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혜

[스포츠서울 조현정기자]

“30대인 지금 이 순간이 너무나 좋아요!”최근 종영한 SBS 수목극 ‘질투의 화신’의 배우 서지혜(32)가 ‘단아’, ‘청순’ 등 자신을 따라다니던 수식어를 떼고 걸크러시 매력으로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 극중 앵커 출신 청와대 홍보수석의 딸인 아나운서 홍혜원 역을 맡아 쿨하고 털털한 ‘반전매력’을 선보였다. 올 들어서만 SBS 주말극 ‘그래, 그런거야’와 ‘질투의 화신’으로 꽉찬 한해를 보낸 그는 모처럼의 여유를 만끽하는 모습이었다. 최근 서울 강남의 소속사 사무실에서 스포츠서울과 인터뷰를 가진 서지혜는 변함없이 인형같은 미모에 연기에 대한 욕심과 속내를 담담하게 털어놨다. 연기의 멋과 맛에 푹 빠진 모습이었다.

2005년 영화 ‘여고괴담4-목소리’로 데뷔한 이래 10년 넘게 안방극장과 스크린에서 활약해온 그가 연기한 ‘질투의 화신’ 속 홍혜원은 ‘서지혜의 재발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술에 취해 자신에게 ‘사귀자’는 이화신(조정석 분)에게 눈을 동그랗게 뜨고 욕설을 잇달아 퍼붓나 하면 이화신이 표나리(공효진 분)를 사랑하는 걸 알고는 ‘짝사랑’을 포기선언하는 등 ‘쿨내’ 진동하는 매력적인 인물이었다. 지난해 11월 촬영을 시작한 김수현 작가의 ‘그래, 그런거야’가 8월에 끝나기가 무섭게 서숙향 작가의 ‘질투의 화신’까지 1년을 꼬박 달려왔다. “쉬지 않고 연달아 드라마에 들어가 지칠 거라 생각했는데 전혀 힘들지 않았다. 끝나고 나니 보람찬 한해였다”며 “예전에는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젠 작품이 끝나면 에너지가 더 넘치는 거 같다. 원래 체력이 엄청 좋다. 하하.”

서지혜
배우 서지혜가 스포츠서울과의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30대에 접어들며 연기의 재미와 욕심에 눈떴다. 그는 “20대 때는 뭘 모르고 시작해 패기와 열정으로 달려왔지만 30대에는 이제서야 연기에 좀 알고 정리하는 느낌이어서 일하는 즐거움을 더 느끼게 됐고 일 욕심도 많이 생겨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며 “활동적인 걸 좋아하는 편이라 집에 있는 시간보다 밖에서 사람들과 어울리는 시간이 즐겁고 촬영하느라 잠못자 체력적으로 힘든 것도 잊혀질 만큼 연기가 즐겁고 할수록 에너지를 받는 것 같다”고 생긋 웃었다.

지난해 박경수 작가의 SBS ‘펀치’를 비롯해 올 들어 김수현, 서숙향 작가 등 스타 작가들의 작품을 거치며 배우로서 부쩍 성장했다. 서지혜는 “다른 배우들이 김수현 작가님 작품을 하면 배울 점이 너무 많아 한번 하면 생각이 많이 바뀐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정말 같이 작업했다는 것만으로도 복이라고 생각한다”며 “열심히 하고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대본연습을 많이 하고 촬영하다보니 많이 배웠고, 예전보다 연기에 대한 시각이 달라졌다. 대선배님들 옆에서 연기를 보면서 느낀 점도 많고 나한테 정말 의미있는 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질투의 화신’의 서숙향 작가와 미팅하며 ‘성격이 어떠냐’는 말에 ‘남자같은 면이 있어 털털하다’고 하자 ‘욕도 하세요?’라는 질문에 ‘욕 안하는 사람이 어디 있냐’고 답한 게 반전매력의 캐릭터로 탄생하게 됐다.

서지혜는 “내가 갖고 있던 이미지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줬고 사랑에도 쿨한 혜원이가 여성들의 로망을 건드려 속시원한 사이다같은 매력의 걸크러시 캐릭터여서 많이 좋아해주신 것 같다”며 “나도 할말은 하고 뒤끝 없는 점이 혜원이와 닮은 것 같다. 사랑에 쿨하기가 쉽진 않지만 어느 순간 상대방의 사생활에 대해 쿨하게 받아줄 수 있게 되더라”고 담담해했다.

욕설하는 장면과 관련해선 “감독님이 마음껏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하셨지만 이런 모습을 보여주는 게 처음이라 어떻게 하면 잘 표현할 수 있을까 부담감이 있었다. 망가졌다기 보다 분출할 수 있어서 재미있었다. 다양하게 여러 톤과 버전의 욕을 준비해가서 연습했더니 다들 무서워하더라. 감독님과 상의해 시크하게 툭 던진 게 욕인, 그런 느낌으로 갔다. 방송을 보니 너무 재미있어서 더 찰지게 욕할 걸 그랬나 했다”고 미소지었다. ‘질투의 화신’을 통해 얻은 가장 큰 수확으로 “또다른 나를 얻었다”며 “내 안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만족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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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서지혜.사진|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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