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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철남 전 대한소프트볼협회장(오른쪽)이 ‘사랑의 열매’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억원을 기부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제공|사랑의열매

[스포츠서울 배우근기자] “내가 아닌 남을 위해 베풀 때 더 행복하다.”

최철남(70) 전 대한소프트볼협회장이 1억원 이상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했다. 대전 남영·남경의료재단 이사장으로 현재 아시아소프트볼연맹 부회장직도 맡고 있는 그는 지난 20일 ‘사랑의열매’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억원을 쾌척했다.

최 이사장은 기부를 결정하고 실천한 배경에 대해 “뉴스를 통해 다른 분들의 기부 소식을 접할 때 마다 ‘나도 해야 되겠다’라고 마음을 먹었다. 나보다 못한 사람들이 기부에 기꺼이 동참하는 모습을 보며 ‘내가 세상을 잘못 살고 있는게 아닌가’라는 생각도 했다. 그 동안 협회 회장으로 재임하면서 앞으로 소프트볼 발전을 위해 사용하려고 준비해 둔 돈이었는데, 이번 기회에 기부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최 이사장은 최근 대한소프트볼협회가 대한야구협회에 통합되면서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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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철남 남영·남경의료재단 이사장이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이 된 뒤 나눔의 메시지를 작성하고 있다. 제공|사랑의열매

최 이사장이 이번에 기부한 금액은 1억원이다. 의료재단을 운영하고 있지만 거금임에 틀림없다.

최 이사장은 “어렵게 번 돈을 남을 위해 쓰는 건 쉽지 않았다. 어려운 결정이었고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러나 그 동안의 여러 기부를 통해 이전에 몰랐던 편안함을 알게 됐다. 타인을 위해 돈을 쓰고나면 마음이 행복해진다. 기부금의 많고 적음이 문제가 아니다. 남을 위한 행동에 따라오는 행복은 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낄 수 있다. 처음이 힘들지 막상 시작하면 꾸준히 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최 이사장이 대한소프트볼협회 회장을 하며 체육계에 몸 담았을 때를 돌아보면 부인의 반대가 심했다. 그러나 이번 1억원 기부는 달랐다. 최 이사장은 “아내가 체육계 일을 하는것에 대해 반대가 심했다. 대표라는 자리가 돈은 돈대로 쓰면서 좋은 소리를 듣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1억원 기부에 대해선 흔쾌히 승낙했다”라고 미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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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철남 남영·남경의료재단 이사장. 제공|사랑의열매

최 이사장이 이번에 1억원 기부를 결정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야구와 소프트볼을 하는 저소득층 학생에 대한 지원과 기부 문화 활성화에 있다. 최 이사장은 “운동을 잘하는 청소년이 많이 있다. 그런데 경제적으로 뒷받침이 안돼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 협회 회장직에서는 물러났지만 간접적으로나마 그 아이들이 힘을 낼 수 있게 돕고 싶었다”고 했다.

사실 최 이사장은 기부 외에도 도움의 손길을 꾸준히 내밀었다. 대학진학에 실패하거나 실업팀에 가지 못한 선수들을 남영 병원 소프트볼 팀에 합류시켰다.남영 병원 소프트볼 팀은 지난 2014년 전국체전에 대전 대표로 출전해 동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최 이사장은 운동과 함께 이들이 제 2의 인생을 설계할 수 있도록 간호조무사 자격증을 따는데도 아낌없이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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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철남 남영·남경의료재단 이사장. 제공|사랑의열매

기부의 두 번째 이유는 세상에 온기를 조금이나마 전달하기 위해서다.

최 이사장은 “뉴스에 좋은 이야기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나쁜 뉴스 보다 선행과 같은 훈훈한 뉴스를 보고 싶다. 1억원 기부를 알리고 싶지 않은 생각도 있었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도 남을 돕는 긍정적인 면을 알리고 싶었다. 세상이 아직 따뜻하다는 점을 공유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 이사장은 “사람은 내가 아닌 남을 위해 베풀때 더 행복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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