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숙
배우 이혜숙이 MBC 주말극 ‘금나와라 뚝딱!’에서 못된 시어머니 캐릭터로 활약하며 시청률 견인에 한몫하고 있다. 방송캡처|MBC

표독한 시어머니들이 안방극장을 주름잡고 있다.

시청률 30%까지 돌파하며 올해 상반기 큰 인기를 끌었던 MBC 주말극 ‘백년의 유산’에서 박원숙이 이기적인 악덕 시어머니 캐릭터로 안방 팬들의 눈길을 완벽하게 사로잡았다. 지난 2008년 MBC ‘겨울새’에 이어 ‘백년의 유산’을 통해 못된 시어머니 캐릭터의 정점을 찍었다.

박원숙
MBC ‘백년의 유산’의 박원숙이 표독한 시어머니 캐릭터로 열연한 모습. 방송캡처|MBC

그런 박원숙의 활약을 뛰어넘기 위해 기세등등한 시어머니 캐릭터들이 잇달아 나와 안방극장 여성 팬들의 시선을 끌어모으고 있다. 현재 MBC 드라마 중 가장 인기가 좋은 ‘금나와라 뚝딱!’에서는 이혜숙이 며느리들은 물론 남편의 다른 처자식들까지 잡는 표독스러운 장덕희 역으로 열연 중이다.

특히 지난 8일 방송에서는 자신의 악행을 폭로한 현수(연정훈)와 동반자살을 시도하는 극단적인 모습까지 등장해 팬들을 아연실색케 했다. 덕분에 전국 시청률이 22.7%(닐슨코리아 집계)로 자체 최고 기록을 작성하기도 했다. 그뿐만 아니라 극 중 남편 한진희와 더불어 드라마 캐릭터 그대로 KT올레 광고에도 버전을 달리해 연이어 출연하며 인기를 입증하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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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의류 브랜드 르베이지 매거진 5호 모델로 나서 중년의 매력을 뽐낸 배우 이혜숙.  제공|르베이지

‘금나와라 뚝딱!’에는 이혜숙 외에도 여주인공 몽희(한지혜)의 할머니이자 윤심덕(최명길)의 시어머니로 등장하는 반효정이 얄미운 시모 김필녀 캐릭터로 드라마에 힘을 더하고 있다. 평소 며느리 심덕을 못 마땅해하고, 주는 것 없이 받기만 바라는 모습으로 안방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면서도 때론 실소를 터뜨리게 하는 모습이 코믹한 캐릭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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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윤소정이 SBS ‘결혼의 여신’에서 무서운 시어머니로 눈길을 끌고 있다.방송캡처|SBS

SBS 주말극 ‘결혼의 여신’도 시어머니들이 팬들의 흥미를 자극하고 있다. 극 중 재벌집 사모님인 이정숙 역의 윤소정이 평범한 집안의 며느리들을 얕잡아보는 등 차가운 막장 시어머니 대열에 합류했다.

최근에는 둘째 며느리 홍혜정(이태란)의 과거에 분개하며 “이 더러운 것아 나가. 천하의 추하고 잡스러운 것”이라며 따귀를 때리는 등 막말도 서슴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바람을 피우고도 당당한 노승수(장현성)의 어머니 변애자(성병숙)도 며느리 권은희(장영남)의 속을 긁는 말을 하면서 아들만 귀하게 여기는 얄미운 시모 캐릭터로 등장하고 있다.
드라마 뿐만 아니라 시월드에 대한 애환을 털어놓는 예능 프로그램 채널A ‘웰컴투 시월드’도 방송 초반부터 시청자들의 큰 인기를 모으기도 했다.

못된 시어머니 캐릭터가 등장한 것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최근 들어 유독 부각되는 이유는 뭘까. 한 방송 관계자는 “드라마를 비롯해 TV 채널 결정권을 가징 주요 시청자들이 여성들이 되고 있어서 시댁이나 시어머니 이야기가 더욱 어필하게 되는 것 같다. 또한, 드라마 속 시어머니들의 모습이 현실에 없지 않다는 인식들도 있어서 더욱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시어머니가 더 표독스러워질수록 시청률이 오를 것으로 기대하게 된다. 시청률을 의식해 막장 드라마가 속출하게 된 것과 비슷한 이유다”라고 설명했다.
조성경기자 ch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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