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드 로스차일드
데이비드 드 로스차일드. 출처 | Sculpt the future Foundation 홈페이지

[스포츠서울 조병모기자] 한국 재벌기업들과 세계 최고부자로 평가받는 로스차일드 가문의 만남이 잦아 눈길을 끈다.

1일 현대자동차가, 지난해에는 삼성과 SK가 로스차일드 가문 사람들과 사업관계 혹은 접촉을 가져 호사가들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로스차일드 가문은 그야말로 부(富)의 신화와 같은 유대계 다국적 대부호다. 독일어로 ‘붉은’(rot)과 ‘방패’(schild )를 뜻하는 성(姓)이 영어식으로 로스차일드(Rothschild)가 됐다. 18세기 중반 독일에서 부를 일구기 시작해 프랑스, 영국, 미국으로 부를 키워나가며 자손들이 그 나라의 부를 쥐락펴락하고 있다. 지난 250여년간 8대(代)에 걸쳐 전 세계 금융자본을 지배한다는 평가를 듣고 있으나 소유 기업 대부분이 비상장 회사란 점에서 부의 정확한 규모는 베일에 철저히 가려져 있다. 가장 널린 퍼진 추측은 재산규모가 약 50조달러(약 6경원)다. 금융, 석유, 금, 광산, 와인 등 다양한 영역에서 막강한 힘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친환경 운동하는 영국의 로스차일드 가문 막내, 현대차 사회자로 깜짝 등장

그런 어마어마한 로스차일드 가문의 일원이 1일 현대자동차의 사회자로 나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현대자동차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 영국 로스차일드가의 3남1녀중 막내이자 모험가·친환경주의자인 데이비드 드 로스차일드(38·David de Rothschild)를 사회자로 내세웠다. 그는 행사의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진행을 담당했다.

런던 태생의 로스차일드는 영국&아일랜드 자연치료의약(Naturopath medicine) 대학과 옥스포드 대학을 나와 2006년 자신이 설립한 ‘Sculpt the Future Foundation(미래를 만드는 재단)’의 수장으로 일하고 있다.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활동을 통해 전세계에 긍정적인 환경 변화를 추구한다는 것이 재단의 운영 취지다. 그는 1만2500개의 페트병 재료로 만든 배로 샌프란시스코-시드니 항해에 성공한 일화로 유명하다.

현대차 관계자는 “친환경 기반으로 미래 모빌리티를 혁신하고자 하는 현대차의 방향성과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활동을 통해 새로운 세계와 시대를 개척하고자 하는 로스차일드의 철학이 연결되는 부분이 있어 진행자로 선정했다”고 로스차일드의 출연 배경을 설명했다.

◇SK 최태원 회장도 지난해 11월 영국 로스차일드 가문 안주인과 만나

로스차일드 가문은 지난해에도 SK그룹 최태원 회장도 만났다.

광복절 특사로 출소해 그룹경영을 바쁘게 챙기던 최 회장은 지난해 11월 2일 서울 쉐라톤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열렸던 ‘글로벌 공공펀드 공동투자협의체(CROSAPF)’ 연차총회에 참가해 세계 투자계의 거물들을 만났다. 브리지워터의 매코믹 사장, 사모펀드 블랙스톤의 스테판 스왈츠만 회장외에 E.L 로스차일드홀딩스의 린 포레스터 드 로스차일드(62·여·Lynn Forester de Rothschild) 회장도 포함되어 있었다. 미국인인 린 포레스터는 로스차일드 가문의 파워맨인 에벌린 로버트 드 로스차일드(85·Evelyn Robert de Rothschild)의 세번째 부인이며, 데이비드 드 로스차일드의 계모이기도 하다.

당시 이 자리에는 세계 28개국 연기금ㆍ국부펀드 수장을 비롯해 각국의 장ㆍ차관이 참석해 새로운 투자처를 찾는 최태원 회장에게는 매우 중요한 자리였다.

◇삼성, 로스차일드 가문과 가장 긴 인연

1997년 IMF금융위기때 한국 기업들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적지 않은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진 로스차일드 가문과 국내 재벌중 가장 많은 인연을 맺은 곳은 삼성그룹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증권과 로스차일드는 지난 2007년 휠라코리아가 이탈리아 휠라 본사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각각 매수자와 매도자의 주간사로 처음 인연을 맺은 뒤 삼성증권이 관여한 M&A(인수및 합병)의 자문을 로스차일드가 맡아 왔다.

또 2013년 로스차일드 가문의 적통 후계자인 알렉상드르 드 로쉴드(Rothschild·프랑스식 발음·36) 로스차일드 그룹 이사가 처음으로 방한해 국민연금공단, 우정사업본부, 그리고 삼성생명과 삼성증권 관계자를 만나고 갔다.

이후 지난해 1월 삼성증권이 로스차일드가 약 1조2000억원 규모를 목표로 조성 중인 유럽 기업 M&A 2호 펀드에 출자자(LP)로 참여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bryan@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