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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한 정신력을 발휘했지만, 서 있을 힘도 없을만큼 떨어진 체력을 지배하지 못했다. 대한민국 여자농구 대표팀이 숙적 일본이 43년 만에 아시아 정상에 오르는 모습을 지켜봤다. 시종 답답한 경기를 펼쳤지만, 체육관을 찾은 팬들은 ‘대한민국’을 연호하며 투혼을 불태운 태극낭자들을 격려했다.
대표팀은 3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국제농구연맹(FIBA) 제 25회 아시아선수권대회 결승에서 일본에 43-65(11-19 5-18 18-11 9-17)로 패했다. 에이스 변연하(청주KB·12점 3점슛 2개)를 포함한 대부분의 선수들이 체력저하에 따른 집중력 부족으로 야투 성공률(32%)이 떨어진 것이 패인이다. 김단비(안산 신한은행·2점) 김정은(부천 하나외환·3점) 등 ‘차세대 에이스’로 평가받던 젊은피들은 물론 양지희(춘천 우리은행·2점 2리바운드) 신정자(구리 KDB생명·8점 6리바운드) 등 빅맨들도 일본의 스피드를 따라잡지 못했다. 곽주영(안산 신한은행) 이연화(구리 KDB생명)의 발목부상과 강영숙(구리 KDB생명)의 컨디션저하 등 엔트리 12명 중 9명으로 대회를 치러 지칠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최강으로 꼽히던 중국을 예선과 준결승에서 잇따라 무너뜨리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2007년 인천에서 열린 22회 대회 우승 후 6년만에 아시아정상을 정복하려던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내년 터키에서 열릴 세계선수권대회 출전권은 획득했다.
경기는 사실상 초반에 갈렸다. 일본은 시작부터 도카시키 라무(20점 18리바운드)의 골밑슛이 터지기 시작하며 주도권을 잡았다. 양지희가 집중마크했지만, 앞선수비부터 상대 스피드를 따라잡지 못해 역부족이었다. 포워드 마미야 유카(19점 9리바운드)가 대표팀 수비가 도카시키에 몰린 뒷공간을 활용해 지원사격에 나서는 등 2쿼터까지 37-16으로 경기를 압도했다.
대표팀의 반격도 있었다. 3쿼터 5분여를 남기고 투입된 이승아(6점 3가로채기) 박혜진(7점 2도움·이상 춘천 우리은행) 듀오가 활발한 몸놀림으로 일본 공격루트를 차단해 34-44까지 따라 붙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전열을 가다듬은 일본은 4쿼터에서 도카시카와 마미야 트윈타워를 앞세워 점수차를 벌려 1970년 이후 43년 만에 아시아정상을 밟았다.
대표팀은 4일 오후 귀국한다.
장강훈기자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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