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신한은행이 전현직 임원 자녀의 채용비리로 12일부터 금융감독원 조사를 받게됐다. 사진은 서울 남대문 신한은행 사옥.  제공 | 신한은행

[스포츠서울 박효실기자] 은행권의 채용 비리가 연일 불거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신한은행 인사부장 출신 관계자가 내부 인사 비리를 폭로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월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은행권 채용 비리 조사에서 낙하산 채용, 성차별 채용, 대학 차별채용으로 문제가 된 곳은 KEB하나은행, KB국민은행, 우리은행이었다. 뒤늦게 신한은행까지 리스트에 추가되며 시중 대형은행 톱4가 모두 채용 비리에 연루된 셈이 됐다.

◇신한은행, 채용 이어 승진·보직도 특혜 폭로

신한은행에 전·현직 임원 자녀 등이 특혜채용됐다는 논란은 몇년전부터 꾸준히 제기돼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채용에 참여했던 인물이 직접 채용비리 수법을 설명해 조사에 불을 댕겼다.

한 매체에 따르면 신한은행 전 인사부 직원 A씨는 “전 신한은행장 B씨 아들은 원래 떨어뜨려야 하는데, 그때 B씨가 계열사 사장인가 그래서 붙였다”고 증언했다. B씨는 은행장 취임하기 전 신한금융지주 부사장, 계열사 사장을 역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C본부장 딸은 서울대 모과를 나왔는데 굉장히 난감했다. 우리(인사부) 입장에서는 조심스럽다. 재직하고 있는 본부장 자녀에 대해 ‘이래서 안 됩니다’ 하기가…. (본부장들이) 자기 자식이 최고인 줄 아는데 엄청 사정을 한다”고 말해 이들이 직·간접으로 채용에 압력을 행사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또 채용 비리 입사자들에 대해 “한번 들어오면 계속해서 (좋은 자리 찾아가고) 그렇게 되면 결국 승진되고. 선배가 후배 (인사 담당) 부행장한테 가서 ‘부족하지만 승진 같이 나가야 하지 않겠냐’ 한마디 하면 거역하기가 굉장히 어렵다” 며 이들이 채용 후에도 승진과 보직 등에서 이득을 봤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채용의 공정성을 위해 외부업체인 채용대행사에서 1차 서류심사를 하지만, 채용 비리는 간접적으로 이뤄졌다는 증언도 나왔다. 즉 대행사에 임직원과 자녀의 개인정보를 넘겨, 대행사가 이를 바탕으로 임원 자녀가 있다고 알려주면 신한금융이 합격 여부를 통보해줬다는 것.

◇‘블라인드 채용’ 주장 톱4 은행, 모두 비리 얼룩

금융감독원은 10일 “신한금융 임직원 자녀 채용의 적정성과 함께 금감원 채용비리 신고센터를 통해 접수된 신한금융 관련 제보건을 점검한다”고 밝혔다. 오는 12일부터 신한은행, 신한카드, 신한캐피탈 등에 대한 조사가 시작된다.

앞서 금감원이 지난 1월 시중 11개 은행을 대상으로 한 채용비리 검사 결과에서는 톱4 은행 중 신한은행이 빠져있었다. 하지만, 9일 신한금융그룹이 전·현직 임원의 자녀를 다수 채용했고, 이 과정에서 서류전형 채용대행사에 임직원과 자녀의 개인정보를 미리 넘겼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뒤늦게 조사가 시작된 상황이다.

은행권에서는 2010년부터 학연, 지연, 혈연 등을 타파한 공정채용을 목표로 ‘블라인드 채용’을 본격화했다. 채용 비리가 불거질 때마다 “지원자들의 스펙을 전혀 알 수 없기 때문에 채용 비리가 들어갈 여지가 없다”는 것이 은행권의 주장이었다.

하지만 4대 시중은행에서 여러 형태의 채용 비리가 계속 불거지면서 블라인드 채용이 공염불이었음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금감원 조사를 앞둔 신한금융 관계자는 “금감원의 수검을 잘 받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gag1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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