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박뱅’이 그 어려운 걸 또 해냈다.
미네소타 박병호(30)가 20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2연속경기 아치를 그려냈다. 미니애폴리스에 위치한 타깃필드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밀워키와 인터리그 홈 경기에 6번타자 1루수로 선발출장 한 박병호는 2-5로 뒤진 8회말 1사 후 상대 우원 타일러 손버그의 커브를 잡아 당겨 126m짜리 대형 홈런을 폭발했다. 전날 밀어서 홈런을 때려낸데 이은 2연속경기 홈런. 시즌 4번째 홈런으로 아메리칸리그 홈런부문 공동 5위로 올라섰다. 구단은 SNS를 통해 박병호의 홈런 상황을 중계하며 “박뱅이 또 해냈다”며 감탄했다.
박병호가 치면 미네소타 타선이 살아난다. 이날도 2-5로 뒤진 상태에서 홈런이 나오자 에디 로사리오가 2점 홈런으로 화답해 5-5 동점을 이뤘다. 비록 9회초 결승점을 내주고 5-6으로 패했지만 박병호가 홈런을 터트리면 타선이 살아나는 기분좋은 징크스가 이어졌다. 구단 SNS도 “박병호는 역전을 어떻게 시작하는지 알고 있다”는 멘트로 높아진 팀내 가치를 대변했다.
선두타자로 나선 2회 첫 타석에서 수비 시프트를 뚫는 좌전 안타를 때려낸 박병호는 8회 홈런을 터트리며 2연속경기 멀티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때려냈다. 인터리그 시작 전 2할이 채 되지 않던 타율도 0.233까지 끌어 올려 순조롭게 빅리그에 적응하고 있다는 것도 알렸다. 미네소타 폴 몰리터 감독은 AP통신과 인터뷰에서 “박병호는 꾸준히 적응하고 있다. 그는 야구 지능이 매우 뛰어나다. 그 재능이 빅리그 적응에 도움이 되고 있다. 스윙이 타구에 맞아 들어가는 순간을 지켜보는 것은 매우 흥미롭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날 홈런으로 박병호는 시즌 3개 이상 홈런을 때려낸 메이저리그 타자들 중 가장 비거리가 긴 타자로 등극했다. ESPN이 집계한 자료에 의하면 박병호의 평균 홈런 비거리가 132m다. 지난 19일까지 기록한 메이저리그 타자 전체 홈런 평균 비거리인 122m보다 10m가 더 날아갔다. 홈런 3개를 때려낸 애리조나 간판 스타 폴 골드슈미트가 평균 비거리 130.1m였고 박병호의 홈런을 이틀연속 지켜본 밀워키 라이언 브론이 129.5m로 각각 2, 3위에 올랐다. 올해 올스타 외야수 후보 0순위로 떠오르고 있는 볼티모어 마크 트럼보도 홈런 5개를 평균 129.2m 밖(?)에 날리지 못해 박병호의 힘을 따라잡지 못했다. 지난 17일 LA 에인절스전에서 때려낸 142m짜리 대형 홈런은 타깃필드 개장 이후 최장거리 홈런이라 기념물을 설치한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하지만 박병호는 “아직 적응중이다. 쉽지만은 않다”며 겸손한 자세를 보였다. 그는 CBS 미네소타와 인터뷰에서 “새로운 곳에서 자연스럽게 적응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빅리그 생활이 쉬울 것으로 생각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코칭스태프와 동료들이 내가 좋은 성적을 내거나 부진해도 항상 응원을 해 준다. 확실히 의지가 된다. 동료들은 내가 혼자라는 것을 느끼지 않게 농담도 자주 건넨다.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예상보다 빨리 빅리그 문화에 적응할 수 있던 비결이 동료들의 따뜻한 배려 덕분이라는 것이다.
CBS 미네소타는 “박병호는 경기장 밖에서도 아내와 아들이 트윈시티에 정착하는 걸 돕느라 매우 바쁘다. 미네소타는 박병호를 고등학교 때부터 지켜봤다. 출발이 조금 더뎠지만 미국 야구와 투수들에게 빠르게 적응했다. 이들의 예상이 맞았다”며 성공적인 영입이라는 찬사를 보냈다.
zzang@sportsseoul.com
기사추천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