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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리조나=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첫 번째 FA 계약 후 마침내 잠재력을 터뜨렸다. 20대와 30대를 비교하면 전혀 다른 타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기량이 향상됐고 어느덧 리그를 대표하는 2루수로 자리매김했다. 30대에 전성기를 활짝 열며 두 번째 FA 계약에서 더 좋은 대우를 받은 KT 박경수(35)가 목표점을 높게 잡았다. 지난 2일(한국시간)부터 미국 애리조나 투산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열린 스프링캠프에 참가하고 있는 박경수의 올해 목표는 커리어하이 시즌이다.
17년차 베테랑 내야수지만 아직 정점을 찍지 않았다. KBO리그 역사상 2명 밖에 없는 2루수 30홈런에 도전한다. 지난해 박경수는 25홈런을 쏘아 올리며 과거 삼성 야마이코 나바로와 해태 홍현우에 이어 역대 2루수 중 한 시즌 최다 홈런 4위에 이름을 올렸다. 나바로가 2015시즌 48홈런을 터뜨리며 이 부문 1위에 올랐고 홍현우는 1999시즌 34홈런으로 2위다. 나바로는 2014시즌 31홈런을 기록했다. 이들 뒤에 박경수가 있다. .
두 번째 FA 계약이 동기부여가 됐다. 지난달 21일 3년 최대 26억원에 다시 KT와 손잡은 박경수는 “첫 번째 FA 때보다 더 좋은 대우를 받는다. 더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은 당연하다. 최근 베테랑 선수들을 향해 분위기도 안 좋고 걱정도 많은데 나는 신체적으로 전혀 떨어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30홈런을 목표로 세웠는데 자신이 있다”고 웃었다. 실제로 박경수는 2014년 겨울 KT와 맺었던 4년 18억 2000만원보다 큰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입단 첫 해였던 2003년부터 2014년까지 43홈런에 그쳤던 그가 최근 4년 동안 82개의 홈런을 쏘아올렸다. 그는 “꾸준히 경기에 나가면서 타격에 대한 자신감이 느는 것 같다. 골든글러브는 프리에이전트(FA)를 앞둔 안치홍이 있기 때문에 힘들겠지만 30홈런은 달성하고 싶다. 그동안 30홈런을 친 2루수가 별로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2루수 역사에 내 이름도 포함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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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성적만 신경 쓰는 것은 아니다. 지난 3년동안 달았던 주장 완장을 내려놓았지만 새 주장 유한준의 오른팔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박경수는 “시즌 중 언제가 위기고 언제 꼭 이겨야만 하는지 선수들도 잘 안다. 그동안 주장으로서 모든 방법을 다 해봤다. 연패나 안 좋은 상황에 놓이면 분위기를 전환 시키기 위해 단체 회식을 한 적도 있고 후배들을 모아 따끔한 충고를 한 적도 있다. 단체 채팅방을 만들어 시시콜콜한 얘기를 나누기도 했고 후배들에게 부담 주기 싫어서 아예 베테랑들만 모아서 대화한 적도 있다”면서 “하지만 결국에는 선수 전원이 한 마음이 되지 않으면 위기를 탈출할 수 없더라. 주장 경험을 살려 한준이형을 최대한 돕겠다”고 말했다.
전력상승에 대한 기대도 크다. 그는 “고영표가 군대에 갔지만 이대은이 왔다. 외국인투수 2명과 대은이가 기대만큼 해주면 마운드는 정말 달라질 것 같다. 내야수기 때문에 동료 투수들의 공이 어떤지 눈에 정확히 들어온다. 내야수들은 투수의 컨디션을 금방 파악한다. 투수가 좋은 공을 던지면 당연히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긴다”며 “상위 타순은 우리팀도 나쁘지 않다. 5번 타자까지는 자리가 차있다고 볼 수 있다. 6번 타순 정도에 들어가면 되지 않을까 싶다. 찬스에서 클린업이 해결하지 못한 것을 내가 해결하는 역할이 괜찮을 것 같다. 이강철 감독님이 구상한대로 감독님의 야구를 할 수 있게 잘 준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마지막으로 박경수는 “감독님께서 그동안 강팀을 거쳐오셨다. 분명 좋은 노하우를 우리에게 많이 전수하실 것이다. 캠프 중 작전에 대한 부분을 섬세하게 신경쓰시는데 공개할 수는 없지만 ‘과연 될까’했던 것도 구상하셨다. 수비와 작전처럼 작아보이지만 큰 부분을 강조하시는 만큼 우리팀도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2019시즌 도약을 응시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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