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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공사 선수단이 27일 화성종합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IBK기업은행과 한국도로공사의 3차전에서 IBK기업은행에 승리를 거두며 우승을 차지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3차전에서 IBK기업은행을 세트 스코어 3-1로 꺾은 도로공사는 3연승을 기록하며 챔피언결정전 첫 우승을 차지했다. 2018. 3. 27. 화성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갈수록 어려워진다. 그만큼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

한국도로공사의 챔피언 등극으로 V리그 여자부 모두가 우승 경험을 쌓게 됐다. 횟수에는 차이가 있지만 영원한 강자도, 약자도 없다는 사실이 증명됐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팀 흥국생명은 1년 만에 꼴찌가 됐고, 맨 아래 있던 한국도로공사가 통합 우승을 차지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변동의 폭이 적은 남자부에 비해 여자부는 1년 단위로 순위표가 크게 요동친다. 이정철 IBK기업은행 감독은 “확실히 평준화가 되고 있다. 갈수록 경쟁이 힘들어진다”는 고충을 토로했다.

조금이라도 빈 틈이 있으면 생존하기 어렵다. 흔히 말하는 ‘외국인 몰빵 배구’로는 높은 곳에 가기 어렵다. IBK기업은행의 경우 V리그 최고의 외국인 공격수인 매디슨 리쉘(메디)의 맹활약에도 우승에 실패했다. 정규리그 득점 1위 알레나 버그스마를 보유한 KGC인삼공사는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단기전이라는 특성을 고려해야 하지만 현대건설은 외국인 선수 없이 치른 플레이오프에서 1승을 챙기며 끈질기게 버텼다. 남자부에서도 같은 사례가 있다. 우리카드는 크리스티안 파다르의 존재에도 봄배구에 가지 못했다. 외국인 선수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분명하지만 성적을 100% 보장하는 요소는 아니라는 뜻이다.

국내 선수들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기 어렵다. 한국도로공사만 봐도 외국인 선수 이바나 네소비치의 활약에 외에도 나머지 선수들의 기량이 우수했다. 메디 혼자 고군분투한 IBK기업은행과 달랐다. FA로 거액(2억5000만원)을 들여 영입한 박정아는 챔피언결정전 내내 펄펄 날며 한국도로공사의 첫 우승을 견인했다. 센터 배유나와 정대영, 세터 이효희, 리베로 임명옥 등 나머지 포지션에도 빈 틈이 없었다. 일정 수준 이상의 투자가 통합 우승의 단초가 됐다. 모든 프로 스포츠의 생리대로 V리그에서도 ‘뿌린 만큼 거둔다’는 진리가 통용되고 있다.

조직력도 중요해졌다. 김종민 한국도로공사 감독은 “선수들이 한 시즌 내내 하나로 뭉쳐 훌륭한 호흡을 보여준 게 우승의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이바나는 “우리팀은 가족 같다. 그래서 더 좋은 팀이 됐다”라며 김 감독과 비슷한 맥락의 발언을 했다. 외국인 선수와 국내 선수들이 조화를 이뤄야 우승에 더 가까이 갈 수 있다. 이 감독 말대로 평준화가 되는 상황에서 자체적인 경쟁력을 갖춰야만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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