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꾸준함의 대명사’ 박한이(37·삼성)가 팀 선배 양준혁(47·은퇴)과 드디어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하늘도 그의 기록을 도왔다. 이제 박한이는 2017년 17년 연속 100안타라는 대기록에 도전할 자격을 얻었다.
박한이는 4일 대구 삼성전에 우익수, 2번타자로 선발출전해 첫 타석에서 9연속경기 안타해진을 이어가며 시즌 100번째 안타를 터뜨렸다. 1회말 무사 1루에서 LG 선발 봉중근의 구속 111㎞짜리 커브를 밀어쳤다. 폴로스루가 끝까지 이뤄지지 않아, 타구는 끝까지 살아가지 않았다. 하지만 LG 중견수 김용의와 우익수 문선재가 우중간에서 충돌했고 타구는 김용의의 글러브에 맞고 떨어졌다. 기록원은 충돌 전 김용의의 글러브에 완전히 포구되지 않았기 때문에 안타를 줬다. 전광판에 안타를 뜻하는 ‘H’란에 빨간 불이 들어오고, 전광판 대형 화면에 박한이의 16년 연속 100안타 달성 소식이 떴다. 홈 관중들은 뜨거운 환호로 박한이의 대기록 달성을 축하했다. 5회를 마친 뒤 클리닝타임 때 시상식도 열렸다. LG 선수들도 더그아웃 앞에 도열해 시상식을 지켜봤고, 박한이도 고개숙여 답례했다. 이후 박한이의 등장음악이 크게 울려 펴지며 홈팬들의 흥을 돋웠다.
박한이는 삼성 유니폼을 입은 2001년 프로 데뷔 첫 해부터 한 해도 거르지 않고 개근하며 매년 세 자릿수 안타를 기록했다. 지난해까지 무난히 15년 연속 100안타를 달성할 정도로 꾸준했다. 하지만 올해 악재를 만났다. 지난 4월 무릎 수술을 받으며 한달 넘게 재활에 매달렸다. 지난 5월 15일 1군 엔트리에 다시 등록된 뒤로는 주로 대타로 나가 타격감을 끌어 올렸다. 100안타 달성이 불가능하게 느껴졌지만 5월말부터 주전으로 나서며 타격페이스를 빠르게 끌어 올렸다. 7월 무릎이 불편해 다시 교체로 출전하는 경우가 잦아졌지만 8월부터 다시 안타생산을 재개해 기어이 100안타 고지를 점령했다.
16년 연속 100안타는 양준혁, 한 명밖에 달성하지 못한 기록이다. 올해 이승엽(삼성)이 14년 연속 100안타를 달성했지만 내년 은퇴를 앞두고 있다. 김태균(한화)이 12년 연속 100안타를 달성했지만, 데뷔 시즌인 2001년과 2002년에는 100안타를 채우지 못했다. 박한이의 누적 경기수는 양준혁보다도 적다. 양준혁은 1975경기째 16년 연속 100안타를 기록했지만, 박한이는 이날 1912경기째만에 기록을 세웠다.
연속경기 100안타행진은 실력뿐 아니라 부상없이 성실하게 뛴 선수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30~40홈런을 치는 거포도, 타격왕 출신도 쉽게 탐낼 수 없는 영역이다. 지난해까지 15시즌 평균 타율이 0.295로 박한이는 한 시즌 100경기 미만으로 뛴 시즌은 지난해(94경기) 밖에 없을 정도로 성실하고 자기관리를 잘했다.
박한이의 16년 연속 100안타는 특별하다. 내년에도 주축선수로 활약할 박한이는 전대미문의 17년 연속 100안타에 도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한이는 “올해 100안타를 달성해야만 내년에 100안타에 도전할 수 있다. 이번에는 양준혁 선배님과 같은 기록이지만, 내년에도 (100안타를) 치면 최초로 달성하는 기록이 된다. 내 이름이 남는 것 아닌가”라고 큰 의미를 부여했다.
iaspire@sportsseoul.com
기사추천
1
![[SS포토] 삼성 박한이, 16년 연속 100안타 위업! 실책성이라 머쓱하지만...?](https://file.sportsseoul.com/news/legacy/2016/10/05/news/201610050100013990000974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