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팀 고양원더스 훈련
일본 독립구단 고치 파이팅 독스가 국내 선수들을 대상으로 트라이아웃을 실시한다. 트라이아웃을 주최하는 리크루트솔루션은 트라이아웃에 선발되지 않은 유망주들로 별도의 독립구단을 운영하겠다는 청사진도 그리고 있다. 사진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국내 최초의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 선수들이 훈련하는 모습.  (스포츠서울DB)

[스포츠서울 박현진기자] 일본의 독립구단 고치 파이팅독스가 26일과 27일 이틀에 걸쳐 경기도 성남시 탄천종합운동장 야구장에서 한국 선수를 대상으로 트라이아웃을 실시한다. 한국 선수를 대상으로 하는 일본 독립구단의 입단테스트가 국내에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치 파이팅독스는 일본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던 후지카와 규지(한신 타이거즈)가 2015년 연봉을 받지 않고 봉사했던 팀으로도 유명하다.

이번 트라이아웃에서 기량을 인정받은 선수는 고치 파이팅독스의 정식선수로 뛰게 되거나 육성선수 자격을 얻는다. 정식선수는 급여를 지급받지만 육성선수에게는 급여가 지급되지 않는다. 트라이아웃 장면은 동영상을 통해 고치 파이팅독스가 속한 일본 시코쿠 독립리그 산하 구단들에도 전달된다. 고치 파이팅독스에 입단하지 않는 선수들도 동영상 지원을 통해 총 3개의 일본 독립야구단에 추가로 입단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트라이아웃 첫 날인 26일에는 오후 2시부터 4시간 동안 투수와 야수로 나눠 피칭과 타격, 수비, 송구 주루 등 기본기 테스트를 진행하고 1차 합격자에 한해 이튿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실전 게임 테스트를 갖는다. 트라이아웃 참가를 원하는 지원자는 주최사인 리크루트솔루션 홈페이지(www.rsgroup.co.kr/baseball)를 통해 21일까지 접수하면 된다.

이번 트라이아웃에는 고치 파이팅독스의 고마다 노리히로 감독과 구단 관계자, 일본 취재진이 참관한다. 고마다 감독은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와 요코하마에서 20년간 활약한 스타선수 출신으로 2000년에는 통산 2000안타를 달성하기도 했다. 고마다 감독은 “최근 국제경기에서 지켜본 한국 선수들의 체격과 파워가 매우 인상 깊었다. 이번 트라이아웃에서 그런 선수들을 많이 만났으면 좋겠다. 앞으로 한국 선수를 대상으로 한 트라이아웃을 매년 실시하고 일본 내 다른 리그로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트라이아웃을 주최하는 리크루트솔루션의 최성진 대표는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 일본 독립리그 구단 트라이아웃이 많은 선수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줬으면 좋겠다. 일본에서 뛰면서 선수로서의 발전 가능성을 한 번 더 엿보고 일본어 습득과 일본 문화 체험 기회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크루트솔루션은 이번 트라이아웃을 계기로 2017년 국내에 독립구단 창단도 계획하고 있다. 고치 파이팅독스 트라이아웃에서 선발되지 않은 선수들과 국내 유망선수 등 30명으로 팀을 꾸려 국내 대학팀, 프로야구 2·3군팀들과 친선경기를 벌인다는 구상이다. 고치 파이팅독스와 교환선수 제도 운영, 시코쿠 리그 팀들과의 교류전도 협의하고 있다.

LG 트윈스에서 투수로 활약했던 인현배 리크루트솔루션 이사는 “국내 프로야구 인기가 높다고는 하지만 아직 저변이 취약하다. 고교 졸업 선수 중 프로에 입단하는 선수는 10%도 되지 않는다. 스무 살도 안 된 나이에 인생의 성공·실패를 결정할 순 없다. 고치 파이팅독스 트라이아웃과 독립야구단 창단을 통해 후배들에게 두 번째 기회를 주고 싶다. 꿈이 있다면 끝은 없다”고 강조했다.

j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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