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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지석기자]‘2007년부터 2011년까지 5년 연속 저작권료 수입 1위, 2016년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선정 대중음악 작곡과 편곡 부문 저작권료 1위. 저작권 등록된 곡수만 576곡.’
작곡가 조영수의 이름 앞에는 ‘저작권료 킹’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SG워너비의 ‘라라라’와 ‘내 사람’, ‘가슴 뛰도록’을 비롯해 이승철의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신화의 ‘브랜드 뉴’, 오렌지캬라멜의 ‘아잉’과 ‘마법소녀’, 홍진영의 ‘사랑의 배터리’ 등 히트곡 제목을 일일이 나열하기도 벅차다.
그러나 한때 일년에 80곡씩 작곡하던 그는 지난 2013년부터 작업량을 년간 10곡 내외로 확 줄였다. 누군가는 ‘슬럼프’라고 하지만 그는 ‘더 큰 도약을 위해 숨을 고르는 과정’이라고 표현한다. 작곡가에서 제작자 겸 프로듀서로 본격 전환하기 위한 과정이라는 것이다. 자신이 대표 프로듀서로 있는 넥스타엔터테인먼트를 YG엔터테인먼트처럼 ‘아티스트 이미지’ 강한 기획사로 바꾸는 게 그의 목표다.
<②에 이어>-2007년 설립한 넥스타엔터테인먼트의 대표 프로듀서다. 방시혁, 김도훈 등 다른 작곡가 출신 제작자와 자연스럽게 비교될 수 밖에 없다.사람들이 당연히 비교를 할 것 같다. 다행인건 모두 나보다 나이 많은 선배들이다. 먼저 그 길을 가신 분들이 잘 됐다고 좋게 생각한다. 스스로 그런 점에 대해 고민 중이다. 지금 현재 우리 기획사에 큰 스타가 있는 것도 아니고, 앞으로 어떤 가수, 어떤 스타일로 가야 할지 고민하고, 선배들을 보며 공부하고 있다.
-넥스타엔터테인먼트는 설립 이후 소속 가수가 많지 않았다. 김그림이 있었고, 투빅, 케이시가 있는데.가수를 키우긴 했지만 작곡가인 내게 더 비중이 맞춰졌었다. 내가 낸 ‘올스타’ 앨범이 음원과 앨범 모두에서 가장 많은 판매량을 올렸을 정도다. 사실 작곡가가 가수를 제작하면 안된다는 마인드가 업계에 있었다. 성공 사례도 많지 않았다. 나 스스로도 작곡가가 가수를 제작하는 데 대한 두려움을 가졌었고 확신도 없었다.
상황이 바뀐 게 불과 2~3년 밖에 안됐다. 방시혁 형이 방탄소년단을, 김도훈 형이 마마무를 성공시켰다. 그들을 보며 ‘좋은 아티스트를 만들면 되겠구나’하는 확신과 믿음이 생겼다.
넥스타엔터테인먼트는 내가 메인이었던 게 사실이다. 앞으로 달라질 것이다. 프로듀서로서 회사에서 나오는 가수를 서포트하는 내 역할이 커질 것 같다. 지금은 작곡가에서 프로듀서·제작자로 전환하는 과도기를 거치고 있다. 지금까지 내 역할이 작곡가 8 대 프로듀서·제작자 2였다면 이제 작곡가 2 대 프로듀서·제작자 8로 비중을 바꿀 것이다. 제작자로 욕심이 난다기 보다 그쪽에 더 재미를 느낀다.
-검증된 스타 작곡가다. 제작자로 변신하려면 예전의 자신을 내려놓는 작업이 필요할 텐데.최근 2~3년간 내 자신이 많이 바뀌었다. 새로운 걸 하고 싶지만 이전의 내가 가진 큰 것을 버려야 하는데서 오는 미련이 분명 있었다 겁도 났다. 그러나 몇년간 많이 생각하면서 내가 변화를 감당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
가요계 유행 패턴도 2~3년 새 바뀌었다. 예전 대중은 ‘내가 안 좋아도 다른 사람이 많이 좋아하는 노래를 나도 좋아하게 된다’는 게 있었다. 특정 노래가 크게 유행을 하기도 했다. 요즘 대중에겐 ‘남들이 좋아하는 건 안좋아해. 남들이 안 듣는 새로운 걸 듣고 싶어’하는 성향이 늘고 있다. 인디, 언더 성향의 마니아적 음악이 올라오는 이유다. 만들어진 가수가 아닌 아티스트, 개성있는 색깔이 중요시되고 있다.
많은 사람이 좋아할 만한 음악을 만들어 왔지만 이젠 소수의 음악이 사랑받는 역설적 상황이 자주 형성되고 있다. 나도 그래도 되고 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겨서 두려움이 없어졌다.
-제작자 겸 프로듀서로서 본격적으로 나서게 될 때 어떤 아티스트들을 키울 예정인가.아이돌과 아티스트 두가지 큰 축을 세울 것이다. 우선 빠르면 올해 말, 아니면 내년에 여자 아이돌을 데뷔시킬 계획이다. 이전에 보지 못한 색깔이 전제가 돼야 한다. 내가 엑소 같은 친구들을 데리고 엑소 같은 팀을 만든다고 엑소처럼 잘 될 수 없다. 남들이 손대지 않은 틈새 시장을 공략할 것이다.
또 자이언티, 크러쉬, 딘 같은 아티스트도 키워내고 싶다. 오디션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많은 친구들을 체크하고 있다. 그 친구들이 가지지 못한 경험과 연륜을 내가 채워주고, 내 부족한 부분일 수 있는 참신함과 새로움을 그 친구들이 메우면 새로운 음악, 좋은 아티스트가 나올 수 있을 것이다.
-가요 제작자로서 롤모델은.YG다. YG는 ‘기업’, ‘아티스트’란 이미지를 둘 다 가진 회사다. 아티스트 마인드를 가진 회사이고, 시스템도 최고 수준이다. 양현석 대표도 아티스트 출신인 점이 소속 가수들에 고스란히 묻어나온다. 트레이닝도 개성을 최대한 살려서 한다. 그처럼 대형 업체로 키우진 못하더라도 그렇게 색깔 있는 가수를 키우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
-작곡가로서 조영수는 ‘저작권료 킹’ 이미지가 강하다. 음악 인생 2R인 제작자로 듣고 싶은 말은.제작자로 1위가 되고 싶다. 저작권료 1위는 금전적인 면, 히트곡 수를 강조한 건데. 제작자로는 남들이 부러워할만한 위치가 되고 싶다. 돈도 중요하지만 YG처럼 아티스트 색깔 유지하며 회사와 스타를 키우는 작곡가 겸 제작자가 되고 싶다.
monami153@sportsseoul.com
사진 | 넥스타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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