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mb_256367_cms_diapo_slideshow_fullsize
프랑스의 킬리앙 음바페가 지난 1일 아르헨티나와 러시아 월드컵 16강전에서 득점한 뒤 기뻐하고 있다. 출처 | 프랑스축구협회 홈페이지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러시아 월드컵 준결승 4팀이 가려지면서 대회 최고의 선수에게 주어질 골든볼의 윤곽도 드러나고 있다. 4개국 모두 뚜렷한 활약을 펼친 에이스급 선수를 하나씩 갖고 있어 이들의 남은 두 경기 활약상에 따라 골든볼의 향배도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오는 16일 결승전 직후 MVP 투표 1·2·3위에게 각각 골든볼과 실버볼, 브론즈볼을 수여한다. 이에 앞서 12일 전후로 10여명의 후보를 발표한다. 후보들은 대부분 준결승까지 오른 4팀에서 선정된다. 4년 전 브라질 월드컵 땐 10명의 후보 중 우승팀 독일에서 4명, 준우승팀 아르헨티나에서 3명이 배출됐으며 브라질과 네덜란드, 콜롬비아에서 각각 한 명씩 이름을 올렸다. 후보들을 놓고 각국 미디어가 투표한 끝에 메시가 아르헨티나의 준우승에도 불구하고 골든볼을 탔다.

이번 대회 준결승 진출팀 가운데 프랑스와 잉글랜드는 골퍼레이드를 펼치고 있는 최전방 공격수들이, 크로아티아와 벨기에는 2선에서 공격을 만들어나가는 창조적인 미드필더들이 골든볼 유력 후보로 꼽힌다. 프랑스에선 아르헨티나와 지난 16강전에서 두 골을 터트린 19세 신성 킬리앙 음바페가 1순위다. 음바페는 아르헨티나전과 더불어 조별리그 페루전까지 두 경기에서 경기 MVP에 선정됐다. 메시와 맞대결에서 완승을 챙기면서 각국 미디어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우루과이와 8강전에서 골 맛을 보며 경기 MVP에 뽑힌 공격수 앙투완 그리즈만도 남은 준결승 및 결승(또는 3~4위전) 활약에 따라 골든볼을 넘볼 수 있다. 잉글랜드에선 6골을 터트리며 대회 득점 선두를 질주 중인 해리 케인이 1순위다. 케인은 8강전까지 잉글랜드가 이긴 4경기 중 3경기에서 MVP를 받았다. 잉글랜드를 28년 만에 월드컵 4강으로 끌어올린 일등공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골키퍼 조던 픽포드, 수비수 존 스톤스의 활약도 뛰어나지만 케인과 비교될 정도는 아니다. 벨기에에선 첼시 소속의 테크니션 에당 아자르가 떠오르고 있다. 벨기에 선수 중 유일하게 두 경기에서 MVP를 타며 월드컵을 자신의 무대로 만들고 있다. 브라질과 8강전에서 결승포를 꽂아넣은 케빈 더 브라위너도 수비형 미드필더부터 최전방 공격수까지 다채로운 재능을 펼치며 아자르를 뒤쫓고 있다. 크로아티아에선 나이지리아전과 아르헨티나전, 그리고 러시아와 8강전까지 3경기에서 MVP를 탄 레알 마드리드의 테크니션 루카 모드리치가 자신의 이름값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모드리치의 끝없는 패스플레이가 있어 크로아티아가 세계 정상까지 넘보고 있다는 게 축구계의 평가다. 16강과 8강에서 연속으로 팀의 승부차기 승리를 이끈 골키퍼 다니엘 수바시치도 후보가 될 수 있다.

최근 골든볼의 트렌드는 우승팀에서 수상자가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1998년 호나우두(브라질·준우승)을 필두로 2002년 올리버 칸(독일·준우승), 2006년 지네딘 지단(프랑스·준우승), 2010년 디에고 포를란(우루과이·4위), 2014년 메시 등 최근 20년 동안 ‘우승=골든볼’ 공식이 성립되지 않았다. 우승팀에서 복수의 후보가 나오다보니 표가 분산되는 점, 수상자들이 성적에 관계 없이 예선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긴 것도 그 배경이다. 골든볼이 선수의 활약도보다는 인기와 명성에 좌우된다는 비판도 있다. 이번엔 준결승까지 오른 각 팀의 에이스가 뚜렷해 24년 만에 우승팀에서 골든볼까지 배출할 확률도 높다. 케인과 음바페는 각각 골든슈(득점왕)와 영플레이어상에도 도전하고 있어 개인상 2관왕도 가능하다.

베팅업체들은 음바페와 케인이 나란히 3대1의 확률로 골든볼을 품에 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자르와 모드리치가 둘의 뒤를 잇고 있다.

silva@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