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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두 차례 십자인대 수술을 견뎌낸 용인 삼성생명 윤예빈(20)이 이번 시즌 맹활약을 예고했다.
윤예빈은 21일 속초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7 박신자컵 서머리그 인천 신한은행과 첫 경기에서 34분 여를 소화하며 12점 4리바운드 2도움으로 80-73(21-11 20-17 15-21 2424) 승리를 견인했다.
온양여고 졸업반이던 지난 201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로 지명된 뒤 전방십자인대 수술만 두 차례 받으며 뒤늦은 데뷔시즌을 준비해온 터라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삼성생명 임근배 감독도 윤예빈이 십자인대가 끊어진 사실을 알면서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로 지명할 정도로 가능성을 인정했다. 윤예빈은 “입단해 재활하는 중에 한 번 더 수술을 받아 2년을 통째로 날렸다. 소외감도 많이 느꼈고 심적으로도 힘들었지만 부모님을 생각하며 견뎌냈다. 팀 언니들이 좋은 얘기도 많이 해주고 다독여준 덕분에 박신자컵에 나설 몸이 됐다”고 말했다. 고교시절 잘못된 방식으로 수술을 받아 문제가 생겼고 결국 프로에 입단한 뒤 재 수술을 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쉽게 설명하면 처음 수술할 때 바르게 이어야 하는 인대를 사선으로 연결했다. 무릎을 계속 쓰다보니 부하가 걸릴 수밖에 없어 일본에서 재수술했는데 마모되지 않은 인대를 바로 연결할 수 있어 결과적으로는 재발 가능성을 낮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포인트가드로는 장신인 180㎝에 농구 센스가 남다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임 감독은 “이제 시작하는 단계라 감독 눈에는 부족한 게 많아 보인다. 선수 본인은 누구보다 의욕적으로 훈련에 임하고 하나라도 더 배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고교시절 활약상을 보고 1순위로 뽑을 결심을 했기 때문에 가능성만큼은 높은 선수라고 본다. 여자선수가 2년 공백을 딛고 단기간에 올라서기는 현실적으로 힘들지만 꾸준히 경기에 출전하다보면 기량을 회복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2017~2018시즌 정규리그에서 윤예빈이 코트에 나서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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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예빈은 “첫 경기여서 훈련한대로, 긴장하지 말고 잘하자고 다짐했다. 재활과정에 연습경기도 많이 뛰어봤는데 역시 실전은 다르더라. 재활기간이 길어져 힘들었지만, 팀 동료들과 한 번도 손발을 맞춰보지 않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돼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워야 할 것들이 많지만 기회를 얻는다면 포인트가드 자리를 꿰차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재활기간이 길었던만큼 부상 재발에 대한 두려움을 완전히 떨쳐내기는 어려웠다. 그는 “또 다치면 어쩌나라는 불안감이 여전히 있다. 하지만 선배들이 몸을 사리면 오히려 더 다친다고 말씀하셔서 더 저돌적으로, 적극적으로 몸싸움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 조금씩 이겨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목표는 부상 없이 풀 타임을 치르는 것이다. 윤예빈은 “정해놓은 목표도, 이루고 싶은 성과도 아직은 없다. 무에서 시작해 하나씩 채워가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포인트가드 부재로 신음하던 삼성생명에 작은 등불 하나가 빛나기 시작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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