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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방황하는 칼날’, ‘한공주’의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은 왜?
청소년 성범죄를 다룬 ‘방황하는 칼날’과 ‘한공주’가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다. 지난 10일 개봉한 ‘방황하는 칼날’은 딸을 잃고 살인자가 되어버린 아버지(정재영)와 그를 잡아야만 하는 형사(이성민)의 가슴 시린 추격을 그렸다. 딸을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과 자책 때문에 살인자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아버지 상현(정재영)이 온몸이 부서져가는 고통 속에서도 외로운 추격을 감행해 관객들에게 뜨거운 공감을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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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개봉하는 ‘한공주’는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친구를 잃고 쫓기듯 전학가게 된 공주(천우희)가 새로운 곳에서 아픔을 이겨내고 세상밖으로 나가려는 이야기를 담았다. 해외 영화제에서 8관왕에 오르며 작품성을 인정받았고 개봉 전부터 호평받아 독립영화로는 이례적으로 181개관에서 개봉한다.
두 영화 모두 청소년 범죄를 통해 고통받는 가족과 피해자는 물론, 어긋난 윤리의식으로 다른 사람의 삶에 큰 고통을 안긴 청소년들과 이들을 둘러싼 사회 구성원들에게 성찰을 주지만 정작 청소년들은 극장에서 볼 수 없어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영상물 등급관리위원회는 ‘방황하는 칼날’에 대해 “폭력적인 부분이 자극적이며 거칠게 지속적으로 표현되어 있고, 그 외 공포, 대사, 모방 위험 및 주제 부분에서도 청소년에게 유해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청소년이 관람하지 못하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면서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매겼다. 15세 관람가로 등급신청을 한 ‘한공주’에 대해서도 “유해성, 폭력성, 선정성, 약품 모방 위험이 높다”며 19금 판정을 내렸다.
이와 관련해 ‘방황하는 칼날’의 주연인 정재영, 이성민과 ‘한공주’의 천우희, 이수진 감독 등은 “부모와 청소년 자녀가 함께 보면 좋은 영화인데 청소년은 볼 수 없어 아쉽다”고 밝혔다. 관객들도 “청소년 범죄를 다루며 여러 각도에서 생각하게 해 청소년들이 꼭 봤으면 하는데 안타깝다”고 아쉬워하고 있다.
영화계의 한 관계자는 “두 영화가 청소년 성폭력을 다루고 모방이 우려된다고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는데 너무 기계적인 잣대인 것 같다”며 “청소년 범죄가 급속히 늘고 있는 가운데 청소년들에게 큰 울림을 줄 수 있는 영화를 등급 때문에 청소년들은 볼 수 없어 아이러니”라고 말했다.
조현정기자 hjch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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