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kt 이해창, 피어밴드 데뷔전인데 제대로 리드해야지!
kt 위즈 포수 이해창이 3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진행된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미트를 만지작거리며 몸을 풀고 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대전=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kt 포수 이해창(29)이 ‘조범현의 남자’로 거듭나고 있다. 화끈한 방망이 실력으로 팀을 승리로 이끌더니 안정적인 투수리드까지 뽐내 조 감독을 흐뭇하게 했다.

이해창은 8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6 KBO 리그 한화와 정규시즌 원정경기에 7번타자 포수로 선발출장했다. 전날 대구 삼성전에서 생애 첫 한 경기 3홈런(4타점)으로 침체된 팀을 건져내더니 이날은 빼어난 볼배합으로 한화 타선을 꽁꽁 묶었다.

외국인 투수 조쉬 로위와 호흡을 맞춘 이해창은 6회까지 단 3개의 안타만 허용하는 절묘한 볼배합을 뽐냈다. 빠른 공을 기다리면 직구처럼 오다 떨어지는 포크볼로, 포크볼을 기다리면 히팅포인트에서 스르륵 가라앉는 커브를 가미해 한화 타자들의 혼을 빼놓았다. 이날 배합의 백미는 2회말 나왔다. 선두타자 이성열에게 우중간 2루타를 내주고 양성우에게 볼넷을 허용해 무사 1, 2루 위기에 몰렸다. 신성현에게 희생번트를 대줘 1사 2, 3루가 되자 이해창의 머리회전이 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바깥쪽 공에 약점을 가진 하주석을 상대로 초구로 바깥쪽 빠른공을 던져 바깥쪽 변화구에 대한 인식을 심어준 뒤 포크볼 두 개를 잇따라 던져 2볼 1스트라이크를 만들었다. 공격적인 성향의 하주석에게 몸쪽 높은공으로 파울을 유도해 유리한 볼카운트를 선점한 뒤 바깥쪽 빠른공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바깥쪽 변화구를 의식하던 하주석의 배트가 공이 미트에 들어간 뒤 돌았을 정도로 수싸움에서 완승을 거뒀다. 이어 허도환에게는 커브와 포크볼 뒤 빠른 공으로 타이밍을 조절한 뒤 몸쪽 커브로 루킹 삼진을 솎아냈다. 6회말 2사 1, 2루 위기에서는 밀어치려는 의식이 강한 양성우에게 몸쪽 포크볼을 과감히 선택해 2루수 땅볼을 유도했다. 로위가 6회까지 112개를 던지면서도 무실점으로 역투할 수 있는 배경을 이해창이 만들어준 것이다. 비록 승리를 지키지 못했지만 8회까지 보인 투수리드는 일품이었다.

[SS포토] kt 이해창, 삼성전 2회 투런 홈런 폭발! 시즌 4호!
kt 위즈 이해창이 7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1-0으로 앞선 2회 투런 홈런을 쳐낸 뒤 그라운드를 돌며 박계원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조범현 감독은 “왼쪽 귀가 조금 안좋아 오해를 받았다. 말을 잘 못알아들으니 어리버리하다는 오해를 받고 코칭스태프 눈밖에 난 모양”이라며 “막상 가르쳐보니 습득력이 아주 빠르더라. 기민한 선수”라고 칭찬했다. 그는 “경기 초반에는 직접 볼배합 사인을 낸다. 한두 번 사인을 내주니 이를 응용해 스스로 경기를 풀어가더라. 송구능력도 좋고 미트에서 공을 빼는 동작도 빠른편이다. 좋은 포수가 될 충분한 재능을 갖고 있다”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실제로 이해창은 한양대 시절 대학 최고 포수로 꼽혔다. 2010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7라운드 전체 50순위로 그를 선발한 당시 넥센 코칭스태프는 “우리까지 순번이 올줄 몰랐는데 대어를 낚았다”며 쾌재를 부르기도 했다.

잠재된 재능이 뛰어났지만 출장기회를 잡지 못해 빛을 발하지 못하던 이해창은 올해 kt로 이적해 뒤늦게 나래를 펴기 시작했다. 이날까지 67경기에서 24차례 도루를 시도하던 주자를 20번이나 잡아내 도루저지율 0.444를 기록 중이다. 조 감독은 “포수 때문에 고민이 참 많았는데 요즘은 (이)해창이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재미로 버틴다”며 웃었다. 늦게 핀 꽃이 더 아름다운 법이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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