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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 2024년과 2028년 하계올림픽의 동시 확정은 크게 3가지 의미를 지닌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14일(한국시간) 페루 수도 리마에서 열린 제131차 총회를 통해 만장일치로 2024년 하계올림픽 파리 개최와 2028년 하계올림픽 로스앤젤레스(LA) 개최를 확정지었다. 지난달 올림픽 순차 개최를 두 도시와 합의한 IOC는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이날 이를 공식 발표하면서 모든 절차를 마무리했다.
가장 큰 의미는 두 개의 연속된 대회를 한꺼번에 결정했다는 점이다. 기존 규정은 동·하계에 상관 없이 개최 연도 7년 전에 열리는 IOC 총회를 통해 개최지를 확정하도록 되어 있었다. 그러나 올림픽이 국가 재정에 미치는 악영향이 점점 커지고 유치 희망 도시가 도중에 포기하는 일이 속출하면서 IOC는 생각을 바꿨다. 당초 2024년 대회 신청에 나서 후보도시 자격을 얻은 곳은 파리와 LA 외에 부다페스트(헝가리)와 로마(이탈리아) 등 4곳이었다. 이 중 부다페스트와 로마가 유치 의사를 철회하자 IOC는 파리와 LA 등 매력적인 두 도시를 모두 끌어안으면서 11년 뒤인 2028년까지 유치 걱정을 더는 방법을 선택했다. 2026년과 2030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를 한꺼번에 결정하는 등 IOC는 추후에도 탄력적으로 개최지를 선정할 수 있게 됐다.
두 번째 의미는 올림픽을 경험해본 도시가 또다시 개최한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하계올림픽을 3번 개최한 도시는 영국의 수도 런던 뿐이다. 1908년과 1948년, 그리고 2012년에 열었다. 파리와 LA가 동시에 ‘3회’ 대열에 가세하게 됐다. 파리는 1900년과 1924년 유치에 이어 100년 만에 하계올림픽을 다시 열게 됐다. LA의 개최는 1932년과 1984년에 이은 44년 만이다. IOC는 ‘어젠다 2020’을 통해 올림픽 유치에 따른 재정적 부담을 덜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다. 필요할 경우 분산 개최까지 할 수 있도록 했다. 결국 경기장이 기존에 확립된 곳이 많아야 유치가 유리해진 셈인데, 파리와 LA가 그렇다. 두 도시는 유치 기간 중에도 지역주민들의 반대에 크게 부딪히지 않았다.
마지막 의미는 선진국의 대도시에서 벌어지는 경향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1988년 서울 대회,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 2008년 베이징 대회, 2016년 리우 대회 등 올림픽은 선진국보다는 경제 발전을 막 일궈나가는 개발도상국에서 인기가 많았다. 개최국의 발전상을 세계에 과시하면서 자국민에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는 차원이었다. 이젠 이런 패러다임이 먹혀들지 않는다. 2012년 런던을 시작으로 2020년 도쿄, 2024년 파리, 2028년 LA까지 세계적인 도시들이 하계올림픽을 줄줄이 여는 시대가 도래했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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