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닥터지바고 공연사진_전미도(1)

[스포츠서울 김효원기자]뮤지컬 배우 전미도는 남자 배우들이 ‘함께 연기하고 싶은 여배우’로 손꼽힌다. 2006년 뮤지컬 ‘미스터 마우스’로 데뷔해 뮤지컬 ‘빨래’, ‘베르테르’, ‘번지점프를 하다’, ‘맨오브라만차’, ‘스위니토드’, ‘어쩌면 해피엔딩’ 등으로 꾸준히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펼쳐왔다. 여성스러운 모습은 물론 억척스러운 모습까지 다양한 캐릭터를 넘나드는 전미도는 현재 서울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닥터 지바고’의 여주인공 라라로 관객들을 맞고 있다. 관객들을 러시아 뮤지컬의 이국적인 분위기에 흠뻑 빠져들게 만들고 있는 전미도를 만났다.

-뮤지컬 ‘닥터 지바고’의 초연에 이어 앙코르 무대를 또다시 선택했다.

‘닥터 지바고’는 음악이 강한 힘을 가진 뮤지컬이다. 어떤 시기에 들었던 음악을 시간이 지나고 들으면 그 음악을 들었던 때가 생각난다. ‘닥터 지바고’의 노래가 좋아서 다시 공연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또 이 작품을 좋아하는 이유는 완전 선한 사람도, 완전 악한 사람도 없어서다. 모두 선한 면과 비겁한 면, 지저분한 면이 다 있다. 그렇게 다양한 면을 가진 사람들의 관계 속에서 인물의 내적 갈등이나 그걸 극복하려는 모습 등을 들여다보면 작품이 훨씬 재미있다.

-박은태 류정한 배우와 호흡을 맞추고 있다. 두 배우는 어떤 차이가 있나.

배우가 다르면 캐릭터도 다른 느낌이다. 박은태 배우는 이번 무대에서 처음 같이 한다. 부드러우면서도 카리스마가 있다. 정한 오빠는 굉장히 중후한 느낌인데 어느 순간 소년같은 느낌이 나온다. 상반된 느낌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배우다.

뮤지컬 닥터지바고 공연사진_전미도(2)
-‘닥터 지바고’에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신은?

라라를 가장 잘 표현하는 장면이 첫날밤에 라라가 남편에게 자신의 과거를 이야기하는 신이다. 그게 라라라는캐릭터를 가장 잘 보여준다는 생각이 든다. 말하지 않을 수 있는 데 굉장히 솔직하게 말한다. 또 도서관에서 일하면서 친구에게 ”평생 울고만 있을 순 없잖아”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다. 좌절하고 쓰러지는 여자가 아니라 세월을 몸으로 부딪히는데 그렇다고 거칠어지지 않고 자신을 지킨다. 외유내강을 보여주는 장면이라 좋아한다.

-뮤지컬을 고르는 기준이 궁금하다.

작품을 고를 때 음악과 드라마 중에서 고르라고 하면 드라마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아무래도 연극을 전공해서 그런 듯 하다. 또 제가 맡은 캐릭터나 장르 등이 도전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는 작품을 선택한다.

-지난해 ‘한국뮤지컬어워즈’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여우주연상을 받은 후 달라진 점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여전히 부족하면 떨리고 긴장된다. 그런 부족함을 채우려고 노력한다. 상에 대해서는 생각 안하려고 하는 편이다. 상에 대한 부담으로 더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면 몸에 힘이 들어가게 되고 그러면 노래에 지장이 생긴다. 그래서 일부러 신경안쓰려고 한다.

-과거에는 뮤지컬에서 노래하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꼈던 적도 있다고?

그랬다. ‘닥터 지바고’ 초연 때였다. 늘 소극장에서 드라마가 강한 뮤지컬을 하다가 처음으로 대극장에서 저에게 버거운 노래를 하게 되니까 힘들었다. 저는 연극이 전공이니까 뮤지컬 무대가 나에게 맞나 이런 고민을 했다. 노래 레슨을 받고 아침 부터 밤까지 입에 달고 살 정도로 노래를 부르면서 극복했다.

-평소 자기관리는 어떻게 하나.

연극을 할 때는 공연 마치고 술 마시는 걸 좋아했다. 그런데 뮤지컬을 하니까 본능적으로 목관리 때문에 술자리를 안하게 됐다. 그래서 뮤지컬 공연 기간에는 약속을 거의 하지 않는다.

-남자 배우들이 ‘꼭 한번 연기해보고 싶은 여배우’로 꼽는 배우다. 김호영 박강현 배우도 전미도와 공연해보고 싶다고 했는데.

김호영 배우는 ‘맨오브라만차’ 때 만난 친구다. 꾸준한 노력이 요즘 빛을 보고 있어 기쁘다. 박강현 배우는 최근 ‘킹키부츠’ 공연을 봤는데 참 좋았다. 장르와 상관없이 무대에서 좋은 배우라는 게 느껴졌다. 저 역시 두분과 연기하고 싶다. 공연할 때 상대 배우의 눈을 보면서 감정을 교류하는 걸 좋아한다. 그런 교감으로 두 사람이 즉흥적인 케미를 만들어낼 때의 쾌감을 좋아한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만날 수 있을까?

사실 얼마 전 드라마를 하나 찍었다. tvN 드라마 ‘마더’에 이설악(손석구 분)의 전 애인으로 잠깐 나갔는데 어려웠다. 드라마는 뮤지컬과는 또다른 세계라서 매커니즘이 다르니까 힘들었다. 카메라가 얼굴로 다가오니까 감정이 말갛게 사라져서 당황했다.그런데 새로운 일이라서 재미있었다.

-앞으로 계획은?

작품을 하나 선택하는 게 신중해진다. 보는 사람도 생기고 기대치가 생기니까 무시할 수 없다. 어떤 작품 어떤 인물을 연기할까를 생각하게 된다. 결혼도 했고 아이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기에 일과 삶의 균형을 어떻게 맞춰야 할까 고민이다.

eggroll@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