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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지석기자]가수 영준은 대외 활동이 그리 많지 않은 그룹 브라운아이드소울(이하 브아솔) 멤버 중 최근 가장 ‘열일’을 하는 멤버다. 솔로 가수로 활발히 활동하는 동시에 나름 예능 프로그램 등에도 틈틈이 얼굴을 내비치고 있다.
영준은 지난달 발표한 첫 번째 리메이크 앨범 ‘4.10MHz’에서 ‘나는 당신께 사랑을 원하지 않았어요’, ‘내가 널 닮아갈 때’, ‘목동에서’ 등 지난 가요 명곡들을 자신만의 색깔로 재해석해 큰 호응을 얻는 중이다.
2003년 브아솔 1집부터 활동해 벌써 데뷔 16년차인 영준은 아직은 솔로 아티스트로서보다는 그룹 브아솔 일원으로서 이미지가 강하다. 브아솔은 앨범과 콘서트 외에 다른 활동을 일절 하지 않는 팀으로 정평이 나있어 자연스럽게 영준 스스로를 대중에 알릴 기회가 적었던 탓이다.
그에게 브아솔 멤버들을 자주 보는지 물었다. “일이 없을 때는 거의 안 본다. 나얼은 내가 사는 동네에 작업실을 차려서 자주 볼 줄 알았는데 생각만큼 보진 못한다. 정엽 형은 가끔 만나 술 한잔씩 하곤 하는데 막내 성훈은 개인적인 일로 바쁘다.(웃음) 성훈을 어디서 봤다는 제보를 자주 받는다.”
영준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브아솔이 해체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따금 앨범을 내고, 공연을 하는 식으로 소극적인 활동 방식을 고수할 듯 하지만 멤버들의 불화, 이견 등은 없을 것이라는 자신감이었다.
“16년째 팀이 유지돼 오며 나름대로 최적화된 방법으로 활동하고 있다.” 초반엔 당시 소속사와 소송 등으로 팀이 해체 위기까지 간 적도 있다. “가수가 되면 성공해서 돈 벌고, 유명해지는 줄 알았다. 초반에는 나 스스로 건방진 생각도 했었다. 내가 이룬 게 아니라 다른 멤버들의 덕분에 유명해졌는데 그걸 착각하기도 했다. 그런 환상이 다행히 초반에 박살 났다. 그래서 나뿐 아니라 멤버 모두 소위 ‘연예인병’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외부에서 조성된 힘든 상황, 너무 힘든 순간들은 멤버들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됐다. 크게 욕심 안부리고, 서로 이해하고, 싸우지 않는다.”
‘브아솔’은 그룹 ‘브라운아이즈’의 멤버로 유명한 나얼이 팀 해체 이후 정엽, 성훈, 영준과 함께 만든 그룹이다. 데뷔 초반부터 인지도가 높았던 나얼에게 대중의 관심이 집중됐었다. 그런 기조는 지금까지 이어진다. 영준도 초반엔 그런 상황을 받아들이는 게 쉽지 않았다.
“어릴 때는 욕심이 있었는데 브아솔 2집 활동을 마칠 무렵부터 생각이 달라졌다. 나얼은 정말 대단하고, 좋은 친구다. 우리팀 결성 초반 외부 상황 때문에 해체될 뻔할 때 사실 나얼은 브아솔을 버리고, 혼자 활동해도 잘될 멤버였다. 그런데 다른 멤버들을 붙잡고 ‘조금만 버티자’고 다독였다. 그가 보였던 팀에 대한 애착은 브아솔을 유지되는 중요한 원동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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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준은 브아솔 내에서 자신의 역할을 ‘하나의 악기’로 정의내렸다. “나얼이 브아솔의 음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건 어쩔 수 없다. 브아솔 작업을 할 때는 나얼이 주축이 돼 최고의 음악을 만드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나는 하나의 악기가 돼도 상관 없다. 그렇게 멤버 모두가 만족할 결과물을 뽑아낼 수 있다면 그 안에서 내 역할이 무엇이든 받아들일 수 있다. 내 음악적 욕심? 솔로 활동으로 풀면 된다.”
브아솔 내에서 멤버 넷의 역할은 어떨까. 영준은 자신의 역할을 ‘선도부장’이라고 정의내렸다. “멤버들이 계약서 궁금한 점을 다 나한테 묻는다. 소속사에서도 꼭 해야 하는 일이 있으면 내게 말해서 멤버들을 다독이게 한다.(웃음) 정엽 형은 큰 형이자 팀의 리더이다. 똑똑하고, 매력이 넘치며 항상, 언제든, 무슨 일이든 다 잘한다. 언제부턴가 뭐든지 형에게 의지하게 된다. 주위 사람도 잘 챙긴다.”
영준은 나얼에 대해서는 “반장 같은 존재다. 없으면 안되는 친구다. 천재가 맞다. 음악에나 미술 모든 분야에서 그렇다. 말도 조리있게 잘한다. 일단 상대의 이야기를 다 듣고 나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말하는 편이다. 듣다 보면 ‘천재 맞다’ 싶어진다”고 했고, 성훈에 대해서는 “재주꾼이다. 피아노도 잘 치고, 춤도 잘추고 끼도 많다. 30대 후반인데 형들 앞에선 아직 애 같다. 매사 마음 편한 막둥이”라고 말했다.
한편 브아솔은 이번달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대전, 대구, 수원, 광주, 부산까지 전 멤버가 함께하는 전국투어 콘서트 ‘SOUL WALK(소울 워크)’ 공연을 개최한다. 영준은 “브아솔 음악을 사랑해주시는 팬들에게 죄송하고 감사한 마음을 늘 동시에 느낀다. 길게 천천히 좋은 음악을 들려드리겠다”고 다짐했다.
monami153@sportsseoul.com
사진 | 롱플레이뮤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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