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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도 먹고 싶고, 19금 영화도 보고 싶고, 연애도 하고 싶고….”
종알종알 귀여운 불평이 이어진다. 열여섯, 인생의 가장 빛나는 한때를 보내는 소녀는 웃음도, 눈물도, 호기심도 넘쳤다. 영화 ‘이층의 악당’에서 ‘강혜정 닮은꼴’로 화제를 모았던 배우 지우는 어느덧 훌쩍 자라 주목받는 신예로 성장했다.
경기도 의왕시가 고향인 지우는 초등학생 때만 해도 국악인이 꿈이었다. 자기 키만 한 가야금을 메고 다니던 소녀는 어떻게 배우가 됐을까. “국악대회를 나가서 수상했는데, 부상으로 상품권을 받았어요. 그런데 그 상품권이 연기학원 3개월 수강권이었던 거죠. 공짜니까 하는 마음으로 연기를 배우다가 영화 오디션에 합격하면서 배우가 됐어요.”
2010년 데뷔작인 ‘이층의 악당’에서 대선배 김혜수와 모녀로 출연하는 행운을 얻었다. “제 롤모델이세요. 정말 좋은 분이에요. 연기적인 것보다 건강 관리, 키 크는 법을 많이 가르쳐주셨어요. 배우가 행복해야 연기도 잘할 수 있다는 게 선배님의 지론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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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전설의 주먹’, ‘설인’ 등을 거쳐 최근 종영한 KBS2 일일 시트콤 ‘일말의 순정’을 통해 안방 팬들에게 눈도장을 받았다.
극 중에서 지우는 철부지 아버지를 건사하는(?) 딸이자 첫사랑에 가슴앓이를 하는 여고생 순정으로 열연했다. 남자친구 광석(필독)과 헤어지고 소꿉친구인 준영(이원근)에게 다가서기까지 순정의 사랑은 아프고 더뎠다.
“순정이는 어른스럽고 의젓한 아이에요. 본인의 연애는 쿨하지 못하면서 아빠의 연애에는 아주 쿨하죠. 십대의 사랑은 어른스러운데, 어른들의 사랑은 오히려 풋풋한, 그런 색다름이 우리 드라마의 매력 같아요.”
극 중에서 제아무리 어른스러워도 실제 지우는 출연배우와 제작진을 통틀어 막내이자 유일한 십대였다. 팀 회식자리에선 소외감(?)도 느꼈을 터. “다행인 건 권재영 PD님이랑 도지원 선배님이 술을 못 드셔서 저랑 셋이 ‘사이다 파’였어요. 하하. 다정하고 따뜻한 두 분과 함께여서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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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으로 성인이 되기까지 앞으로 4년, 스무 살이 되면 하고 싶은 게 많다. “정말정말 연애를 하고 싶어요. 최근에 학교(서울공연예술고) 친구 (곽)동연이가 출연한 KBS2 ‘드라마 스페셜-사춘기 메들리’를 봤는데 너무 풋풋하더라구요. tvN ‘응답하라 1997’도 완전 설레서 봤어요. 윤윤제(서인국 역)같은 남자면 반할 것 같아요.”
데뷔 이래 가장 긴 드라마를 끝낸 터라 아직은 섭섭한 마음이 크다. 시청자에게 받은 사랑을 안고 차기작에서도 열심히 뛰겠다고 했다. “제작진이 너무 예쁘게 그려주셔서 감사하고, 시청자들께 받은 과분한 사랑도 감사해요. 더 열심히 해서 좋은 작품으로 찾아뵐게요.”
박효실기자 gag1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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