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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최신혜기자] 삼진제약이 의식장애, 혼수, 경련 등 부작용 논란에 휩싸였던 게보린 이슈로 추락했던 실적을 최근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게보린 괴담’이 돌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이하 건약) 등도 게보린 제제 부작용 범위 등에 대한 연구가 아직 미흡한 상황이라며 안전성에 대한 추가정보 수집과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삼진제약 측은 ‘게보린은 충분히 안전한 의약품’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IPA성분, 혼수·경련 등 부작용 논란 휩싸여게보린은 삼진제약을 대표하는 해열진통제다. 1979년 국내에 출시됐으며 주요성분은 ‘아세트아미노펜(300mg)’, ‘이소프로필안티피린(150mg)’, ‘카페인무수물(50mg)’ 등이다. 이중 논란이 된 성분은 이소프로필안티피린(이하 IPA)이다. 게보린 내 들어 있는 IPA가 골수억제작용에 의한 과립구감소증, 재생불량설빈혈, 의식장애, 혼수, 경련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제제의 위험성에 대한 지적이 제기된 것이다.
건약은 지난 2008년부터 게보린 제제의 위험성을 지적하며 판매중단과 식약처의 의약품 재평가를 요구해왔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온갖 속설이 떠돌며 불안감이 확산됐다. ‘게보린을 10알 이상 먹으면 혼수상태에서 심장이 멎어버린다’, ‘게보린 20알을 먹으면 죽을 수 있다’는 등의 유언비어가 떠도는 것은 물론 조퇴 목적으로 게보린을 복용하는 학생들이 느는 현상도 일어났다.
게보린이 안정성 논란에 휩싸이면서 삼진제약의 실적은 곧바로 추락했다. 보건의료 분석평가 전문사이트 팜스코어에 따르면 삼진제약의 매출액은 지난 2012년 1857억원으로 전년(2018억원) 대비 무려 8% 하락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27.9% 감소했다.
논란이 확대되자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2011년 게보린 제제의 안전성을 입증할 것을 제조사에 지시, 지난해 6월 9일 IPA 함유 해열진통제 재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식약처는 3년여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별다른 부작용이 없는 것으로 결론 짓고 게보린정의 일부 주의사항을 수정하는 선에서 시판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식약처 시판 유지 결정에도 논란 지속…이유는?식약처의 재평가 결과 공개 이후 삼진제약의 매출액은 2013년 3.4%, 2014년 4.8%, 2015년 7.6% 증가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 역시 2013년 73.8%, 2014년 4.9%, 2015년 13.9% 느는 등 실적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게보린 부작용 관련 이슈는 아직 사그라들지 않았다. 현재 SNS 등에는 ‘게보린을 먹으면 부작용으로 백혈병에 걸릴 수 있다’는 등의 내용이 확산되고 있다.
건약 또한 식약처에 제출된 보고서에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며 추가적인 안전성 정보 수집과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건약은 논평을 통해 “IPA는 혈액학적 부작용 뿐만 아니라 인지기능저하, 경련, 부정맥, 심인성 쇼크 등의 다양한 부작용에 대한 논란이 있지만 보고서는 무과립구증과 재생불량성빈혈이라는 혈액학적 부작용에만 초점을 맞추고 다른 주요한 부작용을 검토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이 연구는 데이터마이닝과 생태학적 연구, 환자-대조군 연구 세 부분으로 진행됐는데, 한국에서의 낮은 부작용 보고율과 IPA 위험 논란으로 사용량이 급감한 상황에서 연구방법의 보완이 이뤄지지 않은 채 환자-대조군 연구가 진행됐던 점 모두 한계점이다”라고 덧붙였다.
◇삼진제약, “혈액학적 부작용 無…근거 없는 속설 많아”삼진제약 측은 ‘게보린의 혈액학적 부작용이 없다’는 전문기관의 연구결과를 이미 공개했으며 건약이 문제 삼은 인지기능저하 등의 기타 문제점들은 다른 의약품도 충분히 야기할 수 있는 부작용이라고 설명했다. 소화제나 비타민 등 일반의약품도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전부 명기하도록 되어있는 시스템인데, 유독 게보린만 부작용이 많은 것처럼 곡해되고 있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삼진제약 관계자는 “논란이 되고 있는 SNS, 포털 게시물은 지난해 식약처 발표 전 작성된 것일 가능성이 높다”며 “개인 블로거, SNS 이용자들을 일일이 관리해 삭제조치하지 않다보니 오해가 커진 것 같다”고 해명했다. 또 “게보린의 경우 40년의 역사를 지닌 대중화된 의약품이다 보니 중고등학생 등이 조퇴, 다이어트 목적으로 게보린을 오남용하는 사례가 많아 위험한 약처럼 비춰질 때가 있지만 올바르게 복용하면 안전한 약이다”라고 말했다.
ss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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