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2,000안타 달성 경기 후 팬들에게 인사하는 박용택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KBO리그 LG와 NC의 경기에서 통산 2,000안타 기록을 달성한 박용택이 팀 승리 후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박용택은 역대 6번째로 통산 2,000안타의 고지를 밟았다. 2016. 8. 11.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잠실=스포츠서울 이환범선임기자]LG 박용택이 11일 잠실 NC전에서 통산 2000안타 대기록을 달성하며 전설의 반열에 접어들었다.

박용택은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NC와의 경기에 3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장해 7회 네 번째 타석에서 NC 구원투수 원종현을 상대로 우전안타를 터뜨려 2000안타 대기록을 세웠다. 통산 1760경기, 7343타석, 37세 3개월 21일 만에 세운 대기록이다. 양준혁(전 삼성), 전준호(전 우리 히어로즈), 장성호(전 한화), 이병규(LG), 홍성흔(두산)에 이어 통산 6번째이자 현역 선수로는 3번째, 그리고 LG 소속으로는 2번째 2000안타의 주인공이 됐다.

박용택은 볼카운트 2-2에서 133㎞ 슬라이더를 가볍게 받아쳐 2000안타를 기록했다. 이에 앞서 박용택은 1-1 동점이던 3회 1사 1, 3루에서 최금강으로부터 우전안타를 뽑아내 1999안타를 기록했다. 이날 경기전까지 2000안타에 2개를 남겨놓았는데 2안타를 몰아치며 대기록을 작성했다. 팀도 4-2로 승리하며 8연승을 달려 기쁨이 배가 됐다.

대기록을 달성한 박용택은 “이제 늙었는지 뭐만 했다하면 울컥 한다”고 너스레를 떨며 “정말 기분이 좋다. 2000안타 대기록 달성도 기분이 좋고, 3연속경기 결승타에 팀이 8연승을 한 것도 기분이 좋다”며 환하게 웃었다.

[SS포토]LG 박용택, 2000안타의 순간
LG 박용택이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KBO리그 LG와 NC의 경기 7회말 2사 우전 안타로 통산 2,000안타 기록을 달성하고 있다. 박용택은 역대 6번째로 통산 2,000안타의 대기록을 달성했다. 2016. 8. 11.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데뷔시절부터 2000안타 달성까지 야구 인생에 도움을 준 많은 사람들이 떠오른다”고 말문을 연 그는 “프로 입문 후 고비마다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다. 데뷔 시즌이었던 2002년엔 김성근 감독을 만나 겉멋 부릴 틈 없이 프로의 냉정함과 치열함, 자세를 배우며 각성하는 계기가 됐다. 2007년엔 김용달 코치를 만나 의견충돌도 있고, 싸움도 많이 했지만 훈련도 정말 많이 했다. 막상 2007년과 2008년엔 제대로 못했지만 그 해 고생이 몸에 녹아들어 2009년엔 타격왕도 할 수 있었고 지금의 내가 있게 된 것 같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2002년 LG에 입단한 박용택은 그 해 4월16일 KBO리그 데뷔전이었던 문학 SK전에서 첫 안타를 기록했고 데뷔 시즌에 108안타로 세 자릿수 안타를 기록하며 ‘미스터 LG’ 계보를 잇는 주인공으로 이름을 알렸다. 데뷔 이후 15년 동안 LG에서만 뛰며 부상으로 주춤했던 2008년(86안타)을 제외하고 올 시즌까지 14시즌에 걸쳐 세 자릿수 안타를 기록하고 있다.

박용택은 37세를 넘긴 지금도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통산 최다안타 기록은 양준혁의 2318개인데 박용택이 현재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신기록 달성도 꿈이 아니다. 박용택은 지난 2012년부터 2015년까지 KBO 리그 최초로 4년연속 150안타를 달성했고, 올해도 102경기에서 126안타를 쳐 남은 42경기에서 150안타 달성은 무난하다. 박용택은 지난 2014년말 5년 50억원에 FA재계약을 맺었는데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계약기간내에 통산최다안타 대기록을 무난하게 달성할 수 있다.

[SS포토]LG 박용택, 역대 6번째토 통산 2,000안타 달성
LG 박용택이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KBO리그 LG와 NC의 경기 7호말 2사 우전 안타로 통산 2,000안타 기록을 달성한 뒤 1루 베이스를 밟고 있다. 박용택은 역대 6번째로 통산 2,000안타의 대기록을 달성했다. 2016. 8. 11.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통산 최다안타 신기록 달성에 대해 박용택은 “제가 받는 돈을 생각하면 그 정도는 해줘야 한다고 생각하고 자신감도 있다. 부상이라는 변수가 있는데 나도 모르게 찾아오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더 철저한 관리로 부상을 예방하고 컨디션을 유지해 대기록에 도전하겠다”고 야심을 숨기지 않았다.

박용택의 야심은 의외로 통산최다안타가 아닌 다른 곳에 있었다. 박용택은 “2000안타를 달성했지만 아쉬움이 많다. 한 시즌 20홈런도 못쳐봤고, 100타점도 기록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우승 경험이 없다”며 “몇 살까지 야구할 거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은데 정말 우승만 한다면 여한이 없다. 그 때 가서 몇 살까지 야구 하고 싶은지 말씀드리겠다”며 우승에 대한 열망을 불태웠다.

LG는 리빌딩을 하는 와중에도 안정된 마운드를 바탕으로 유망주들의 잠재능력이 폭발하며 최근 8연승을 달리는 등 가을 잔치 참가를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통산 2000안타를 달성한 팀의 기둥 박용택이 건재하기에 LG의 후반기 질주는 계속될 듯 하다.

whit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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