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결승타 터트린 LG 박용택, \'시크하죠~\'
[잠실=스포츠서울 이주상기자] 8월 2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5 KBO리그 LG 트윈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 9회말 무사 만루에서 박용택이 결승타를 터트리고 관중들의 환호를 감상(?)하고 있다. rainbow@sportsseoul.com

[광주=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LG 박용택(36)의 시계는 정말 거꾸로 가는 것일까. 30대 후반으로 접어드는 나이에도 여전한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팀내 유일한 3할타자로 2002년 입단 후 13년째 흔들림 없이 LG 타선을 지켜내고 있다.

그의 꾸준함은 22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5 KBO리그 KIA와 원정경기에서도 드러났다. 그는 국내 프로야구 통산 처음으로 4년 연속 150안타를 돌파한 최초의 타자로 등극했다. 내년에도 올해 같은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대망의 2000안타도 가시권이다. 2009년부터 7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하며 통산 타율 3할(21일 현재 0.302)을 웃도는 베테랑이라, 10개구단 처음으로 2000안타를 때려낸 선수가 두 명인 팀을 만들 가능성이 매우 높다. LG에는 이병규(9번)가 2041안타로 ‘2000안타 클럽’에 가입한 상태인데, 양준혁(삼성·은퇴) 전준호(넥센·NC 코치) 장성호(한화·kt) 홍성흔(두산) 등 2000안타를 돌파한 선수들은 모두 한 차례 이상 팀을 옮긴 이력이 있다.

이날 1회 깨끗한 중전안타로 대기록 달성에 한 발 다가선 박용택은 2회 두 번째 타석에서 상대 신인투수 이종석이 던진 몸쪽 낮은 직구(137㎞)를 걷어 올려 우월 2점 홈런으로 150안타를 자축했다. 후반기 들어 몸에 익히기 시작한 한 팔을 놓고 폴로스루를 하는 타격폼으로 110m를 비행하는 시즌 16번째 아치를 그려낸 것이다. 7월까지 2할대에 머물던 타율도 이날 4안타를 더해 0.322까지 치솟았다. 스스로 “환자같다”고 표현할 만큼 완벽을 추구하는 그의 성격이 꾸준한 성적을 만들어 낸 것이다.

[SS포토]결승타 터트린 LG 박용택, \'걸렸어~\'
[잠실=스포츠서울 이주상기자] 시즌 초반 극심한 슬럼프에 시달리던 박용택은 ‘만세타법’을 응용해 자기 것으로 만들어 낸 뒤 폭발적인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다. rainbow@sportsseoul.com

개막 직후 독감으로 병원 신세를 졌고, 이후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리던 박용택은 7월부터 폴로스루 때 한 손을 놓는, MBC스포츠플러스 양준혁 해설위원의 현역시절을 연상케하는 ‘만세타법’을 장착한 뒤 재기에 성공했다. 바꾼 타격폼을 익히는 과정인데, 그는 “내년이 정말 기대된다. 이 폼을 맞는 옷을 입은 것처럼 완벽한 내 것으로 만드려면 겨울에 할 게 참 많다. 타격폼을 몸에 익히면 타구 질이 훨씬 좋아질 것이다. 프로 14년차에 새로운 경지를 발견했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팀이 9위로 곤두박질쳤지만, 박용택의 기술은 오히려 한 단계 발전했다. 이를 두고 ‘이기적인 선수’라고 비난하는 목소리도 더러 있다. 하지만 그는 “팀 성적이 나쁠 때에도 3할 타율을 기록한다고 나를 ‘이기적인 선수’로 낙인찍는 목소리도 있었다. 팀 성적이 바닥이면 선수들도 시즌을 포기해야 하는지 반문하고 싶었다. 내년에 도약하려면, 매경기 자신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더 집중해야 한다. 후배들에게 아쉬운 점도 이 부분이다. 팀 성적이 나쁜데에도 억울한 후배들을 보기 힘들다. 그래서는 발전이 없다”고 강조했다.

LG 타자가 갖고 있는 모든 타격기록을 새로 쓰겠다고 강조하는 박용택이 왜 늘푸른 소나무처럼 간판 스타 자리를 지키고 있는지 기록으로 보여주고 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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