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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배우근기자] KIA 좌완 투수 유창식은 지난 28일 광주 NC전에 팀의 두번째 투수로 등판해 50개의 공을 던졌는데 1.1이닝 3실점으로 강판됐다. 이날 던진 50구 중에 스트라이크는 19개, 볼은 31개였다. 유창식과 배터리를 이룬 포수 이홍구는 스트라이크존을 크게 벗어나는 공은 온 몸으로 막아냈다. 그리고 스트라이크존 주변으로 들어오는 공은 포구와 함께 미트를 스트라이크존 안으로 당겼다. 이홍구는 조금이나마 스트라이크 확률을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볼집이 아닌 미트 끝부분으로 포구하기도 했고 변화구는 최대한 팔을 쭉 뻗어 잡았다. 이날 볼이 스트라이크로 바뀌진 않았지만 포수 이홍구의 노력은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스트라이크 확률을 높이기 위한 이홍구의 영리한 미트질은 프레이밍(framing)이라 불린다. 프레이밍은 살짝 빠지는 공을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온 것처럼 잡는 포구 기술이다.
심판이 스트라이크 판정을 내릴 수 있게 유도하는 것으로 미트의 가운데 볼집이 아닌 구석으로 잡거나 미트 위치를 살짝 스트라이크존으로 옮기는 것이다. 심판의 속여 스트라이크를 유도한다는 측면에서 볼 때 프레이밍 기술은 부정행위에 가깝다. 부당한 이득은 페어플레이 정신에 위배된다.
그러나 프레이밍은 부정행위가 아니다. 사인 훔치기나 공에 상처를 내는 것과는 다르다. 허공에 존재하는 스트라이크존은 흰 선으로 명확하게 그려져 있지 않다. 야구를 두고 신사의 게임이라고 부르지도 않는다. 그라운드에는 수많은 속임수가 난무한다.
그래서 프레이밍은 스트라이크 존의 경계를 이용하는 기술에 가깝다. 제구력이 뛰어난 투수는 스트라이크존의 구석구석을 이용한다. 타자가 스트라이크를 노리면 스트라이크 같은 볼을 던진다. 배터리를 이룬 포수는 프레이밍으로 빠지는 공을 스트라이크로 둔갑시킨다. 그것은 차라리 팀워크다. 이날 유창식을 돕기 위한 이홍구의 노력이 그랬다
프레이밍이 부정행위가 아닌 또다른 이유가 있다. 기회의 측면에서 공평하기에 그렇다. 한쪽에만 일방적이지 않다. 홈팀, 원정팀을 가리지 않고 똑같은 상황이 제공된다. 성공과 실패는 기술의 차이다. 현대 야구에서 프레이밍이 포수의 능력을 평가하는 잣대의 하나가 됐다.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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