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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조용했던 안현수(빅토르 안)가 올림픽의 해를 맞아 부활하고 있다. 지난 2014년 소치 올림픽 앞두고 급격하게 상승세를 타 3관왕에 올랐던 것처럼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평창 올림픽에서도 입상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안현수는 15일 독일 드레스덴에서 막 내린 2018년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유럽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 두 개를 거머쥐었다. 14일 남자 500m 결승에서 41초441로 결승선을 통과, 이 종목 우승자 싱키 크네흐트(네덜란드·41초377)에 불과 0초064가 뒤져 은메달을 따낸 안현수는 15일 러시아 대표팀 동료들과 함께 나선 남자 5000m 계주에서 역시 2위에 올랐다. 남자 500m와 5000m 계주는 안현수가 4년 전 소치 올림픽에서 2~3번째 금메달을 손에 넣었던 종목이다. 안현수는 대회 폐막을 앞두고 열린 쇼트트랙 마지막 날에서 3관왕을 완성해 러시아를 흥분시켰다.
지난 13일 남자 1500m에서 17위에 그쳤던 안현수는 최단거리 500m에선 준결승을 1위로 통과하더니 결승에선 두 명의 프랑스 선수들을 제치고 2위에 올랐다. 안현수의 이번 입상이 의미 있는 것은 그가 4년 전 유럽선수권에서 맹활약해 그 기세를 한 달 뒤 소치 올림픽까지 이어갔기 때문이다. 당시 500m와 1000m, 5000m 계주, 그리고 올림픽 정식 종목이 아닌 3000m 슈퍼파이널까지 총 4종목에서 우승했던 안현수는 소치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와 동메달 하나를 획득하며 한국 남자 쇼트트랙이 ‘노메달’ 수모를 당하는 결정적 원인이 됐다.
물론 지금과 4년 전은 다르다. 안현수는 2017~2018시즌 월드컵에서 단 한 차례도 3위 이내 성적을 올린 적이 없을 만큼 부진했다. 33살의 나이도 부담스럽다. 평창 올림픽에선 한국과 중국, 캐나다 등 다른 대륙 선수들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유럽선수권에 헝가리의 리우 샤오왕, 리우 샤올린 등 두 강자가 출전하지 않았다는 것도 안현수의 입상을 돕는 이유가 됐다. 그러나 얼마 전까지 한국에서 강훈을 했고, 나이가 많은 관계로 평창 올림픽에만 집중, 몸을 끌어올릴 그의 계획을 고려하면 쇼트트랙이 열릴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생애 9번째 올림픽 메달을 거는 그의 모습을 보는 것도 가능하다.
홈 링크에서 소치 올림픽 ‘노메달’ 부진을 씻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는 한국 대표팀은 안현수 외에 한 명을 더 경계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크네흐트가 올림픽 정식종목인 500m와 1000m, 1500m, 5000m 계주를 모두 휩쓸어 4관왕에 올랐기 때문이다. 전성기에 오른 그의 질주를 멈춰세워야 개막 다음 날인 2월10일 1500m를 통해 국민들에 첫 금메달을 안기겠다는 남자 대표팀의 꿈도 현실이 될 수 있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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