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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마해영 객원기자] SK와 넥센의 플레이오프 3차전은 언더핸드 투수와 사이드암 투수의 선발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결국 두 투수 공략법에 분위기가 달라질 수밖에 없었다. 난 바깥쪽 공에 강한 스타일이었던 만큼 현역시절 언더핸드와 사이드암투수를 상대로 나쁘지 않았다. 프로 데뷔 첫 홈런도 언더핸드 투수였던 김기덕(당시 쌍방울) 선배에게 쳤다. 1995년 4월30일 마산경기 9회말이었는데 끝내기 홈런이라 아직도 생생하다.
언더핸드와 사이드암 투수의 공은 투구의 날아오는 궤적이 다르다. 좌타자의 경우 공이 타자 쪽으로 들어오는 형태다. 투수의 손이 잘 보여서 몸쪽으로 들어오는 공을 치는 게 어렵지 않다. 감독들이 언더핸드, 사이드암투수가 선발등판할 경우 좌타자를 많이 배치하는 이유다. 그러나 우타자의 경우 대부분 밖으로 빠져나가는 궤적이다. 바깥쪽 공을 쫓아다니는 타격을 하게 되면 타격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진다. 변화구가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게 아니라 옆으로 휘어져 나가는 형태이기 때문이다. 빠른 공도 마찬가지다. 로케이션 설정을 잘해야 된다. 몸쪽 공의 비율이 현저히 떨어지니 빠져나가는 공에 대한 대처가 관건이다.
넥센이 2회 점수내는 과정을 보자. 제리 샌즈가 1사에서 박종훈을 상대로 좌전안타를 쳤다. 자기의 존을 설정해놓고 들어오는 공을 공략하니 좋은 타구를 만들었다. 공을 쫓아다니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후 2사 2, 3루에선 좌타자 주효상이 1루 방면으로 강한 타구를 날렸다. 좌타자에게는 휘어져 들어오는 공도 평범하게 보이기 때문에 강하게 당겨칠 수 있었고 바운드된 공이 살짝 불규칙적으로 튀며 SK 1루수 박정권을 통과했다. 5회 선두타자 김혜성의 3루타도 우타자에게 어려운 코스의 공이었지만 좌타자인 김혜성에게는 평범한 공이었기에 좋은 타구로 연결됐다.
반면 넥센의 4번타자 박병호의 대처는 아쉬움이 남는다. 박병호는 1회 첫 번째, 3회 두 번째 타석 모두 삼진으로 물러났다. 샌즈와 달리 자신의 존이 없었다. 낮은 공, 높은 공 다치려고 했다. 너무 공격적이니 상대 투수는 승부를 안한다. 아무리 박병호라 하더라도 도망가는 유인구에 속아주면 상대 입장에는 던지기 편하다. 언더핸드 투수라면 높은 공과 낮은 공을 적절하게 던져줘야 하는데 이날은 박종훈의 제구가 썩 좋지 않았다. 낮게만 던지려고해서 어려운 투구를 하던 상황이었던 터라 박병호로선 아쉬운 타격을 했다.
박병호와 달리 SK 제이미 로맥은 외국인 타자이면서도 사이드암 투수를 상대로 좋은 타구를 날렸다. 2회 선두타자로 나와 솔로포를 터뜨렸는데 홈런을 만들어내는 존이 크다는 것을 보여줬다.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높은 코스의 공을 밀어쳐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밀어치면서도 끝까지 팔로스로를 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성남 블루팬더스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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