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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영등포점은 최근 물품 보관함을 유료로 전환했다.  김자영기자

[스포츠서울 김자영기자] 이마트, 롯데마트 등 국내 대형마트들이 일부 물품 보관함을 무료에서 유료로 전환해 빈축을 사고 있다.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들은 매장 방문객들의 편의를 위해 물품 보관함을 무료로 운영해왔다. 하지만 이마트, 롯데마트가 슬그머니 유료 보관함으로 전환해, 고객 호주머니 터는데만 급급한 것 아니냐는 볼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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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영등포점 유료 물품 보관함.  김자영기자

◇이마트 등 물품 보관함 ‘슬그머니’ 유료로 전환

25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그간 무료로 운영하던 물품 보관함의 일부를 유료로 전환했다. 최근 이마트는 총 146개 매장 중 영등포점, 천호점 등 10여개 점포에서 기존 물품 보관함을 전자식 보관함으로 교체함과 동시에 유료로 전환했다. 롯데마트는 전체 매장(116개)의 절반에 달하는 60개 점포에서 전자식 유료 보관함을 운영하고 있다.

이마트의 경우 보관함을 이용하려면 기본 사용요금 500원을 넣은 후 2시간까지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2시간이 초과된 이후에는 1시간마다 500원의 추가 요금이 부과된다. 예를들어, 이마트에서 3시간 넘게 장을 봤다면 1000원의 이용료를 내야한다. 기본 사용요금 역시 기존 100원에서 500원으로 뛰었다. 롯데마트는 이마트 보단 ‘상대적’으로 시간별 요금이 저렴한 편이다. 처음 물품을 맡긴 후 3시간 까지는 무료이며, 이후 6시간까진 1000원, 12시까진 2000원이 과금된다.

이마트, 롯데마트 측은 “오히려 실제 매장을 이용하는 고객들을 배려하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영등포 처럼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위치한 매장에서는 일부 고객이 무료 보관함을 개인 사물함처럼 사용해 정작 필요한 고객들에게 혜택을 주지 못한 경우가 있었다”면서 “보관함이 다른 용도로 사용되는 것을 방지하고, 실제 쇼핑하는 고객들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유료 보관함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고객 쇼핑 편의 위해…” 홈플러스, 백화점 3사는 무료 운영반면, 또 다른

대형마트인 홈플러스를 비롯해 백화점 3사는 기존 방식 그대로 무료 보관함을 운영하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고객분들이 무거운 짐 등을 맡겨놓고 편하게 장을 보도록 배려하기 위해 서비스 차원에서 전점에서 무료 보관함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롯데·현대백화점 등 백화점 업체들 역시 같은 이유로 고객들의 짐을 무료로 맡아주고 있다. 백화점의 경우 직원들이 고객을 응대하는 물품 보관소를 마련해두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고객들의 쇼핑 편의를 높이기 위해 구매 여부와 상관없이 짐을 무료로 맡길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신세계백화점은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이마트 처럼 전자식 보관함을 일부 매장에서 운영하고 있지만, 이용료는 ‘무료’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2014년부터 본점, 영등포점, 경기(죽전)점 등 3곳 매장에 전자시스템 보관함을 도입, 당일에 한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무료로 짐을 보관할 수 있도록 했다. 신세계백화점은 향후에도 전자식 보관함은 물론 물품 보관소를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무료로 운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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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영등포점은 물품 보관함 사용 2시간 이후부터는 시간당 500원의 추가요금을 부과한다.  김자영기자

◇“고객 푼돈 받아서 장사…” 불만 ↑

상황이 이렇자 일부 고객들 사이에서는 “고객 호주머니 털어 돈 번다”는 볼멘 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 지난 23일 이마트 영등포점에서 만난 고용민(33)씨는 “고객 푼돈 받아 장사한다는 생각에 불쾌하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이마트 관계자는 “평균적으로 2시간 안에 쇼핑을 끝낼 수 있기 때문에 충분히 무료로 이용가능하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이마트 측의 이같은 답변은 최근 대형마트들이 마트를 단순히 상품을 구매하는 곳에서 체험과 놀이, 휴식을 위한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상황과 거리가 멀다. 더욱이 이마트 영등포점 바로 옆 매장에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남자들의 놀이터’라는 콘셉트로 선보인 일렉트로마트가 위치해 있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일렉트로마트는 고객들이 오랜 시간 매장에 체류하며 가전기기 등을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체험형 가전매장’을 표방하고 있다. 롯데마트 역시 쇼핑 공간을 넘어 ‘즐기는 공간’을 내세운 ‘3세대 마트’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유료보관함 운영에 대해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조치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도 있다. 이마트의 경우 지난달 자사가 운영하는 창고형 할인점인 트레이더스 인터넷몰의 무료배송 제도도 폐지했다.

실제,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지난 2(4~6월)분기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이마트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469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28.5% 감소했다. 롯데마트의 경우 2분기에만 63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에 대해 이마트와 롯데마트 측은 “전자식 보관함을 도입하는 것이 기존보다 더 큰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수익 증대 측면하고는 거리가 멀다”고 답했다.

sou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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