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김수지기자] 지난 2014년 소치올림픽에서 케이트 선수 이상화가 500m 부문에서 메달을 획득하면서, 그녀가 앓고 있는 질환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바로 하지정맥류다.
하지정맥류는 학술적으로는 하지의 표재정맥이 비정상적으로 부풀고 꼬불꼬불해져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는 가볍게는 파란 힘줄 같은 것이 다리에 생기고, 심한 경우 굵은 지렁이 같은 무언가가 다리에 튀어나오는 증상으로 나타난다.
이런 증상을 두고 ‘힘줄이 튀어나왔다’고 표현하는 이들이 많은데, 사실 튀어나온 것은 혈관, 정확히는 심장에서 나간 혈액이 우리 몸을 돌아 다시 심장으로 돌아오는 통로인 정맥이다.
더 구체적으로는 다리에 있는 큰 심부정맥, 표재정맥, 관통 정맥 중 표재정맥이 비정상적으로 부풀고 꼬불꼬불해지면서 나타난 증상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것만이 문제가 아냐
의료계에 따르면 보통은 미용상의 이유로 하지정맥류를 확인하고 치료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하지정맥류 수술 문의가 가장 많이 들어오는 시기는 다리를 드러내게 되는 여름이라고 한다.
하지만 하지정맥류의 증상은 겉으로 드러나는 것만이 아니다. 발과 다리가 붓고 무겁고, 저릿하거나 쉽게 피곤해진다는 느낌이 든다. 피곤하다고 오래 자리에 앉아 있거나 잠잘 때 그 증상은 더 심해진다.
하지정맥류가 생기는 원인은 ‘극과 극’이다. 이상화 선수처럼 자주 몸을 움직이는 사람이나 사무직 종사자처럼 평소 자주 잘 움직이지 않는 사람에게 생기기 쉽다. 즉, 적당히 움직이는 것이 가장 좋은 예방법이다.
민트병원 정맥류센터 김건우 원장은 “하지정맥류는 겨울에 더욱 주의해야 하는 질환”이라며 “특히 잦은 목욕이나 부츠, 등산이나 스키 등을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원장에 따르면 반신욕, 사우나 등은 일시적으로 부기를 가라앉히는 등의 효과는 있지만, 너무 자주 하는 경우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며, 특히 반신욕은 다리 정맥을 확장하는 효과가 있어 부종이나 통증 등을 유발할 수 있다.
겨울철에 선호하는 사람이 많은 타이트한 부츠나 레깅스 등도 정맥 내 압력을 높이고 다리 전체의 혈액 순환을 방해, 하지정맥류를 악화시킬 수 있다. 등산이나 스키 등 동계스포츠의 경우 평소 다리 근육을 많이 사용하지 않는 사람의 경우 혈액량이 급증해 약해진 다리 혈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김건우 원장은 “하지정맥류를 예방하고 완화하는 데 좋은 운동은 가벼운 걷기, 요가, 수영 등”이라며 “가벼운 하지정맥류 단계에서는 압박스타킹을 착용하거나 생활습관을 조정하는 것으로 어느 정도 관리할 수 있다. 다만, 장기간 방치하면 통증과 만성피로는 물론 피부와 혈관에 염증이 생길 수 있고, 심각한 경우 피부 괴사가 일어날 수 있으므로 심각해지기 전에 치료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한번 생기면 완화되지 않아 … 빠른 치료 필요
하지정맥류는 예방은 가능하지만 한번 생긴 뒤 증상이 더 악화할 수는 있어도 자연적으로 없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따라서 가능하면 빨리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정맥류 치료는 혈관경화요법, 레이저혈관폐쇄술, 고주파혈관폐쇄술, 정맥발거술, 생체접착폐쇄술 등 다양한 방식이 있다.
시술 후 압박스타킹을 별도로 착용하지 않아도 되는 베나실(Venaseal)이라는 치료법이 최근에 각광받고 있다. 이 치료법은 초음파 영상 가이드를 보며 정맥에 2㎜ 정도의 얇은 의료용 도관(카테터)을 삽입하고 문제 혈관에 카테터로 생체 접착제를 주입해 늘어난 혈관을 붙여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접착제 주입과 동시에 문제가 된 혈관은 막히고, 혈류는 멈춘다. 접착제는 체내에 서서히 흡수된다. 마취를 하지 않고, 시술 후 통증이 적고 멍이 들지 않으며 압박스타킹을 착용할 필요가 없어 남성 환자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다만, 시술직후 혈관염과 유사한 알레르기 현상이 일시적으로 생길 수 있으므로 처방받은 항히스타민제를 의사 지시에 따라 복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김건우 원장은 “베나실은 혈관 초음파검사를 통해 문제 혈관을 정확히 짚어내는 것이 중요해 경험이 풍부한 집도의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환자에 따라 적합한, 다양한 치료법이 있으므로 증상이 심하지 않다고 방치하지 말고 초기에 전문의를 찾아 상담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기사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