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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산 담배들이 연이어 가격을 내리고 있다. 지난 2011~2012년 시도한 가격 인상 이후 줄어든 입지를 만회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가격 정책이 ‘롤러 코스터’처럼 오락가락한다는 비판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2~3년전 스스로 설명한 가격 인상의 논리와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 또 이 업체들이 핵심 제품들의 가격은 내리지 않고 있는 것도 또 다른 논란거리다.
◇외국산 담배, 지난해부터 연이은 가격 인하
한국 필립모리스는 1일부터 1㎎ 담배인 ‘라크 프리미엄 원’의 가격을 기존 갑당 2700원에서 2500원으로 200원(7.4%) 인하했다. 국내 시장 점유율이 2009년 1월 25.3%에서 2013년 8월 29.5%로 4.2%포인트 상승(2013년 8월 닐슨 코리아 조사)한 1㎎ 시장에서 ‘라크 프리미엄 원’의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게 한국 필립모리스의 설명이다.
브리티시 아메리칸 토바코(BAT) 코리아 역시 같은 날 캡슐 담배 브랜드 ‘켄트’ 가격을 2700원에서 2300원으로 500원(14.8%) 낮췄다. 한국 필립모리스는 “전체 담배 시장에서 약 15%을 차지하고 있는 2500원 미만 제품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위해 켄트 가격을 낮췄다”고 밝혔다.
외국산 담배들의 가격인하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두 업체는 가격 인하에서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필립모리스는 지난해 4월 초슬림 담배 버지니아 슈퍼슬림 가격을 2900원에서 2500원으로 13.7% 낮춘 적이 있다. BAT코리아 역시 같은 달 초슬림 담배 ‘보그’를 2700원에서 2500원으로 인하했다. 이어 지난 3월 이 제품 값을 2300원으로 또 내렸다.
또 다른 대형 외국산 담배 업체 재팬토바코인터내셔널(JTI) 코리아는 아직 제품들의 가격 인하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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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2012년 가격 인상 러시 ‘후폭풍’ 여전
외국산 담뱃값은 2011~2012년 일제히 인상됐다. BAT코리아·JTI코리아·필립모리스 등 외국계 담배 회사들이 모두 동참했다. 2011년 4월 BAT코리아가 ‘던힐’과 ‘켄트’ 등 주력 제품의 가격을 각각 200원씩 올린게 기폭제였다. 다음달 JTI코리아가 주력 제품 ‘마일드세븐’(현 메비우스)의 가격을 200원 올리는데 동참했다. 다음해인 2012년 2월 필립모리스가 말보로·팔리아멘트·라크를 2500원에서 2700원으로 200원 올리고 버지니아슬림도 2900원으로 인상하며 가격 러시에 동참했다. 외국계 담배 업체들이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내세운 이유는 ‘원자재 값 인상과 물가인상률’로 대동소이했다.
그러나 이 업체들은 모두 가격 인상의 후폭풍을 맞았다.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업체는 제일 먼저 가격을 인상한 BAT코리아였다. KT&G에 이어 국내 담배시장 점유율 2위를 유지하던 이 업체는 인상 직후인 2011년 5월께 한국 필립모리스에 밀려 3위로 내려갔고, 이후 순위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가장 큰 이익을 본 업체는 국내 업체 KT&G였다. 당시 KT&G는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 경기 불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당분간 담배가격을 동결하겠다고 선언했고, 외국산 담배 수요가 국산담배로 넘어오는 흐름이 이어졌다. 2010년 KT&G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58.5%였는데 2012년 점유율이 거의 63%까지 육박하기도 했다.
한 유통업계 전문가는 “아직 외국산 담배업체들은 가격 인상의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불황에 담뱃값을 아끼려는 소비자가 증가한데다 금연 분위기가 확산해 최근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일부 제품의 가격 인하는 그런 여파를 극복하기 위한 자구책의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또다른 전문가는 “담배 가격을 올릴 때 이 업체들은 원자재 값 인상과 물가인상이란 이유를 내세웠는데 지금에 와서는 또 다른 잣대와 이유로 가격을 내렸다. 가격 인상 때 스스로 댄 이유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소비자들은 느낄 수 있다. 또 일부 제품의 가격을 내릴 여력은 있으면서 자사의 주력 제품들(필립 모리스의 말보로, BAT의 던힐)의 가격을 내리지 않는 걸 소비자가 쉽게 받아들일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닐슨 셰어마켓의 지난 8월 데이터에 따르면 현재 국내 담배 시장 점유율은 KT&G가 60%에 육박하는 수치를 보이고 있고, 한국 필립모리스가 20%를 기록 중이다. BAT코리아(13.4%), JTI코리아(7%)가 뒤를 잇고 있다.
이지석기자 monami153@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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