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시그널' 조진웅과 김혜수가 그리는 사랑에 가슴 설레면서도 이루어지지 않는 현실에 안타까운 탄식이 흐른다.
tvN 금토드라마 '시그널'(이하 '시그널', 극본 김은희, 연출 김원석)이 종영을 앞두고 애청자들의 간절한 염원에 휩싸였다. '시그널'에서 조진웅은 인간미와 카리스마를 동시에 갖고 있는 형사 이재한 역을 맡았고 김혜수는 1999년의 어린 형사 차수현과 2015년의 베테랑 형사 차수현을 그려내고 있다. 멋진 남자이자 형사 이재한을 짝사랑하는 차수현 만으로도 설렘은 충분한데 가끔 보이는 이재한의 츤데레 매력까지, 두 사람의 사랑을 응원하지 않을 수 없다.
거기에 첫사랑을 잃고 오열했던 이재한이 어느새 차수현에게 조금씩 마음을 여는 것처럼 보이는 장면에는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두 사람이 잘 되길 진심으로 바랐을 터. 이미 죽은 것으로 밝혀진 이재한에 러브라인은 새드엔딩을 예고했지만 '시간을 거슬러' 과거를 바꾸는 이재한의 손에 해피엔딩을 고대하는 모두의 기대가 걸려 있다.

첫인상은 그리 좋지 않았다. 경찰기동대에 등장한 첫 여형사에 선배들은 그를 배려하고자 여자 전용 숙직실을 만들어줬지만, 졸지에 잠 잘 곳을 잃어버린 재한은 기가 막혀하며 "여기가 목욕탕이냐. 여자 남자 구분이 어딨냐"면서 "범인 잡을 때 가려가며 잡을 거냐"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굳은 얼굴로 "계속 여자 짓 하면, 뒤진다. 나가"라고 말해 강렬한 첫인상을 남겼다.
이재한이 차수현을 싫어한 건 또 아니었다. "기동대 순찰 차량 운전도 못하는 게 무슨 순경이냐"고 구박하면서도 이재한은 차수현의 운전 연습을 도맡았다. 이재한의 툴툴거림이 익숙해진 차수현은 구박 속에서도 남몰래 사랑을 키워나갔다. 커피를 따로 챙기면서 수줍게 애정을 내비쳤다. "기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선배님"이라는 메시지 옆에 하트를 그렸다가 느낌표로 색칠하며 수줍은 짝사랑을 알렸다.
이런 남자라면 반할 수밖에 없지 않나. 형기대에 의원이 오기로 한 날, '형기대의 꽃'으로 불리던 차수현은 감기에 걸린 채로 커피 심부름을 준비했다. 이재한은 그런 수현을 바라보며 "자기들은 손이 없나. 왜 커피는 여자가 타야 되는데"라고 불평을 말했다.
이재한은 차수현이 잠시 자리를 비운 틈을 타 직접 커피를 들고 들어갔다. '형기대의 꽃'을 기다리던 간부들은 당황해 아무 말도 하지 못 했고 이재한은 뻔뻔한 얼굴로 "커피 둘, 프림 둘 기본으로 탈까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급하게 간부실을 찾은 차수현을 맞이한 건 막 커피 심부름을 마치고 나온 이재한의 모습이었다. 이재한은 "여리여리하게 다니니까 감기 걸린다. 한 번만 더 골골거리면서 아프면 골로 보내버린다"라며 "눈 그렇게 크게, 예쁘게 뜨지 마라"라고 말했다. 멀어지는 이재한을 바라보며 차수현은 붉어진 뺨을 매만지며 설렜다.

'남자 이재한'은 직장 선배로서 모습도 차수현을 설레게 했다. 홍원동 살인 사건에서 납치된 차수현을 멋지게 구해낸 이재한은 트라우마로 힘겨워하는 차수현에게 무뚝뚝하지만 인간미 넘치는 위로를 건넸다. 차수현은 "선배님 말씀이 맞다. 전 경찰 안 어울린다. 골목길도 무섭고 시체도 무섭고 범인이 너무 무섭다. 더는 경찰 못할 거 같다"라고 털어놨다. 그의 눈물 섞인 토로에 이재한은 말 없이 곶감 상자를 내밀며 "네가 잡은 오토바이 퍽치기 피해자가 고맙다고 보냈다. 나도 범인 무서워. 범인 안 무서운 사람이 어디 있느냐"라며 "그런데 어떡하느냐. 누군가는 잡아야 하잖아. 그만둬도 너 욕할 사람 없다. 잘 생각해서 선택해라. 근데 경찰 할만하다. 혹시 아냐 나중에 번듯한 팀장이 될지"라고 격려했다.
좋아하면 닮는다더니, 차수현의 위로는 이재한을 닮아있었다. 무단결근을 한 이재한의 집을 찾아간 차수현은 사직서를 고심을 하던 이재한에게 "남이사 사표를 내든 상관은 없지만, 아버지 생일에 사표를 내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고 잡았고 함께 아버지의 생신상을 함께 준비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술에 취한 차수현은 이재한 등에 업힌 채 "선배님 그만두지 마세요. 선배님이 그랬다. 경찰도 할만하다고. 나는 못 그만두게 해놓고 혼자만 그만 두는 거 반칙이다"라고 말했다. 자신은 형사 자격이 없다는 이재한의 말에 차수현은 "나한테는 이재한이 최고의 형사다"라고 고백했다.

16년 만에 찾은 이재한의 유골, 드디어 제대로 치르게 된 이재한의 장례식에서 차수현은 과거 이재한을 짝사랑했던 차수현으로 돌아가 오열했다. "문을 열 때마다 들어와줬으면 싶었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내 이름 부르면서 그렇게 들어왔으면"이라며 울던 차수현은 이재한의 영정 사진 앞에서 "주말까지 기다리라면서 15년이나 걸렸다. 먼저 거짓말했으니 나한테 욕먹어도 할 말 없어요"라고 말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과거에만 사는' 이재한은 '현재를 사는' 차수현에게 아직도 현재 진행형인 유일한 남자다. 지난 5일 방송된 예고편에서는 현재의 차수현과 과거의 이재한이 무전을 하며 서로를 확인하는 애틋한 장면이 그려졌다. 이재한이 과거를 바꾸면 차수현이 사는 미래가 바뀐다. "아직 살아있습니다. 이 무전기 너머에"라는 박해영의 말처럼 과연 시청자들의 바람대로 이재한이 무전을 통해 되살아날 수 있을지, 16년 동안 이재한만을 가슴에 품고 사는 차수현의 사랑이 결실을 맺을지 시청자들의 기대와 희망이 실리고 있다.
뉴미디어팀 김수현기자 jacqueline@sportsseoul.com
사진=tvN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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