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조윤형기자]'안녕하세요' 30대 웹툰 작가 지망생 아들을 둔 어머니의 사연이 최고 고민에 등극했다.
10일 오후 방송된 KBS2 예능 프로그램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이하 '안녕하세요')에는 가수 노라조의 조빈과 원흠, 배우 설인아, 아나운서 이혜성, 래퍼 기리보이가 게스트로 참여했다.
이날 첫 사연으로 '두 남자의 전쟁'이 소개됐다. 고민 주인공은 "남편과 친정 아버지 사이에서 눈치를 보고 있다"며 "심지어 남편이 '당신 얼굴만 봐도 장인어른 얼굴이 떠올라서 힘들다. 갈라서자'고 하더라. 석 달 전부터 친정 아버지 이야기만 나오면 남편이 날을 세운다"고 털어놨다.
남편의 해명이 이어졌다. 그는 "눈치를 준 적 없다"며 "아내가 하나에 꽂히면 헤어나오지 못한다. 아들이 말이 늦는 편인데, 아내가 언어 치료를 받자고 했다. 장인에게 도움을 요청했더니 '참아라. 사위랑 손자 다 필요없고 딸이 가장 소중하다'라고만 해서 더 화가 났다"고 밝혔다.
이어 "사위는 남이구나. 굳이 '손자가 필요없다'라는 말을 할 필요가 있었을까 싶었다. 집에 갈 때 너무 울었다. 장인의 진심 어린 표정이 더욱 상처였다"고 덧붙였다. 또한 반대하는 결혼 때문에 장인, 장모의 반응이 탐탁지 않았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고민 주인공은 "아버지가 손자를 좋아하신다. 사진을 찍고 동영상도 만드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곧바로 장인이 스튜디오에 등장했다. 오자마자 사위를 껴안으며 훈훈함을 자아냈지만, 이내 애매모호한 말투로 의아함을 안겼다. 이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한 장인은 "사위를 이해한다. 나도 속상하고 개탄스럽다. 오늘을 계기로 하나씩 풀어나가자"고 손잡았다.
노라조는 깜짝 공약을 전했다. 조빈은 두 사람의 사이가 돈독해지기를 바라며 "사위 연줄로 장인어른의 칠순 잔치에 가겠다. 대신 조건이 있다. 아버님을 업고 춤추셔야 한다"고 말해 현장을 발칵 뒤집었다. 훈훈하게 마무리된 이 사연은 96표를 획득했다.

다음에 소개된 '확 도장 찍어버릴까요?'는 이혼 서류를 품고 다니는 남편을 고발하는 아내의 고민이 담긴 사연이었다. 아내는 "남편이 결혼 전에는 술과 담배를 끊겠다고 했을 정도로 다정다감했다. 그러나 결혼 후 3년이 지난 지금, 술만 마시고 들어오는 날이면 이혼 타령을 했다가 다음날이면 언제 그랬냐는 듯 사과하는 일이 반복된다"고 고백했다.
아내는 "남편의 차에서 이혼 서류를 발견했다. 진짜 속마음이 이혼을 원하는 것인지 알고 싶어서 '안녕하세요' 출연을 신청하게 됐다"고 말해 분위기를 더욱 심각하게 했다. 이에 남편은 "한 달에 한두 번 술 마시는 것도 이해하지 못한다"고 나름의 고충을 토로했다. 이혼 서류에 관해서는 "크게 한 번 싸운 뒤 동사무소에서 가져왔다"고 해명했다.
이를 듣던 아내는 "술 마시고 아이 물건에 구토하고 치우지 않았다"며 "회사에 무단 결근까지 하더라. 아이 생일 전날 술자리에 보냈는데, 케이크도 안 사 왔다. 아이가 아플 때도 나 혼자만 신경 썼다"고 맞받아쳤다.
반전의 연속이었다. 남편은 "아내가 추석 명절과 아버지의 환갑에 불참했다"며 불만을 표출했다. 이에 고민 주인공은 "아버지 환갑인 것을 깜빡 잊었다"며 "너무 싸우다 보니까 기억해야 할 것을 놓치는 경우가 생긴다. 시부모님께 도와달라고 하면 오히려 저한테 '너무하다'고 하신다"고 전했다. 그러나 새벽 2시에 시부모님에게 전화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출연진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서로의 잘잘못을 인정한 두 사람은 화해 모드로 돌입했다. 아내는 "고쳐보도록 노력하겠다. 세 식구가 행복해지려면 (남편이) 술을 조금만 마셨으면 좋겠다. 나와 아이에게 관심을 달라"고 부탁했다. 절대 주사를 부리지 않겠다고 약속한 남편은 "술 마시고 실수한 것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이 사연은 103표를 획득했다.
이후 '꿈꾸는 아들 때문에 허리 휘는 엄마' 사연이 전파를 탔다. 60대 엄마인 고민 주인공은 "아들이 그림 그리고 사는 게 꿈인 30대 웹툰 작가 지망생"이라며 "때때로 하는 미술강사 아르바이트로는 생활비도 충분치 않아 마트에서 일하는 저와 형에게 금전적인 뒷바라지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가장 큰 문제는 대학 졸업 후 제대로된 완성 작품이 없다는 것. 형이 2000만 원을 지원했다는 말에 조빈은 "지어지지 않는 아파트에 20년간 청약 적금을 계속 붓고 있는 느낌"이라는 현실적인 일침을 날렸다. 하지만 아들의 훌륭한 그림 실력이 공개되자 현장 분위기는 반전됐다. 기리보이는 "피카소 같은 천재도 대중의 평가를 받으며 인정받는 것"이라며 완벽주의자인 아들에게 조언했다.
아들은 "내년에는 부모님에게 금전적인 지원을 안 받는 것이 목표다. 그냥 취업하는 것보다 이 길로 성공하는 게 보답하는 거라고 생각한다"며 "가족의 지원에 감사드린다. 어머니도 만학도의 꿈 이루셨으면 좋겠다. 정말 사랑한다"고 다짐했다. 141표를 획득한 이 사연은 '최고 고민' 타이틀을 차지했다.
한편, '안녕하세요'는 매주 월요일 오후 11시 10분에 방송된다.
yoonz@sportsseoul.com
사진ㅣKBS2 방송화면 캡처
기사추천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