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마르 다 실바
2016리우올림픽 남자 축구 금메달을 이끈 브라질 축구스타 네이마르 다 실바. 사진은 지난 2013년 10월 한국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득점한 뒤 세리머니하는 네이마르.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승부차기 4-4 상황에서 브라질의 마지막 키커로 나선 건 네이마르 다 실바. 앞서 독일 마지막 키커가 실축한 가운데 침착하게 오른발로 차 넣으며 우승이 확정되자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브라질은 21일(한국시간) 리우의 마라카낭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리우 올림픽 축구 남자 결승전 독일과 경기에서 전후반 연장 120분을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5-4로 이겼다. 월드컵에서만 다섯 차례 우승한 브라질은 120년 올림픽 역사상 첫 금메달을 수확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연령별 대회를 모조리 제패한 브라질은 옥에 티였던 올림픽에서도 우승을 해내면서 ‘축구판 골든슬램’을 이뤄냈다. 더불어 2년 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 4강에서 독일에 1-7 충격패한 것을 올림픽에서 설욕했다.

삼바군단 금메달에 가장 크게 이바지한 건 와일드카드로 합류한 네이마르다. 4년 전 런던 대회에 나서 은메달을 따낸 네이마르는 이번 올림픽을 위해 지난 6월 코파 아메리카에 불참했다. A대표팀의 기둥이기도 한 네이마르를 올림픽에 전념하게 해 안방에서 금메달을 따내겠다는 브라질축구협회의 의지가 컸다.

조별리그에선 실망 그 자체였다. 이라크 남아공 등 한 수 아래 팀과 0-0 무승부를 기록하며 탈락 위기에 몰렸다. 덴마크와 조별리그 최종전을 4-0으로 이기며 간신히 8강에 오르긴 했으나 네이마르는 3경기 내내 무득점이었다. 브라질 언론은 ‘네이마르가 상대 수비에게 27차례나 공을 빼앗겼다’면서 무리한 개인 전술로 팀워크를 해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네이마르는 네이마르였다. 8강서부터 와일드카드의 자격을 입증했다. 콜롬비아와 8강에서 그림같은 프리킥으로 팀의 2-0 승리를, 온두라스와 4강에서 멀티골로 6-0 대승을 이끌었다. 독일과 결승은 하이라이트였다. 긴장감이 감돈 전반 27분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얻은 프리킥 때 키커로 나섰다. 절묘하게 오른발로 감아찬 공이 독일 골문 왼쪽에 꽂혔다. 후반 14분 막스 마이어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며 브라질 금메달의 꿈이 또다시 흔들리는 듯했으나 승부차기에서 네이마르가 ‘우승골’을 완성했다. 그간 마음고생한 듯 펑펑 운 네이마르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도 눈물을 멈추지 않았다.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다”며 “내 기분을 어떻게 표현할 수 없다. 어려운 시기를 함께해 준 동료와 가족에게 고마울 뿐이다. 정말 행복하다”고 말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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