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훈 AIBA
출처 | AIBA 홈페이지 및 페이스북

[스포츠서울 이정수기자]한국 복싱이 68년만에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에 나서지 못하게 됐다. 한국 복싱 경량급의 강자 신종훈(27·인천시청)도 끝내 리우올림픽에 초대받지 못했다.

신종훈은 9일(한국시간) 베네수엘라 바르가스에서 열린 국제복싱협회(AIBA) 주관 2016 APB(AIBA프로복싱)·WSB(월드시리즈복싱) 올림픽 선발전 3·4위전에서 아르헨티나의 레안드로 플랑크에게 0-3 판정패했다. 이번 대회에는 헤비급을 제외하고 체급별로 3장의 올림픽 티켓이 걸려있다. 3위에 올랐다면 올림픽에 나설 수 있었지만 지난 준결승전에서 멕시코의 벨라스케스 알타미라노 호세리토에게 패하며 마지막 기회로 몰렸던 신종훈은 결국 뜻을 이루지 못했다. 2회 연속 올림픽 진출의 꿈도 무산됐다.

사실 APB와 계약을 어기고 국내대회에 출전했다는 이유로 1년 6개월의 선수 자격 정지라는 치명적인 핸디캡과 싸워야했던 신종훈에게는 힘겨웠던 대회였다. 대회 개막 사흘전인 지난달 29일에야 APB가 참가의사를 물어왔고, 30일 출국했다. 하루에 2.9㎏이나 감량한 그는 20시간이 넘는 비행을 거쳐 베네수엘라에 도착해 계체측정을 통과한 후 경기에 나섰다. 지난해 11월 전국체전 이후 7개월이나 실전 경기도 치르지 못한 상황이었다. 악재 속에 경기에 나선 신종훈이었지만 갑작스러운 체중감량과 떨어진 실전감각을 극복해내기는 어려운 일이었다.

한국 복싱은 신종훈의 탈락으로 다음달 열리는 2016 리우올림픽에 한 명의 선수도 보내지 못하게 됐다. 한국 복싱은 동서냉전으로 불참한 1980년 모스크바 대회를 제외하면 지난 1948년 첫 올림픽에 참가한 이후 68년 만에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를 밟지 못하게 됐다. 복싱 대표팀은 지난 3월 중국 첸안에서 열린 지역 선발대회는 물론 지난달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패자부활전에서도 전 체급에 걸쳐 올림픽 티켓 확보에 실패했다.

polaris@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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