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연세대에서 당신을 만나 행복합니다”


EXID 하니의 본명 ‘안희연’에 담긴 뜻이다. 성균관대에 재학 중이던 하니의 아버지는 연세대에서 만난 하니의 어머니와 결혼한 뒤 이 같은 뜻이 담긴 이름을 지었다. 하지만 이 스물 다섯 살의 안희연은 현재 EXID 하니로 더 많이 불리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어린 시절 가만히 혀를 내밀고 온종일 멍하니 있곤 했다는 꼬마 안희연은 중학교 3학년 때까지 ‘철인3종경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때부터 다져진 남다른 체력과 몸매는 물론 IQ 145를 기록하는 떡잎부터 다른 ‘될 성 부른 나무’ 였다.


중학교 3학년 당시 JYP 연습생으로 입문해 꿈을 키웠던 소녀 안희연은 1년 만에 제명 되는 아픔을 겪었다. 미래를 고민하던 안희연은 중국 유학길에 오르기도 했지만 꿈을 포기할 수 없었고, 결국 2012년 2월 6인조 걸그룹 EXID(Exceed In Dreaming‧꿈을 넘어서라)로 데뷔하며 마침내 꿈을 이뤘다. 그러나 멤버의 탈퇴 등 내부 사정으로 인해 공백기가 길어지면서 주목 받지 못했고, 솔지와 함께 EXID의 유닛 ‘다소니’로 활동했지만 이 역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오랜 공백기 후 야심차게 준비한 ‘위아래’ 활동도 큰 성과 없이 끝나면서 꿈을 접어야 할 상황에 놓였지만 이때 하니의 직캠이 화제가 되면서 EXID는 상승곡선을 탔다. ‘역주행’이라는 급행열차를 탄 EXID는 엄청난 인기를 끌었고, ‘위아래’, ‘아예’, ‘핫핑크’ 등을 연달하 히트시키면서 정상의 반열에 올랐다. 이 중심에는 ‘직캠’의 주인공 하니, 안희연이 있었다.


무대에서 내려오면 하니는 안희연으로 변신한다. 범접할 수 없는 섹시 카리스마는 온데간데 없이 빈틈 많은 엉성한 안희연이 되는 것. 오히려 이런 매력이 ‘털털하니’ 혹은 ‘쫄보탐정’ 등의 별명을 양산해 내며 팬들이 하니에게 빠져드는 ‘입덕 포인트’가 되기도 한다.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보이그룹 멤버들이 보고 있는 앞에서 바지 지퍼를 고치는가 하면, 걸그룹으로서는 상상도 하기 힘든 쩍벌(다리를 벌리고 앉는 모습)자세를 취해 모두를 경악케 하기도 했다. 오죽하면 하니의 ‘쩍벌’에 놀란 고모들이 하나같이 메시지로 “쩍벌은 고쳐야겠더라”고 말했을까.


털털한 모습으로 낙천적일 것 같아 보이지만 무작정 그런 것만은 아니다. 연습생 시절 힘든 생활 속에서도 멤버들이 흔들릴까봐 멤버들 앞에서 일부러 울지 않았다는 하니는 “부정적인 생각은 옮으니까”라고 말하며 성숙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또한 인기를 얻으면서 개인 스케줄을 소화하는 것에 대해서는 “똑같이 힘들었는데 그 기회가 저한테 먼저 와서 미안하다”라며 다른 멤버들을 걱정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멤버들을 걱정하는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부모님 앞에서는 어쩔 수 없는 ‘소녀 안희연’이 된다. 미래가 불투명한 ‘연예인’의 길을 걷고 있는 딸을 걱정하는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안희연은 부모님 앞에서는 아직도 영락없는 소녀다. 전화 통화로 엄마의 목소리를 듣자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며, 아빠에게 쓴 편지를 읽으면서는 울컥하는 마음을 감추려고 애교를 부리기도 한다. 또한 첫 눈을 보면 군 복무 중인 동생을 떠올릴 정도로 남동생에게는 한없이 자상한 누나다.


날로 높아지는 인기에도 자만하지 않는 모습도 안희연을 좋아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정작 본인은 이런 인기에 대해 크게 실감하지 못하는 눈치다. 매번 ‘역주행’과 ‘직캠’, ‘인기’에 대해 질문을 받으면 하니는 “꿈을 포기해야 하나 고민했는데…”라면서 눈시울을 붉힌다. 자신이 특별 MC를 맡았던 SBS ‘인기가요’에서는 ‘위아래’ 1위 때는 보이지 않았던 눈물을 보여 관심을 받았다. 하니는 이에 대해 “‘위아래’ 1위는 EXID가 아닌 ‘위아래’에 주는 상 같았다. 그런데 ‘아예’로 상을 받을 때는 눈물이 그렇게 나더라”고 솔직한 마음을 털어놨다.


‘대세’로 자리매김한 25살 안희연은 앞으로 무엇을 하고 싶을까. 우선 하니는 계속해서 EXID로 활동할 것임을 강조했다. 안희연은 직업관도 투철하다. 한 방송에서 무대에서 자신의 모습이 민망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자 “무대 위 모습이 민망하다면 프로가 아니다”라고 말하며 소신을 밝혔다. 계약이 끝나면 심리상담가가 되고 싶다고 말해 탈퇴설이 불거지기도 했지만 이는 포인트를 잘못 짚은 해프닝이었다.


1992년생 원숭이띠인 하니는 2016년, 자신의 해를 맞았다. 2016년이 시작되자마자 JYJ 김준수와 열애 사실을 밝히며 사랑에도 충실하고 있음을 고백했다. 일과 사랑을 모두 잡은 하니, 안희연의 시대는 이제 막 시작됐다.


뉴미디어팀 장우영기자 elnino8919@sportsseoul.com


사진=EXID 공식 페이스북, MBC, MBC 에브리원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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