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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진영. 이주상 선임기자.rainbow@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남혜연기자]배우 정진영에게선 왠지모를 기품이 느껴진다. 결코 홀로 빛나는 별이 아니였다. 함께 호흡을 맞추는 배우들과 어우러졌고, 묵직한 연기력으로 선배로서의 역할을 해냈다.늘 겸손했으며, 자신의 위치를 잘 알고 꼭 그만큼 반짝반짝 빛나는 겸손한 배우였다. 사람 정재영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세상 돌아가는 일에 대해 늘 고민했고, 빠른 변화속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알고 실천했다. 중년의 말기에 찾아온 MBC드라마 ‘화려한 유혹’은 그에게 오랜만의 로맨스를 안겨준 작품이었다. 배우 정진영에게 드라마 속 멜로 그리고 앞으로의 미래와 생각을 물었다.

①에 이어- 정진영의 FNC엔터테인먼트 행은 굉장히 신선했습니다

초창기에 소속사가 잠깐 있었지만, 홀로 활동하는 시간이 길었죠. 혼자 활동하면 모든 것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일정을 짜거나, 결정을 내리는 것 등 혼자 일하는 게 편하다고 생각했어요. 영화 ‘강남1970’에서 설현과 촬영하면서 자연스럽게 FNC엔터테인먼트와 인연이 닿았죠. 제가 혼자 다니는 것을 보고 제안을 했더라고요. 동료 배우 회사의 제안이였기 때문에 단번에 거절 못 하고, 차 한잔 하며 이야기를 나누게 됐어요.

그동안 혼자 일을 했던 이유는 작품을 많이 하고 싶지도 않고, 수익을 위해서 하고 싶지 않은 게 큰 이유였어요. 그런데 굉장히 신선한 말을 해왔어요. “선배님한테 수익 창출 기대하지 않는다. 회사에 모범, 귀감이 되는 선배, 배우님이 계셨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하더라고요. 그런 이야기는 처음 들었고, 진정성이 느껴져서 ‘나도 마음 편히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 게 그 시작이었죠.

설현 강남
영화 ‘강남1970’에 출연한 설현의 모습

- 그렇다면 소속사 식구 설현의 매력이 뭘까요. S라인 몸매에 대한 화제도 많습니다

순수함이 보였어요. 요즘 미의 기준인 빚은 듯한 얼굴이 아닌, 동양 미인의 느낌이 좋았어요. ‘강남1970’에서 늘 펑퍼짐한 옷만 입고 왔기 때문에 몸매는 자세히 보지 못했어요.(웃음)

- 소속사 분위기는 어떤가요

글쎄요. 입사하자마자 일을 시작해서 정신이 없었어요. 아직 소속 연예인들을 많이 못 만나봤어요.

- FNC에 유재석, 정형돈 등을 비롯한 예능인들이 포진돼있어요. 자연스럽게 이들과 함께 예능도 가능할 것 도 같습니다

예능은 재능이 없어요.(웃음) 영화 ‘평양성’ 개봉을 앞두고 SBS예능프로그램 ‘런닝맨’에 출연을 했었어요. 그때는 사실 대안이 없었어요. 영화를 위해서 꼭 출연을 했어야 했고요. 그런데 그때 굉장히 열심히 했어요. 열심치 춤을 추고 노래를 불렀죠. 하지만, 다른 사람을 웃기는 재주는 없는 것 같아요.

단, 토크쇼는 하고 싶은 생각이 있어요. SBS드라마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시사는 경험해봤죠. 4년간의 시간이었는데, 뿌듯하고 보람있었죠. 2011년에 KBS2 토크쇼 휴먼 서바이벌 ‘도전자’라는 프로그램을 했었죠. 일반인들이 모여서 육체적 대결 및 토론 배틀을 했어요. 하와이에서 촬영했는데 정말 즐겁게 했어요. 나는 이 프로그램을 토크쇼로 생각해서 도전했는데, 편집 후에는 서바이벌만 남았죠. 그렇다고 감독님을 원망하진 않았죠.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으니까요.

런닝
정진영이 SBS예능프로그램 ‘런닝맨’에 출연했을 당시의 모습. 폭풍질주와 함께 열심히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토크쇼를 한다면 어떤 콘셉트가 될까요?

난 2등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그래서 제목도 생각도 해놨죠. ‘나는 2등으로 태어났다’를 줄여서 ‘나2태’. 1등만 기억하는 세상이잖아요. 2등의 이야기를 한다는 게 참 재밌는 거 같아요. 2등도 소중하고 대단하니까요. 이세돌 구단과 알파고 대결 기억하죠? 이세돌이 준 감동이 얼마나 컸는지에 대해서요. 아마도 이러한 점이 우리가, 혹은 제가 더 듣고 싶은 이야기인 거 같아요. 올림픽만 봐도 동메달 땄다고 아쉬워하고 눈물을 흘릴 때가 있잖아요. 사회의 풍부함을 해치고 있다 생각해 안타까워요.

whice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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