳐서 2주간 촬영이 멈췄다. 본인도 힘들텐데 내색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고마우면서도 미안했다. 마지막까지 잘 마쳐서 다행이다”라며 “촬영을 하다가 10년 키우던 강아지가 갑자기 죽었다. 그 상황을 알고도 꿋꿋하게 연기하기가 힘들었다. 리허설 하면서도 눈물이 나서 중단된적도 있었다. 그럼에도 나아가야 하니까 그 안에서도 중심을 잡으려고 노력했다”라고 전했다.

그 시절 MBC ‘거침없이 하이킥’ 속 철부지 윤호가 ‘해치’의 연잉군 이금이 되기까지 배우 정일우 역시 성장하고 있었다. 그는 “물론 여전히 진지한 내 모습을 어색해 하는 분들도 계시기 마련이다. ‘하이킥’ 윤호도 내 모습이 담겨있고 ‘해치’도 그렇다. 차이점이 있다면 ‘하이킥’은 나의 10대, 20대 모습이라면 ‘해치’는 30대의 모습이다. 특히 ‘하이킥’을 인생작으로 꼽는건 배우에게 대표작이 있는건 감사한 일이다. 그 때를 지우고 싶은 마음은 없다. 그걸 발판으로 앞으로도 다양한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정일우는 역사의 재미에도 푹 빠졌다. “어릴때 학교에서 배운 것들이 나와서 신기했다. 연기하면서도 재밌었다. 작가님이랑 이야기하면서 새롭게 각색된 부분도 새로웠다”

그렇다면 정일우의 다음 스텝은 무엇일까. 그는 “그동안 악역을 연기해 본적이 없다. 또 20대 땐 잘 되어야 한다는 강박이 강해서 필모그래피를 보니 몇작품 없더라. 다작을 못한게 후회돼서 30대땐 많은 작품으로 소통하고 싶다. 이젠 흥행 부담이나 실패에 대한 두려움도 없다. 다양한 활동을 보여드릴테니 기대해달라”라고 다부지게 말했다.

sunwoo617@sportsseoul.com

사진 | J1in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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