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코르 15호점(강남 2호점) 조감도
신세계백화점 화장품 편집숍 ‘시코르 15호점(강남 2호점)’은 5층 여성복 매장 한가운데 들어서 눈길을 끈다.   제공 | 신세계백화점

[스포츠서울 김자영기자] 백화점 업계가 브랜드 입점 공식을 깨는 이른바 ‘스파이스(Spice·양념) 매장’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스파이스 매장 전략은 다른 장르의 브랜드를 같은 층에 입점시켜 고객들의 쇼핑 욕구를 자극하는 양념 같은 역할을 한다는 의미다. 실제 백화점 업계는 남성복 매장 속 카페, 명품 매장 사이에 애플샵을 입점시키는 등의 새로운 마케팅 전략으로 고객들의 발길을 끌어모으고 있다.

◇여성복 매장 한복판에 화장품 편집숍…백화점 ‘입점 공식’ 깨져

신세계백화점은 12일 강남점에 자사 화장품 편집숍 ‘시코르’ 15호점을 오픈한다고 11일 밝혔다. 새로 오픈하는 시코르는 23평 규모로 에스쁘아, 제스젭, 루나, 라곰, 3CE 등 K뷰티 브랜드 입점을 강화했다.

특히 시코르를 화장품 매장이 몰려있는 1층이 아닌 5층 여성복 영캐주얼 매장 한복판에 설치해 눈길을 끈다. 신세계백화점 시코르 이은영 팀장은 “서로 다른 성격으로 매장을 구성하는 스파이스 매장의 경우 해당 브랜드는 물론 주변 매출도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다”며 “시코르만의 색다른 볼거리와 즐거움이 여성복 매장에서 시너지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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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은 최근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뷰티인보우(Beauty in Bow)’를 여성패션 상품군이 있는 5층에 설치했다.  제공 | 현대백화점

최근 백화점 업계는 차별화 전략의 일환으로 시코르와 같은 스파이스 매장 전략을 종종 활용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무역센터점에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뷰티인보우(Beauty in Bow)’를 여성패션 상품군이 있는 5층에 설치했다. 뷰티인보우는 화장품을 메인으로 요가용품, 식품과 잡화를 아우르는 프리미엄 상품을 판매한다.

롯데백화점은 백화점 ‘얼굴 격’인 1층에 변화를 줬다. 롯데백화점 분당점은 1층 명품 브랜드 매장 사이에 커피전문점 브랜드를 입점시켰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분당점을 주로 방문하는 40~50대 고객들을 위해 휴식과 함께 쇼핑을 즐길 수 있도록 이례적으로 매장 구성에 변화를 줬다”라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2016년 리뉴얼 당시 4층 여성복과 슈즈 매장에 서점인 ‘반디앤루니스’, 전통차 매장인 ‘티콜렉티브’를 설치했고 6층 남성복 매장 한가운데에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베키아에누보’를 입점시켰다.

◇고객 소비 패턴 맞춰 매장 구성 변화…매출 상승효과도

고객들의 라이프 스타일이나 트렌드에 맞춰 매장 구성에 변화를 주는 경우도 많다. 장르는 다르지만 고객층이 비슷한 브랜드가 만나 서로 매출 상승을 견인하는 역할도 한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경우 2층 명품 매장 한가운데에 전자기기 업체인 ‘애플’의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애플샵’이 있다. 애플의 제품을 선호하는 ‘얼리어답터’와 명품 구매 고객층이 겹친다는 판단에서 이루어진 입점 결정으로, 현재 애플샵은 과거 가전 매장에 있을 때보다 연평균 2~3배의 신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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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은 리뉴얼 공사 후 4층에 기존 여성패션 브랜드 매장 대신 럭셔리 리빙관을 입점시켰다.  제공 | 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은 지난 7월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11층 건물)을 리뉴얼 오픈하면서 백화점 한가운데 층인 4층에 ‘럭셔리 리빙관’을 입점시켰다. 럭셔리 리빙관이 들어선 곳은 리뉴얼 공사 전 40여개 여성패션 브랜드가 입점해 있던 곳으로, 고객 유동이 많아 소위 ‘명당자리’로 불리는 백화점 한가운데 층을 패션을 대신해 리빙이 차지했다.

특히 이 매장은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 유명 골프 브랜드 등을 구매하는 고객층이 많은 층에 자리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무역센터점 리뉴얼 오픈 후 두 달 간(7월3일~9월5일) 리빙관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4.1% 증가했고, 고객은 52.6%나 늘었다.

이처럼 기존 고정관념을 깬 백화점 매장 입점 전략은 고객들의 변화하는 소비 패턴에 대응해 고객 편의성을 높이고 쇼핑하는 재미를 높이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박채훈 현대백화점 MD 전략팀장은 “고객은 끊임없이 달라지고 있지만 백화점의 층별 매장 구성은 백화점을 처음 선보인 이후로 큰 변화가 없었다”며 “향후에도 기존 백화점의 상식을 뒤엎는 새로운 매장을 구성해 고객 편의성을 높이고 쇼핑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ou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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