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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10경기 6골을 넣고 8위.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승격팀’ 잉골슈타트가 저조한 득점에도 이례적인 순위를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시즌 2부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승격에 성공한 잉골슈타트는 리그 10라운드를 치른 현재 4승2무4패(승점 14)로 8위다. 5위 헤르타 베를린(승점 17)과 승점 3 차이로 언제든 상위권 도약이 가능하다.
잉골슈타트가 호성적을 거두고 있음에도 한가지 눈에 띄는 건 18개 팀 중 최소 득점인 6골에 그치고 있다. 그럼에도 중상위권에 놓인 건 탁월한 수비력 덕분이다. 10경기 8실점으로 리그 최강을 자랑하는 선두 바이에른 뮌헨(4실점)에 이어 최소 실점 2위를 달리고 있다.
애초 수비에 중점을 두는 축구를 펼치지 않았다. 지난 시즌 2부 우승의 원동력은 화력에 있다. 34경기 53골로 최다 득점 1위를 차지했다. 그것도 득점 순위 상위권에 포진한 선수가 없고, 선수 전원이 해결사 구실을 했다. 루카스 힌터시어와 스테판 렉스가 각각 9골, 파스칼 그로스와 매튜 레키가 7골을 터뜨렸다.
랄프 하센휘틀 잉골슈타트 감독은 1부에 승격한 뒤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서는 팀을 상대할 것을 대비해 조직적인 수비력을 강화했다. 금세 주력 요원이 수비 축구에 적응할 수 있었던 건 2부에서도 악명이 높았던 거칠고 투박한 축구가 통하기 때문이다. 전방서부터 2선, 최종 수비진 간격을 좁힌 채 상대 공격을 원천봉쇄한다. 중심엔 2부에서 반칙수로 2위에 오른 수비형 미드필더 호제르가 있다. 브라질 출신의 그는 몸을 내던지는 전투적인 수비와 거친 태클로 유명하다. 뒤를 받치는 마빈 마팁과 벤야민 휘브너 등 중앙 수비도 시너지를 내고 있다. 매번 공 점유율에선 상대에 밀리나 위험 지역까지 돌파를 허용하지 않는 게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공격에서도 지난 시즌 도움 22개를 기록한 그로스를 축으로 레키가 효과적인 역습을 펼쳐 ‘다크호스’의 방점을 찍고 있다.
잉골슈타트는 태생도 독특하다. 1881년과 1919년 창단한 MTV 잉골슈타트, ESV잉골슈타트가 2004년 합병해 재창단한 구단이다. 2004~2005시즌 4부리그에서 시작해 2위를 차지하더니 2005~2006시즌 우승을 거머쥐며 3부로 승격했다. 이후 두 시즌 만에 2부로 올라섰다가 2009~2010시즌 다시 3부로 내려갔다. 그러나 2010~2011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2부에서 활동하다가 꿈에 그리던 1부에 입성하게 됐다. 재창단 11년 만이다.
단기간에 1부 진입에 성공한 건 막대한 재정도 한몫한다. 떠오르는 부자구단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잉골슈타트는 독일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인 아우디가 지분의 19.94%를 소유하며 지원하고 있다. 아우디의 본사가 있는 잉골슈타트 내 1만 5000여 명을 수용하는 아우디 스포츠파크를 홈구장으로 쓴다. 그러다 보니 유독 적이 많은 구단이기도 하다.
올 시즌 1부 잔류는 물론, 호성적을 유지하면 내년 시즌 대대적인 투자가 예상된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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