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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준. 최재원기자shine@sportsseoul.com

“소중한 부위(?)는 지켜주고 싶어요. 하하.”

영화 ‘배우는 배우다’(신연식 감독)에서 19금 노출을 한 엠블렉 이준은 빙긋이 웃었다. 현역 아이돌 중 이러한 파격적인 연기는 당분간 없을 듯하다.

그의 표현대로 자유로운 사고방식에 숨김없는 성격이기 때문에, 그리고 10여 년이라는 시간을 ‘연기’라는 높은 산을 바라보고 달려왔고, 너무나 마음을 끌어당기는 시나리오였기 때문에 모든 게 가능했다.

이준은 오는 24일 개봉하는 ‘배우는 배우다’의 주연 배우로 관객들을 만난다. 김기덕 감독이 각본과 제작을 맡아 화제가 된 이 작품은 미치도록 뜨고 싶고 맛 본 순간 멈출 수 없는 배우 탄생의 뒷이야기를 리얼하게 담았다. 극 중에서 이준은 단역에서 순식간에 스타가 된 ‘오영’ 역을 열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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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준. 최재원기자 shine@sportsseoul.com

◇알고 보면 10년 내공의 준비된 배우
발레를 전공한 덕에 몸놀림이 자유롭고, 몇 편의 영화, 드라마에 출연한 덕에 연기에 대한 ‘감’이 어느 정도 있을 거라 생각은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일반적으로 대중이 생각하는 ‘아이돌 가수 출신 배우’의 꼬리표가 무색하리만치 잘해냈다.

“사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연기를 공부했어요. 엄마 앞에서 연기해보기도 하고, 영화는 죄다 챙겨봤어요. 운이 좋았던 것도 물론 있죠. 과거에는 저조차 ‘가수 출신 연기자’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지만, 이것도 능력이라 생각해요.”

배우 지망생이었던 이준은 얼떨결에 그룹 엠블랙의 멤버로 활동하면서 ‘한류스타’라는 날개를 달았고, 4년간의 노력 끝에 첫 번째 스크린 주연작을 품었다.

“장래 희망이 배우였어요. 연극영화과를 지망했지만, 무용과를 갔고, 연기를 위해 자퇴했죠. 기획사도 배우 오디션을 봐서 들어갔는데, 가수로 데뷔했죠. 배우만을 꿈꿨기 때문에 가수 출신 배우들을 보면서 ‘나는 매번 오디션에 떨어지는데, 재들은 왜 연기를 하는 거야?’라고 생각한 적도 있어요. 생각해 보니 어찌 됐든 배우는 감독님이 뽑잖아요. 연기를 잘 하는 가수라면, 잘하든 못하든 연기를 사랑하고 진실성 있게 다가갔으면 좋겠다는 생각만큼은 분명해요.”

영화에서 이준의 출연 분량은 90% 이상이다. MC 및 각종 가요시상식이 많았던 지난해 연말에 촬영했던 터라 몸과 마음이 너무 바빴다.

“영화 자체가 너무 어려웠어요. 당시 엄청 바쁘기도 했고요. 가수 활동은 물론 예능 고정 출연도 있어서 어느 것에도 집중할 수 없는 상태였죠. ‘안 그래도 힘든데, 소중하게 온 기회를 이렇게 집중 못 하면 안 되지’라고 정신 바짝 차렸어요. 돌이켜보니, 힘들었기 때문에 더 잘 나왔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해요. 후회는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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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배우는 배우다’ 포스터.

◇어머니도 ‘멋있다!’고 응원해준 ‘19금 파격 노출’
이준을 보고 있으면 자유로움 속에서도 뭔가 사랑을 듬뿍 받은 느낌이 든다. 그 역시 “보통의 평범한 가정만큼, 사랑을 많이 받았어요”라고 했다.

그의 어머니는 명지전문대학 예술체육학부 실용음악과 손방나 교수다. KBS2 ‘남자의 자격’에서 합창단원으로 모습을 드러낸 바 있고, MBC ‘우리 결혼했어요’에선 아들과 함께 춤추는 장면으로 아들 못지않게 유명인이 됐다. 음악과 영화를 좋아하는 어머니 덕에 자연스럽게 배우의 꿈을 키웠다. 이번 영화를 선택할 때 어머니는 어떻게 말해줬을까?

“시나리오 먼저 보고 하기로 결정됐을 때 말씀드렸어요. ‘아들 멋있다!’라고 해주시던데요. 다만, 영화가 혼자 이끌어가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관객들에게 설득력있게 하려면 힘들겠다’고 조언해주셨죠. 엄마 역시 개방적인 성격이세요. 그러면서도 부끄러움이 많은 것은 우리 모자의 공통점이죠. ‘아들의 파격 베드신을 어떻게 보실까’에 대해 엄마 입장에서 생각해 봤죠. 대견하기도 하고, ‘아들이 벌써 이렇게 컸구나!’ 등 여러 감정이 겹쳐질 것 같아서 부끄럽더라고요. 그래도 영화는 같이 안 보려고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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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배우는 배우다’에서 이준의 베드신 예고편. 제공 | NEW

이준이 온종일 촬영해 유명해진 ‘24시간 베드신’은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앞서 공개된 예고편에서 이준은 뇌리에 남을 베드신을 과감하게 펼친 뒤 나지막하게 내뱉는 “여배우 별 거 없네!”라는 대사가 인상적이다.

쉽지 않는 선택에 대해 그는 자유분방하면서도 당당한 어조로 “시나리오 보자마자 그랬어요. ‘15금이면 이상하죠?’라고요.(웃음) 영화의 높은 수위는 문제될 게 없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시나리오가 좋고, 작품만 좋으면 따라가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딱 하나 문제는 있어요. 제일 소중한 부위요.(웃음) 그것만큼은 지켜주고 싶어요. 영화 개봉 이후 차기작도 더 고민해 보고 싶어요. 물론 올해 엠블랙이 국내는 물론 대만, 일본에서도 공연해요. 가수 겸 배우 이준의 성장을 응원해주세요.”
남혜연기자 whice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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